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일기
삼보에 귀의합니다^♡^
새벽예불 삼칠일 21일째 동참하였습니다.
108배 릴레이 기도.
고맙습니다.
마냥 젊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어느새 60세가 넘고 보니 왠지 공부에 대한 갈급함이 생겼습니다. 시절인연이라고 그런 저에게도 공부할 기회가 왔습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 승아제
모지 사바하 ㅡ
스님과 도반들의 원력으로 이끄는 저 깨달음의 세계로 향한 반야용선에 저도 늦게나마 승선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는 매일 3천 배 천일기도에 들어갔습니다.
스님과 도반들의 수행력에 날마다 깊은 감회를 느끼며 늦깎이인 저를 향한 응원에도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평생 새벽에 일어나 본 적도 없는 올빼미족입니다. 그러다 보니 법회 중에 꼭 몇 번씩 하품이 납니다.
ㅎㅎㅎ.
(저런 태도는 죽비로 세 방 맞고...)
더 큰 후유증은 새벽예불 다녀와서 뭐라도 하려면 잠이 쏟아지고 잠이 부족하니 기력을 잘 못쓴다는 겁니다.
반드시 차츰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절하면서도 뱃속의 가스 때문에 불안해서 예불에 집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먹는 음식까지도 신경 쓰며, 쉽게 잠들기 위해서는 오후의 커피나 저녁약속은 되도록 자제하고 있답니다. 새벽예불에 최적화된 심신단련을 위해서 말이죠. 친구는 "너무 신경 쓰지 마라."라고 하는데 저 입장에선 그럴 수도 없습니다.
저는 불교에 입문한 지는 오래되었다고는 하나 겨우 초파일 연례행사만 참석하는 나일론 신자에 불과합니다. 법식도 잊은 지 오래되어 절할 때 일어서고 엎드려야 할 때 절을 합니다. 정신을 딴 데 두었다가 두 번 절했나 싶어 세 번째 하면 다른 분들은 마치고 반 배를 하는 것을 보고 혼자 겸연쩍어합니다. 겨우 외우던 반야심경도 한글로 합송을 하여 법문집을 들고 읽어야 합니다. 초발심자라 일상의 새벽예불에서 여러 가지로 좌충우돌하는 중입니다.
절도 겨우 삼 배에 그치던 제가 이제는 300 배 이상을 하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처음에는 다리가 후들거렸는데 절 수행을 마치고 법당 밖을 나오면서 날이 밝아오는 하늘을 보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매일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면 더 나아지는 새벽예불이 되리라고 애써 저 자신에게도 쓰담쓰담해 봅니다.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은 일상이었는데
참회와 감사의 시간을 갖게 되어 스님과 도반들께 참으로 감사합니다.
해인의 수행일기 2025. 08. 10.
* 사찰의 밴드에 올린 글을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