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_00

by 구세인

이 글은 주인공 김미경의 자녀 구세인이 작성한 글이다. 작성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구세인의 자의식 해체. 본인의 가정환경이 너무 특별하다는 생각과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에 가족을 자기 연민으로 사용하는 버릇을 고치고자 이 글을 쓴다. 나의 경험과 생각은 내 마음 아주 깊은 곳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 밖으로 꺼내서 촬영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겠다는 다짐도 함께한다. 문자로 적힌 나의 생각을 노려보고 뜯고 확인하여 자의식을 해체하기 위해 글을 적는다.


두 번째,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록이다. 김미경의 친부, 나의 외할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부산으로 향하는 ktx 기차에서 든 생각은 단 하나다. 난 엄마를 기록해야 한다. 내가 기억이라는 것을 시작한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엄마를 적어야 한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내 귀에 속삭였나. 신이 말해준 걸까. 먼 훗날 내가 엄마의 장례를 치르게 된다면 나는 조금만 슬퍼할 것이다. 그녀의 모든 인생을 기록했기에. 그녀가 그리울 때마다 나는 이 글을 읽을 것이다.


글이란 걸 써 본 적도 없는 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적어낼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느끼하지 않게, 담백하게 서술할 예정이지만 특정한 부분에서 감정이 과잉될 수 있다. 이 점은 독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다.


괴물은 모두를 겁주었고 상처를 입혔고 때로는 영혼을 파괴했다. 너무 무서웠던 나머지 눈도 마주치지 못했던 그 괴물을 이제 바라보려 한다. 용맹하게 싸워서 이겨보려 한다. 그리고 이 싸움은 결과가 정해져 있다. 나는 승리한다. 두려움에 떨던 과거의 나는 이제 없다. – 가정폭력 생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