너무 멍청한 제목 같기도 하지만, 찌질한 대학생의 멍청한 생활 팁이라고 생각하고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다.
너무 말도 안 되는 제목이라서 내 손이 오그라든다..
여태까지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장점들을 가진 사람들을 봤지만, 이걸 잘한다는 사람은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 나는 위로를 정말 잘해!
왠지 저 대사 한마디로 신뢰감이 확 떨어지지 않는가?
아마 앞으로도 위로를 잘한다는 사람은 보지 못할 것 같다.(혹시 있다면, 부디 내공을 전수받고 싶다.)
굉장히 옛날부터 누군가를 위로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참, 해줄 말이 사라진다. 정말 이상하다. 진짜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대부분의 말들은 힘을 잃는다. 아무리 말을 던져도 닿지 않는 느낌, 공중에 떠다니는 말의 조각들이 따끔따끔하게 눈을 찌르면서 말은 말일뿐이구나. 하면서 무력해진다. 그렇게 입을 다물게 된다.
자연스럽게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다.
늘 그런 상황에서 힘을 잃는 내가 참 싫었는데, 아직도 마땅한 방법은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너는 위로를 정말 잘한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 3년 전 즈음부터 위로를 잘한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사실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다. 안 믿었다기보다, 뭐랄까.. 위로를 잘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왔으니까.
가장 최근에 위로를 잘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좀 알 것 같았다. 아 다들 이런 부분에서 위로를 받는구나. 그렇군 그렇군,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조금'을 끄적여보겠습니다.
사실 정리된 단계 같은 건 없다. 스텝 1, 스탭 2 이렇게 정리하면 따라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보기에도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이 건에 대해서만큼은 결론이 제일 중요하다.
결론 -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지금 이글을 읽는 수많은 이성적인 분들은 저게 무슨 말이람 싶겠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초코파이 광고도 아니고 무슨 마음을 전달하라는 건가 하면, 말로 잘 설명 못하겠으니, 아래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보겠다.
A:~~이런 일이 있었고,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B:생각 정리 같은 건 좀 됐어?
A:잘 모르겠어..
B:나도 위로에는 재능이 없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네가 너무 후회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이야 그 사람이랑 있었던 좋았던 일들이 다 후회되고,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고 막 그럴 수 있는데 분명 그때 즐거웠고 좋은 영향들을 받으면서 시간을 보낸 건 사실이야.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고 해서 그 사실들이 사라지거나 부정되는 건 아니라는 거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그래서 그땐 즐거웠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만 슬퍼하자고..
B의 문장에서 중요한 건 무엇일까. 바로 제일 첫 문장이다!
[1] 나도 위로에는 재능이 없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다음으로 중요한 건 쉼표다.
[2]', '
이 두 가지는 정리를 위해 번호를 매겼지만,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뭐 굳이 따지자면 2번이 더 중요하겠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보자.
[1] 나도 위로에는 재능이 없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마음을 전달하라! 같은 거창해 보이는 말을 써놓았지만, 마음을 전달한다는 게 무슨 뜻이겠는가. 그냥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라는 거다. 나는 매번 위로가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에 나의 말이 힘을 잃고, 내가 무력해지는 경험을 해왔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이건 원래 그런 거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무력한 나는 슬퍼하는 상대방에게 전하는 거다. 미안하다고, 나의 말이 위로가 되어주지 못할 걸 알고 있다고. 그럼에도 당신의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만은 진심이라고 전달하는 거다. 이렇게 장황하게 풀어내니까 엄청난 일인 것 같지만 그냥 말을 꺼내기 전에 한마디 덧붙이면 된다.
나는 위로를 잘못하지만.. 화낼만하다고 생각해.
나는 위로를 너무 못해.. 그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인 거 아닐까? 어휴 나 위로를 엄청 못하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말투의 누구든 간에 나는! 위로를! 못한다!라고 말하는 거다. 사실 생각해보면 좀 웃긴 일이다. 위로를 잘하는 사람 같은 게 드물다는 걸 다들 알고 있을 테다. 근데 굳이 그걸 말해야 하나? 싶을 수도 있다.
