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영화리뷰

<파반느>

by NINEBELL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좋아했던?) 소설가 중 하나인 '박민규'의 원작으로 탄생한 영화다. 처음 박민규 소설이 영화화됐다고 했을 때 드는 생각은
'그게 가능해..?'였는데 아마도 박민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좋은 감독을 만나 적절한 각색을 거쳐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다.

영화는 매우 도발적인 주제를 던진다.

'못생긴 여자를 잘생긴 남자가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그리 편치 않은 주제를 가졌지만 그 주제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생각해 보는 게 스토리의 핵심이다.
불편한 주제를 가진 것과 달리 쉬운 해석과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중간중간 감독의 재치가 돋보인다.
박민규의 소설처럼 쉽지만 가볍지 않다.

아마도 소설에서는 주제에 대해서 좀 더 직설적으로 다루지 않았을까 싶은데, 영화에선 아무래도 좀 순화된 느낌이 있었다.

남자주인공역의 문상민은 이번에 처음 봤는데 영화의 캐릭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외모와 연기를 보여줬다. 앞으로 주목해 볼 만하단 생각이 들었다.

고아성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시작하는 부분, 버스정류장에서 경록을 맞이하러 나올 때, 아주 조심스레 내딛는 단 한걸음으로 떨림을 표현하는 순간부터 다시 그를 떠나보낼 때까지의 연기는 정말 빛이 났다.

변요한이 연기한 요한은 '돈주앙'의 조니뎁을 연상시켰는데 아마도 가장 박민규 소설스러운 캐릭터이지 않나 생각한다. 어딘가 익숙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변요한의 연기로 특별함을 만들어냈다.

아마도 각색과정에서 원작이 가진 특유의 느낌들을 일부 덜 어내며 보기에 한결 편한 작품을 만든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꽤 성공했단 생각이지만, 조금은 평범해지지 않았나 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평점은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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