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만드는 시간> - 성정기
<생각을 만드는 시간> - 성정기
2025년 6월1일 일요일 새벽 03:28 완독
뜸하게 글을 쓰다가 갑자기 책이야기 하려니까 약간 머쓱하다. 4학년이 생각보다 바쁜것도 있고, 글이 손에 잘 안잡히는 것도 있다. 언제나 쓰고 싶은 마음만 가득한 요즘이다. 내심 마음 속으로는 지금이 글에 집중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눈앞에 보이는 '해야하는 일'이 명확해지고 있는 시기다. 이 일에 집중하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글을 읽고 쓰는 일은 계속하고 싶다.) 이 '일'이라는건 디자인이다. (대체로 모르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되어 한마디 쓰자면 필자는 현 대학교 4학년 산업디자인학과 재학생이다.) 작년에 이모저모 경험도 실패도 해보면서 올해는 하는 족족 잘흘러가는 중이다. '열심히'의 성과가 나오는 중이라고 믿는다.
이 책은 그 성과의 일부인 디자인 멤버쉽 활동에서 만난 인연의 감자농부가 추천해준 책이다. (디자인 멤버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참 길어지는데.. 그건 언젠가 브런치에 풀 수 있으면 좋겠다.) 일단은 디자인 멤버쉽의 구성원들은 모두 디자인에 열정있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초중고를 넘어 대학교까지 4년 넘게 다녀보니 어떤 집단이든 중요한건 구성원들의 태도라는걸 뼈저리게 느껴왔다. 그런 부분에서 디자인 멤버쉽의 구성원들은 내가 소속된 모든 집단 중 가장 열정있는 사람들이다. 배울 점이 많으리라 예상했고, 실제로 그렇다. 나는 이번 감자농부에게 아주 큰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책 추천을 부탁했고 이책을 사서 곧장 읽었다.
그래서 오늘 글은 이 책과, 감자농부와 나의 공부 일지가 될 것이다.
이번에 멤버쉽에 합류하면서 팀플을 같이 하게 된 감자농부는 진짜 농부인건 아니고, 실명을 쓰기 곤란할 것 같아서 내가 지은 별명이다. 감자농부는 내가 살면서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성실한 사람이다. 성실을 똘똘 뭉쳐서 사람으로 빚은 것 같다. 성실이라는 단어를 사회에서 권장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인지, 세상 분위기가 바뀌어서 인지.. 나는 그녀를 보며 성실의 대단함을 크게 느꼈다. (팀플은 아직 진행중이므로 느끼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성실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성실은 행동이 뒷받침 해야 하는 일이고, 행동은 어렵다. 말로 이상을 늘어놓기야 쉽지만 실제 이상을 실행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그녀는.. 감자농부는 정말 그렇다. 존경스럽다. 요즘의 내가 요령피우는 법을 익혀서 더 강하게 느껴진다. 갓 20살 됐을 때를 생각하면 그때보다 지금은 훨씬 불성실하달지.. 요령을 터득했다. 같은 일을 해도 그때보다 적은 시간을 들여서 정확하게 해낼 수 있다. 어떤 부분에서 힘을 빼고,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하는지 안다는 점은 멋진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현상유지 이상의 창조적 성과를 내기엔 어려운 태도이다. 그런 지금, 딱 이때, 감자농부와 팀작업을 할 수 있었던건 정말 행운이다. 난 참 운이좋네.
약간 부끄러운 말을 하자면 나는 엄청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크게 없다. 선호하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있기는 하지만 정말 열정적으로 나는 이사람의 디자인이 좋아! 하면서 자신의 디자인 작업에도 영향을 받고 하는 그런 디자이너가 없다. 아직 한참 공부해야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래도 나름 디자인 하는 사람인지라 좋아하는 디자이너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참 멋지다. 뺏어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래서 감자농부가 가장 좋아한다는 디자이너의 책을 추천받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은 필자(성정기디자이너)가 정말 성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었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이 느껴지곤 하는데, 단어하나 문장하나하나, 기억해서 써놓은 메모 이미지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책 표지와 전체적인 마감부터 굉장히 미니멀하고 가공이 최소화 된 것도 그런 인상을 주는데 한몫했다. 작가님이 infj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그리고 이 책을 감자농부가 추천해 줄때, 이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방식이 자신과 똑같아서 정말 좋아한다고 했었다. 읽어보니 확실히 그랬다. 내가 생각하는 감자농부와 많이 닮아 있었다. 신기해라..
책을 누워서 건방진 자세로 읽는 편인데, 그 와중에도 노란 포스트잇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영감을 휘갈겨 써서 붙였다. 책의 후반부에 갈 수록 필자의 이야기는 과거에서 점점 현실로 돌아오고 나의 생각도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확장되기도 했다.(이런 확장된 생각의 정리는 글 끝머리에 정리해 두겠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건 완독한 독자에게만 주어지는 금메달 같다. 고마운 책이다. 감사합니다.