나도 내공 없는 대학생일 뿐이라서 명쾌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세상에는 어렴풋이 알고 있는 진리보다는, 불분명한 것들을 말에 담아서 소내리 낼 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쉽게 말해서 말해야 안다는 거다.
'말해야 안다.'이것은 곧 '말하면 안다.'
말해도 전달 안 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말하는 것 만으로 알 수 있다니. 너무 가성비 넘치지 않나..
그래서 그냥 말하면 된다. 나는 위로를 못한다고. 물론 어감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2]', 쉼표'
쉼표는 말이나 문장 사이의 휴식, 쉬어가는 부분이다. 마침표라고 불리는 온점과는 다르다. 쉼표 뒤에는 말이 이어진다. 내가 생각하는 위로의 조건은 이거다. 말을 이어가는 것.
생각을 이어간다고도 할 수 있겠다. 모든 상황에서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당연히 온당한 위로에는 들어주는 위로도 필요하다. 그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언어적 표현부터 비언어적 표현까지 너무 복잡해지므로 그런 것은 정리하지 않겠다.(개인의 감수성과 눈치에 맡기겠다.)
이런 생각은 내가 위로받아야 할 상황에 상처받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알게 됐다.
1번에서 설명한 나는 위로에 재능이 없어. 나는 위로를 못해.라는 문장들은 반드시 쉼표와 함께 사용되어야 한다. 이건 중요하다. 쉼표와 이어지는 말 없이, [나는 위로를 못해.] 이건 너무 명백한 거부다. 나는 위로를 못하니까 나한테 위로를 기대하지 마. 나는 위로 못해줘. 일없으니 다른 사람 알아봐. 뭐 이런 거다.
나는 위로를 못해,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나의 상황) (하지만, 너를 위해 이렇게 말한다.)
아니 이걸 설명해야 아는 건가 싶었지만, 세상은 넓고 다정하고 싶은 로봇들이 많다고 들었다.(내 친구들 중에 다정하고 싶은 로봇이 많아서 정리했다.)
뒷문장이 붙으면 진솔한 마음을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다. 꼭 그래야 하나? 하고 크게 와닿지 않는다면, 어쩌면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상처줄 수도 있다. 모르고 한 실수에도 사람은 상처 입는다. 이런 일에서는 한없이 예민해져도 부족하지 않다.
나는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나는 위로를 못해서,, 미안해. 이런 말을 종종 들어봤다. 큰 문제없는 말이다. 어쩌면 듣는 이에게는 가장 현명한 선택지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로받는 입장에서는 내 던져지는, 내 팽개쳐지는 느낌이 든다. 저런 말을 들으면 아 그렇구나 내가 미안해. 하게 된다. 그리고 깊은 고독감에 빠진다.
위로를 못해서 미안해.
잘못된 말이 아니다. 이런 선택지도 분명 존재한다. 위로라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하는 대화의 한 종류일 뿐이다. 결국엔 누구랑 뭘 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이다. 나의 글은 전적으로 정말 가까운, 친밀한, 호감이 있는 사람을 상정해두고 작성된 글이다. 10년 만에 만난 이름이 가물가물한 친구나 싫어하는 직장 상사, 싹수없는 동기 같은 사람에게 쓸만한 팁들이 아니다.
방법론을 좔좔 써놓고 하는 말이지만, 사람이랑 대화하는 법 같은 건.. 누구랑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어떤 분위기로 하게 됐는지 등등 따질게 너무 많다. 그래서 방법론으로 접근할게 아니라 진심으로 대하고 싶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진심으로 대하는 게 어렵거나, 위로를 해야 하는 순간에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오 저도 그랬는데. 하고 살짝 던져줄 한마디를 글로 정리한 것뿐이다. 위로를 잘하고 싶다니, 이 얼마나 다정한지!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이 글을 본 다정한 다른 분들의 팁이 있다면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