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iraiano Mar 08. 2019

소미 - 레플리카

임팩트 게임이란?

소미의 레플리카라는 게임입니다. 컴퓨터로 플레이 가능하고 스팀 및 험블번들 같은 사이트에서 유통합니다. 2016년 11월에 출시되었습니다.


(스포주의)


 레플리카는 인터랙티브 게임입니다. 본래 모든 게임이 게임과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인터랙티브 게임은 특히 상호작용 자체에 더 중점을 둡니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능동적으로 대처하는지와 수동적으로 대처하는지에 대한 게임의 변화가 주제의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인디게임들이 주로 많이 제작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주제의식을 명확히 표현할 수 있고 기술과 연관성이 적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그래픽이나 인터페이스같은 시각적, 청각적 요소와 같은 1차원적 요소들은 중요성을 크게 갖지는 않습니다.


 레플리카는 게임이 매우 단순합니다. 윗 사진에 나온 것처럼 스마트폰 화면이 끝입니다. 플레이어는 알 수 없는 방에서 일어나 주인을 알 수 없는 이 스마트폰을 발견합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갑자기 전화가 울립니다. 발신자는 중앙정보국. 플레이어는 현재 감옥에 갇혀있으며, 이 스마트폰에 나오는 메세지나 SNS, 사진과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여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본래 스마트폰 주인의 죄목을 찾아내야 한다는 지침을 받습니다. 그래야만 풀려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본격적으로 플레이어는 알 수 없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찾기 시작합니다.


인터랙티브 게임 답게, 처음부터 플레이어는 선택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온 중앙정보국의 전화를 끝까지 받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게임들을 하다보니 저는 클리셰가 느껴져 처음부터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진짜 엔딩 대신 처형되었습니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뒤져서 개인정보를 찾아야만 합니다. 통화내역과 여자친구와의 연락, 친구들과의 사진 등을 통해 기념일을 알아내고, 이를 통해서 비밀번호들을 알아냅니다. 스마트폰 주인의 이름과 신상정보, 가족과 친구 관계 등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SNS에 몰래 들어갔더니 왜 중앙정보국이 이런 지시를 했는지 밝혀집니다. 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갖는 트윗과 게시글들을 올렸던 것입니다.


이 게임엔 엔딩을 나누는 수많은 분기점들이 있지만, 그 중 비중이 큰 분기점을 꼽자면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시글들을 보고 중앙정보국에 얌전히 죄목을 알린 후 석방되는가(이 엔딩에 밝혀지지만, 석방되지 않고 중앙정보국의 끄나풀이 됩니다), 아니면 죄목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벼운 이 게시물들을 보고도 숨기는가, 크게 이 두가지로 나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시물들을 숨긴 후 조심스럽게 이 핸드폰에 나와있는 외부 번호와 연락하면 원 주인과 닿을 수 있습니다. 사실 원 주인은 옆방에 구속되어 있었으며, 자신은 빅브라더의 만행을 고발하는 운동을 준비한다고 말합니다. 스마트폰의 어떤 버튼을 누르면 그 만행이 고발되는데, 누를지 선택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자유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석방과 진실 둘 중 고민한 플레이어는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됩니다.


레플리카는 브이 포 벤데타의 분위기와 많이 닮았습니다. 게임의 제작자인 소미는 개인의 이익과 진실 중 선택하게끔 만들었지만 사실 이 게임의 의도는 진실을 선택하라는 메세지입니다.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선택을 하면 빅브라더의 만행이 사회 전체에 알려지고 플레이어와 스마트폰 원 주인 모두 행복해지는 진짜 엔딩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통령 탄핵 선고날 이 게임은 무료로 풀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처음 플레이할 때 플레이어는 그 두가지 선택중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한 순간의 선택으로 게임의 진행과 엔딩은 극적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물론 두 선택지의 무게를 의도적으로 불균형하게 놓았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있었으나, 나름 진지한 고민을 해보는 경험을 주었다는 점에서 이 게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개의 엔딩을 모두 체험하며 그들을 서로 비교하면서 게임을 음미해보면 이 게임의 의미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국가에 있으며, 국가 위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국가에 반항하는 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베니토 무솔리니


이 게임 진짜 엔딩의 마지막에 나오는 무솔리니의 말입니다. 제작자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말이라고 생각되네요.

작가의 이전글 프리드리히 니체 - 비극의 탄생, 10주차 (마지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