책을 딱 덮고 드는 생각은 '와~ 나 디자이너 하길 정말 잘했어~ 기막힌 선택이었다!' 였다.
나는 전공을 중학교3학년~ 고등학교 1학년 사이에 확실하게 정했었다. 직업을 정하는 기준이 명확한 편이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밤산책이었다. 아마 여름밤이었을 것이다. 그날 팍팍한 마음으로 아이스크림을 사러.? 사고 돌아오는 길에? 고민에 빠졌었다. 고1 기말고사 점수가 생각보다 별로였고, 담임선생님도 좀 더 노력해야한다는 식의 반응이었다. 그때는 과학중점 이과를 갈지 문과를 갈지 고민하던 시기였을 것이다. 평생 성실하게 살아온 고등학생에게는 성적만큼 중요한게 없었다. 나름 공부는 잘해왔기때문에 성적으로 노력하는 이야기를 들은것도 처음이라 더 깊게 고민했었다. 성적에 대한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미래의 내모습을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어떤 어른으로 살고 싶은가. 어떤 풍경과 장소에 놓여있고 싶은가. 진지한 진로고민이었다. 생각보다 상상은 쉽게 이루어졌다. 나는 아름다운 것들에 둘러싸여 내 생각과 의견을 나누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여기서 핵심은 [아름다운 것들]이었는데, 미학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지내기 위해서는 내가 그런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보기 좋은 것을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하나로 바로 예체능으로 틀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어렸는데 어떻게 그랬나 싶다.. 완벽하게 이상적인 진로고민이었다.....
지금도 그때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일은 죽을 때까지 할 것 같다.
이책을 그런 나에게 성정기 디자이너가 자신의 커리어를 이루어나가는 동안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아나가는 여정지도처럼 느껴진다. 책 속에 멘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있다. '멘토의 현재는 나의 미래다.' 라고 하며 자신이 만났던 멘토에대한 이야기와 자신이 멘토가 되어가는 이야기까지 쓰여있다. 나에게는 이 책자체가 나의 현재이자 미래처럼 느껴진다. 이런 경험은 정말 아름답다. 책을 추천해준 사람, 책을 써준사람, 모두 감사합니다. 지금은 글을 막 읽고난 새벽이라 급하게 떠오르는 감상만을 쓰지만 이 책이 내 디자인 공부로의 여정을 열어준 느낌이든다. 즐거운 독서였어요~
지금 너무 졸려서 글을 줄이지만 앞으로 추천받은 디자인책 시리즈는 계속 글을 쓰고 싶다. 새로 알게된 학생디자이너나 내가 인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딱 한권씩 추천받아서 읽고 감상을 쓰는 식이다. 오래 지속해 나간다면 나의 디자인적 양분이 되어줄 것 같다.
생각 정리 메모
*이 책은 특이하게 페이지넘버가 없다. 그래서 메모한 글과 공감한 글귀 만 정리하겠다.
+는 생각/공감은 ""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디자인. 그렇다면 '무엇을 바랄 것인가?' 가 구체적이고, 관점이 옳아야하는 군.
+방법을 넘어 태도를 말하는 디자이너
+다르다! 접근법이 다르다! WOW 눈에 확 들어오네(소니 스티로폼 오디오를 보고)
+가치보편의 의도
+디자이너는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주된 일. 디자이너는 어떤 감동으로 전달 될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한다.
"나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디자이너다. 대부분의 사람은 같은 시간, 같은 곳을 바라보아도 서로 다르게 느끼고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우리는 모두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한다고 믿고 있다."
"생각을 만드는 시간을 기분좋은 시간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디자이너
+제품의 의인화 내가 잘하는 거잖아?
+제품 디자인은 결국 개념을 디자인하는 거구나. 국가상징 디자인이라면 어떤 민족성, 국민성, 우리가 나아가야하는 길, 등을 포함해야함.
+컨셉을 이렇게 시?문학?으로 쓰는거 좋은듯? 공감이 쉽다.
+디자인은 설득, 정교한 설득, 새로운 가치를 알려줄 실험
+디자인이란, Tobe를 만드는 작업, 이 Tobe는 내가 바라는 이상향, 되길 바라는 미래, 디자인 함으로서 그 미래로 가는 길을 만든다.
+인간의 감각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감각,감동/이책을 통해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확장됨
+이래서 디자인에서 Beyound를 많이 쓰는구나! / 인간적인 성장>디자이너로서의 성장. 나는 직업을 정말 기막히게 골랐다!
+6/1/일요일 03:28 <생각을 만드는 시간> 감자농부야 고마워!/디자이너하길 참 잘했다. 기막힌 선택이었어 ㅋ
모든 일은 일어나야하니까, 일어났어야만 하니까 일어났다고 믿는다. 인과론자이자 운명론자같다. 나에게 올 사람, 나에게 올 책은 반드시 만난다. 이 책이 그렇고 감자농부도 그런 것 같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