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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raiano Mar 08. 2019

Galactic cafe -Stanley parable

인디게임이란 무엇인가

이 내용을 보시는 분들은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으실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마음껏 스포일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게임의 이름은 <스탠리 패러블>입니다. Galactic Cafe팀이 제작하였고, 스팀에서 보급 및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 14.99$입니다. 원래 상업적으로 제작된 게임은 아니고, 제작진이 심심풀이로 만든 단순한 모드였는데 호평이 많아 정식 게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소개는 여기까지구요, 이 게임은 제가 스탠리가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에 대한 내용을 메타픽션의 소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메타픽션 게임은 게임 속 세계가 픽션이라는 걸 인지한다는 설정을 가진 게임입니다. 창작자가 이 세계는 픽션이라고 작품 내에서 계속 주입해주는 게임이죠. 플레이어는 스탠리가 되어 1인칭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스탠리에게 행동을 지시하는 전지적 시점의 나레이터가 있습니다. 보통 플레이어는 나레이터의 지시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모든 다른 게임들이 그래왔듯 지시하는대로 따라가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나레이터의 말대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면, 굉장히 재미없게,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고 대충 끝납니다. 여기서 저는 당황했습니다. 하라는 대로 했는데 얼렁뚱땅 게임이 끝났거든요. 잘못했나 생각해서 한 번 더 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때부터 플레이어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합니다. 나레이터가 하는 말들에도 불구하고, 저는 나레이터의 지시를 어기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쪽으로 가라는걸 왼쪽으로도 가보고, 문에 들어가지 말라는걸 들어가보는 등 플레이어들은 자신만의 선택을 하기 시작합니다. 나레이터는 플레이어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자 당황하게 되고, 플레이어에게 설득을 하기도 하고,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플레이어들은 지시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 각각 다른 엔딩을 하게 되죠. 정해진 '클리어'는 없습니다. 스탠리,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남들에게 순응하기보단 자신만의 자유를 얻게 됩니다. 


 이 게임이 인디게임(메이저 게임회사가 아닌 개개인이나 작은 팀에서 제작된 게임) 역사에 남은 이유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메세지가 묵직했기 때문입니다. 제작자는 이 게임의 제작의도를 "사람이 저항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게임이외에도 사람들은 사회에서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각자 윗선의 지시대로 행동하고 순응합니다. 사실 우리들은 자유롭게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외부 조건에 의해서 마지못해 내리는 결정도 많습니다. <스탠리 패러블>은 이러한 사회에서의 사람들의 행동에 질문을 던집니다. 사무실에서 하루하루 지시만 따라가며 업무를 처리하던 스탠리는 우리와 닮은점이 많습니다. 워커홀릭에다가 직장에서 자신만의 결정 대신 시키는대로만 일합니다. 물론 우리들은 그 정도의 무조건적인 순응은 하지 않지만, 대다수의 지시에 우리는 의문을 가지지 않습니다. 나레이터의 말에 모든 플레이어가 지시를 따랐던 것처럼 우리는 사회 구조나 권력에 의문을 던지기 보다는 넘어갑니다. <스탠리 패러블>은 그러한 사람들에게 한번 쯤 자신을 돌아보라고 말합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보면서, 한번쯤 기존에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왜?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게임에서 사람들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엔딩이 있는데요, 그 엔딩은 맨 처음 나레이터의 지시대로 사장의 전화를 받지 않고 그대로 전화선을 뽑아버리는 것입니다. 나레이터는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냐며 폭발하고, 갑자기 게임은 3인칭 시점으로 넘어가 선택을 하려고 고민중인 스탠리를 바라보며 끝납니다. 우리도 이 엔딩처럼 한번쯤 우리를 3인칭의 시점으로 바라보면서 우리가 지금 정말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지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요?

 리뷰가 재미없게 느껴지셨을 것 같네요. 그런데 이 게임은 정말로 재미가 없습니다. 리뷰들을 보면 재미있다는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게임계의 로튼토마토인 메타스코어 88점을 받은 이유는 재미보다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 떄문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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