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인간관계라고 한다. 직장 내 인간관계는 다소 특수성이 있는데 일이라는 것을 매개로 맺어진 관계이면서 사적인 관계를 완전 배제하지도 못하는 다소 어정쩡한 관계이다. 곧이어 인사철이 다가오다 보니 부서마다 블루칩 인재를 데려오려는 물밑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그런데 이것도 당연하겠지만 나에게 좋아 보이는 사람은 다른 사람 눈에도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시장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직원 인사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문제는 모두가 기피하는 직원이다. 이들은 갈 데가 없다. 예전 인사담당과 특정 직원 충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직원을 배치하는 조건으로 다른 직원을 함께 수용하라는 옵션을 제시받기도 했다. 인사담당의 입장에선 모두가 원하는 직원들을 배치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서로 기피하는 직원에 대한 배치는 분명 머리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리더에게는 한 해의 가장 큰 농사가 어떤 사람들로 조직을 구성할 것인가이다. 사람으로 이루어진 조직이다 보니 일만 잘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직원 간의 조화가 깨져 버리면 굉장히 삭막한 가운데 일을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일과 인성을 두루 고려해서 데려와야 하는데 이것이 생각만큼 녹녹한 일이 아니다. 또 서로가 원하는 직원이라 해도 이해득실을 따지게 된다.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하다 보면 승진에 우선권이 주어지기에 자신의 부서 내 승진서열을 고려하기도 하고 새로운 곳에 가서 적응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보니 같은 조건이면 옮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게다가 부서별로는 기피하는 부서도 있다 보니 그런 부서의 인사발령에는 경영진의 의지가 들어가야 할 경우도 생긴다.
특히 요즘 같은 인사철에 정말 조심해야 할 상황은 누군가를 부서 내에서 방출하고 싶은데 그것이 뜻대로 안 되었을 때이다. 당사자는 결국 그 사실을 인지하게 마련인데 이 경우 부작용이 생긴다. 서로 껄끄러운 상태에서 다시 한 해를 시작해야 하는 것도 있고, 대부분의 인사시스템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평가하는 다면평가 제도를 갖추다 보니 사적 감정이 들어가는 상사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가장 최악은 누군가를 기어이 보냈는데 그보다 못한 직원이 배치되어 조직의 분위기가 이전보다 더 어려워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래저래 인사철은 참 피곤한 상황이 연출되는 시기이다. 여러 해 경험이 쌓이면서 나름 터득한 노하우가 하나 있다. 어차피 내가 원하는 사람들만으로 조직을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인사부에서 요청한 직원 전출입 내신은 공식적인 비공개 절차이니 만큼 원하는 직원과 보낼 직원의 희망 명단은 적어 내지만 그 후 행동으로 보이는 인사운동의 적극성은 오직 데려올 직원에 대해서만 보이고 전출시키고 싶은 직원에 대해서는 경영진이나 인사부서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보내고 싶은 직원을 설령 못 보낸다고 하더라도 이듬해 부서 분위기가 험악하게 가는 것만은 막을 수 있다. 그리고 비공개 전출 희망 리스트에 올라간 직원은 스스로도 자신이 그리 환영받는 인재가 아님을 대부분 안다. 그래서 공개적이지만 않으면 모른 척 넘어가는 것 같았다. 직장생활 인간관계의 팁은 나의 우군은 만들지는 못해도 적은 만들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