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든, 조금 다른 생각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방영을 막 시작했을 때,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가 화제였다. 연륜에서 나오는 그 절절함 때문에 많은 사람이 울었다고 들었다.
다만, 나는 작품과는 별개로 아쉬움이 진하게 든 부분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감동을 많이 받았다는 그 장면을 보며, 나는 사실 감동보다는 '원래 연기 잘하는 분이, 잘하는 역을 맡아서, 잘했네' 하는 생각을 먼저 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면 공감을 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 작품에선 노년배우, 특히 노년'여성'배우들의 역할이 너무 제한적이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90프로는 '엄마', '할머니' 역할일 것 같다.
물론, 그런 역할도 꼭 필요한 요소인 건 맞지만, 우리나라 노년배우들의 연기력을 생각하면 좀 더 다양한 역할을 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나마 윤여정, 김해숙 같은 분들이 한동안 파격적인 역할을 맡으며 스펙트럼을 좀 넓히는가 싶더니 어느샌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느낌이다.
여러 가지 시장이 돌아가는 분위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작품을 소비하는 입장에선 매번 같은 역만 하기엔 그 배우들의 연기력이 너무 아깝다.
그들을 할머니 이 전에 '배우'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