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하나의 카드로 표준화하고 각 카드를 연결하여 네트워크로 만든다]
요 며칠 이름마저 생소한 ‘제텔카스텐’이라는 메모 법과 그 메모 법을 구현한 ‘Obsidian’이라는 프로그램에 빠져 지내고 있다. 이제야 어느 정도 손에 익힌 셈이다. 이 방식을 소개하자면 메모를 ‘임시 메모’와 ‘영구 메모’로 구분하는데 임시 메모는 그때그때 생각날 때마다 작성하는 메모지만 ‘영구 메모’는 그 메모를 다시 정리하고 다른 메모들과 연결 지어 차곡차곡 모아둔다는 개념이다. 핵심은 자칫 휘발성 있는 메모들을 정해진 양식에 따라 나의 언어로 재정리하여 체계화한다는 것과 다른 메모들과 연결고리를 설정해 둔다는 것이다. 일종의 개인의 지식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관리하는 방법으로 독일의 니콜라스 루만이라는 교수가 창안한 방식이다. 그는 이 방식으로 살아생전 70여 권의 책을 출간하고 400여 편의 논문을 내는 초인적인 업적을 내었다. 그러면 왜 이런 식으로 메모하는가? 목적은 책을 쓰기 위함이다.
뇌는 무언가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게 아니라 연결에 연결지어 처리하는 특성이 있다.마치 원숭이 엉덩이는 빨게, 빨간 것은 사과로 이어지다 어느새 비행기까지 연상되는 것이 우리 뇌의 특성이다. 제텔카스텐 메모법은 이런 식으로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뇌의 특성을 활용해 관리하는 방식이다. 아무리 좋은 방식이라도 나에게 맞아야 지속할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이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1. 임시메모는 메모지나 수첩, 휴대폰의 메모앱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작성한다. 특히 웹서핑을 하다 나중에 읽어야 겠다 싶은 것은 ‘포켓(Pocket)’이라는 앱에 담아둔다.
2. 모은 메모 중 오프라인 메모는 봉투를 마련해 담아 두고, 디지털 메모는 ‘Miroo’라는 프로그램으로 작성한다. 일종의 Inbox의 개념이다.
3. 임시노트를 영구노트로 정리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진다. 메모를 모아만 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것을 나만의 Database로 구축하자면 일정한 틀에 맞게 내 언어로 재정리 되어야 한다. 따로 시간을 내어 모았던 임시메모들을 영구메모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나의 경우 하루에 한 번 이 작업을 하는 것으로 정해 두자. 이게 이 메모법의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이때는 ‘옵시디안(Obsidian)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메모간의 ‘연결’이 핵심인데 작성시 ‘마크다운’과 ‘태그’를 적극 활용토록 한다.
4. 영구메모로 정리한 후 임시메모들은 과감히 버린다. 비우는 작업을 정기적으로 해야 메모가 쓰레기가 되지 않고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5. 이런 메모들이 어느정도 모여지면 메모간의 연결 작업을 통해 책 쓰는 구상을 한다. 이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영구메모’를 작성 당시 그 문구들이 책에 그대로 담아도 될 정도로 정제된 문장들이기 때문이다. 즉, 메모들만 모아 체계를 잡고 정리만 하면 책이 되고 논문이 되는 방식이다. 메모의 체계를 잡을 때는 ‘마인드 맵’이나 ‘Workflowy’같은 것을 이용한다.
이상이 ‘제텔카스텐’ 메모법과 이를 활용하기 위한 나의 플랜이다. 예전 김정운 교수는 독일 학생들은 노트를 쓰지 않고 카드에 메모하여 공부를 한다는 것과 자신이 독일에서 학위를 받아 그 곳에 일찍 자리잡은 이유도 그런 카드를 PC로 정리하여 교수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된 이유도 있었다고 했다. 이제 개인의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