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중국어 공부를 함께 했던 한 여성 통쉐(同学)가 있다. 알고 지낸지도 거의 10년은 된 것 같다. 당시 신촌에서 주말 그룹과외를 통해 3년 정도 공부한 인연으로 중국어 공부를 그만둔 지금도 가끔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공예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모델하우스의 실내를 꾸미는 일을 하다 지금은 직접 손으로 베를 짜는 퀼트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좀 특이한 분이긴 하다. DINK족(Double Income No Kids)인 그녀는 일 년에 한두 번씩 훌쩍 비행기를 타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기도 했다. 뭔가를 배우는 걸 즐겨해 멍하니 소일하는 일은 드문 편이데 어느 날 손으로 직접 베를 짜는 수제 퀼트를 배운다기에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그곳 원장의 권유로 함께 동업을 하기로 했다기에 잠깐 우려를 표했었다. 동업의 끝이 좋은 경우도 드물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성향상 한 곳에 메이는 걸 견딜 수 있을까 싶어서다. 코로나 이후 거의 일 년간 연락도 못하고 해서 문득 어찌 지내나 궁금해서 연락을 취해봤다.
사업은 점점 확장되어 지방 분점까지 낼 정도이고 직원도 늘었다고 한다. 축하의 말을 전했는데 뜻밖에도 자신에겐 이 일이 안 맞는 것 같다고 한다. 지난 4년간 주말이 없을 정도로 일을 했고 덕분에 규모도 커졌지만 점점 동업자의 사업 확장 의지에 스스로 종속되어 정작 본인은 여유를 찾지 못해 지친다는 얘기였다. 동업자에게 이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한 후 앞으로 1년이라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지만 이래저래 힘든 나날이라고 했다. 코로나 시국에 모두가 죽는다고 아우성치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의 북유럽 수제 퀼트 사업이 커가는 게 신기하기도 했지만 사업이 잘 되는데도 메이는 게 싫어 그만두려는 그 성향도 이해는 되었다.
자신의 근황을 전하면서 “따거, 요즘은 뭐 배우세요?”라고 되묻는다. 그녀 못지않게 나 역시 가만있지 않는 성향이란 걸 알기 때문인지 당연히 무언가를 하고 있으리라 여겼나 보다. 그녀도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던 북유럽의 수제 퀼트가 사업으로 연결되고 이제는 지친다는 표현으로 이어질 정도지만 배움은 사람을 이전과는 다른 무대로 연결 짓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경남 산청에는 대안학교인 간디학교가 있다. 직원 가운데 이 학교 출신이 있어 신기했는데 어쩐지 그 직원을 보면 뭔가 여유롭지만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는 인상을 받긴 했다. 특이하게도 간디 학교의 교가가 널리 알려져 있고 방송에서도 특정 행사에서도 자주 불리곤 하는데 인간의 배움에 관해 가르침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주기에 소개해 본다.
[간디학교 교가]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하네
아름다운 꿈 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린 알고 있네 우린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린 알고 있네 우린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희망을 노래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