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 소중한 동아리 인연들

by 장용범

인연이란 연결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주여행을 함께 하고 있는 원우들과의 인연은 참 각별하다. 대학원은 내가 선택해 간 곳이지만 그 안에서 글쓰기 동아리로 만난 인연들은 글을 통해 서로 소통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6월쯤이었다. 서귀포에서 큰 농장을 운영하는 원우의 초청으로 우리의 졸업여행은 일사천리로 결정되었다. 8월 말 휴가철이 지나 좀 조용한 시기를 잡았고 우리는 졸업식을 마친 주말에 제주도에서 만나기로 했다. 각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여행에 참석하려고 일을 처리하고 오느라 잠이 부족했다는 분도 여럿이어서 모두가 이번 졸업여행을 얼마나 기대했는지 알 것 같았다. 어쩌다 회장직을 맡았고 글쓰기 동아리까지 결성해 진행하다 보니 분에 넘치는 감사 인사를 받았다. 700일이 넘는 글쓰기는 각자의 몫이었는데 하루 일상의 피곤함을 무릅쓰고 자신의 글을 올렸던 원우들의 정성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는 전일 자정 무렵 여수에서 배로 출발하였지만 대부분은 아침 일찍 비행기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모두들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오전 서귀포 농업기술센터에서 원우가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석했다가 오후에는 그분의 농장 방문으로 이어졌다. 매일 올리는 글에서 농장의 규모가 상당함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방문해 보니 체험장, 모노레일, 동물원까지 갖춰진 2만 평 규모의 작은 놀이공원 수준이라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시설들의 관리로 치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판인데 잠들기 전 졸린 눈으로 글을 올린다는 열정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올해 초 동아리 내 작은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개인들의 책 출간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이번에 책을 낸 원우들은 각자의 책을 들고 저녁 모임에 참석했다. 상대방의 책을 미리 구입해 저자 사인을 받기도 하고, 자신의 논문과 책을 선물하는 등 모임의 분위기는 웃음과 화합의 장이 되었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면 두 가지를 실감한다고 했다. 하나는 월급날 돈이 안 들어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인 관계가 단절되는 경험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라는 틀 안에서 보낸 사람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회사에 최적화된 사람이 되어 간다. 하지만 회사는 나에게 영원한 안식처가 아니다. 언제 가는 그곳을 벗어나야 하고 그제야 개인이라는 자신의 위치가 정말 별 것 아님을 알게 된다. 하지만 동아리 모임은 좋아하는 대상이 같다는 것으로 이미 통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퇴직하더라도 재미난 모임이나 활동들이 많아질 것 같은 긍정적인 예감이 들었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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