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출 6억

by 최구길

최고의 아파트 정책은 물가 상승과 함께 서서히 오르는 거다. 그럼 월급쟁이가 저축해서 살 수가 있고 산 뒤에도 자산이 깎이는 위험부담이 없다. 그리고 지금 안 사고 나중에 사도 큰 문제가 없으니 가수요도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이미 수차례 폭등으로 월급쟁이가 돈을 모아 살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그럼 선택지는 2가지인데 하나는 아파트 값을 내리는 거고 또 다른 하나는 그냥 더 오르도록 두는 거다.


전자는 무주택자를 위한 정책이고 후자는 이미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거나 더 가진 사람이거나 2채 이상 더 가지려는 사람을 위한 정책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한 달 도 안 돼서 무주택자를 위한 대출 규제에 나섰다. 집값을 내리겠다는 거다.


그럼 이미 집을 가지고 있는 유주택는 불만이다. 집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주택보급율이 100%가 넘는다. 가구 모두가 집 1채씩을 가질 수 있다는 건데 실상은 2채 3채 4채 다주탁자들이 있으니 모두가 집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2023년 기준 대한민국 일반 가구 중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56.4%, 무주택 가구는 43.6%로 조사됐다. 약 12%p차로 유주택자가 더 많다.


쉽게 말해 아파트 대출 규제는 정부 여당으로서는 점수가 깎이는 정책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시기, 대상, 범위 등 다주택자는 대출이 아예 안 되도록 전면적으로 올스톱시켰다. 앞으로 아파트로는 돈 벌지 말라는 거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든다. 대체 얼마짜리 아파트를 사길래 6억 원 이상의 대출이 필요할까?


연리 4%에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이면 월 286만 원씩을 갚아야 한다. 이게 일반 가구에서 가능한 금액일까?


2025년 1분기 기준 대한민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약 535만 원이다. 월평균 생활비 지출이 282만 원 정도이니 아파트 대출 원금에 이자를 내고 나면 마이너스다.


300여 만 원씩 원리금을 내고서라도 아파트를 매입하는 건 거주 목적보다는 매매차익을 염두에 뒀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집값이 떨어질 지 그래도 오를지 결과는 아직 모른다. 다만 경제지와 레거시 미디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왜 '영끌 투자'를 막냐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자극에 들어갔다. 아파트 갈라치기다.


아파트를 보는 두 시선이 있다. 입으로는 떨어져야 한다면서도 자기 아파트값은 올라야 하니 아이러니다.


다만 그런 생각은 해본다. 나는 내 자식에게 6억짜리 아파트를 사줄 능력이 있나? 전세 4억을 마련해줄 수 있을까? 아파트 값 5, 6억, 10억이 과연 합당한 값일까? 3, 4억이 적당하지 않을까? 전세는 1억? 등등.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아연실색할 소리다. 자식이 살 집을 부모가 마련해 주는 나라가 전 세계에 얼마나 있겠는가?


그럼에도 자식에게 물려줄 아파트 2채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있으니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해본다. 내 집값이 어느 정도 떨어져야 내 자식에게 집을 마련해 줄 수 있다면 우리는?


내 집값은 오르고 자식 살 집값은 떨어지는 부조리 마술은 불가능하다.


대출 꽉 조이기의 결과는 아직 모른다, 떨어질지, 보합 유지일지, 상승일지.


다만 그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어떨까? 무주택자, 유주택자, 다주택자들 말이다.


올라도 문제고 내려도 골치인 아파트값에 2026년 지방선거 결과가 달렸다.


국민의 첫 평가는 과연 몇점일까?


지방선거가 338일 남았다.


작가의 이전글6.25 때 속수무책으로 당한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