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축사낭독 대작전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by 정필년

안녕하세요. 신랑 하치연의 친구 김정년입니다. 저희가 처음 만난 곳은 고등학교인데요. 그 때 반마다 축구팀 유니폼을 맞추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 옆구리에서 패스를 뿌려주던 깡마른 까까머리를 기억합니다. 이제는 몸도 마음도 어른이 된 치연이와 그의 아름다운 동반자 유림씨를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모바일 청첩장보다 종이 청첩장을 좋아합니다. 신랑신부가 결혼을 결심한 순간을 듣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에는 불가사의한 결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나랑 사는 인간이 갑자기 싱싱한 제철딸기가 먹고 싶다고 하면, 폭풍이 몰아쳐도 딸기를 구해오겠다는 마음. 그런 마음은 참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이득과 손해를 최대한 덜 따지는 관계, 무언가를 기꺼이 책임지려는 마음이 귀한 세상입니다. 저도 신랑신부가 먹은 결심을 기꺼이 따르고 싶네요. 두 사람이 결혼적령기 남녀에게 본보기가 되는 신랑신부이길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서른 다섯 총각이고 싱글입니다. 하객 여러분의 많은 문의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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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씨 집안에서 제일 유명한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씨는 결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신랑 하치연씨, 결혼 축하드립니다. 저도 한 번 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신부 서유림씨, 치연이를 인천으로 돌려보내고 싶을 때도 있을겁니다. 그렇지만 결혼이라는 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하치연의 오랜 친구 김정년도 하루키 씨의 생각과 같습니다. 신랑 신부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2024.04.26작성 05.04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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