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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쑤 Sep 16. 2015

외국인들 맘에 취향저격 한국 음식

데이비스티 받고 허니버터아몬드 토스

소울메이트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싶진 않았다.

내겐 누군가를 향해 사랑한다는 말처럼이나 어렵고 소중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꽤 많은 경험과 여행을 하면서 알게된 사람들 중 소울메이트를 만났던 일은 손에 꼽을만큼 적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원래 알고 지내던 것보다 서로 닮은 점이 많았고 굳이 여러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는 존재가 소울메이트라는 단어로 대변될 진 조심스럽다. 그렇게 그들의 한국 여행을 통해 우리는 1차원을 넘어선 그 이상의 잘 통하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내 친구들은 늘 주문을 하거나 한국인과의 짧은 기본적인 대화에 있어서 움츠러 들어있었다. 어떤 한국어도 모를뿐더러 이미 응암역 주변의 식당에선 외국인이 귀한 동네라 그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대꾸하지 않았다. 지하철을 타거나 어딜가든 50,60대 아줌마, 아저씨들은 그들을 동물원 원숭이 보 듯 했다. 그래서 더 소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이태원에만 주구장창 있는듯 보였다. 적어도 이태원에선 그런 일이 없으니까말이다.

에버랜드를 찾은 내 짱친, 외국인 반값할인 혜택부터 빅뱅의 멤버가 되는 특별한 경험은 덤

 국제화시대고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늘 최대치를 찍는다는 뉴스와는 다르게 아쉬움이 밀려오는 현상이었다.

 "지금 뭐해? 오늘 뭐해?"물어보면 늘 이태원이라고 했다. 미치는 줄 알았다. 아니 환장하는 것 같았다. 너흰 나라는 한국인 친구를 가진 아이들인데 왜 여느 다른 외국인과 같이 이태원에서 벗어나오질 못하는지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평생 몇 번 오지 못할 소중한 기회를 서울에 20일도 채 묵지 않는 일정에서 exotic한 이태원을 늘 들락날락 거리는 모습을 친구로써 도저히 볼 수 없어 예정보다 몇 일 더 일찍 올라왔다.

 일주일간의 가이드를 통해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기도 했고, 원래 계획이 주말에만 서울에 올라와 그들에게 내가 느낀 서울을 알려줄 참이었다. 뮤지컬 점프 공연을 선물로 보여주고 주말엔 서울을 떠나 내 생활로 돌아와 지내는데 틈틈히 "비가 온다, 이럴땐 어떤 일정이 좋을까?" 혹은 "몸상태가 이런데 어떤 음식을 사먹을 수 있을까?"등을 카톡으로 주고 받았다. 비가오면 생각보다 난감했다. 몰을 빼면 비가 올땐 딱히 갈 곳이 생각나지 않은 서울이었고 그럴때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추천해주었다. 결국 가보진 않았지만 뭐 나는 내 할 일을 다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몸상태가 좋지 않다며 스프같은 음식을 어떻게 구할 수 있냐고 하길래 주변에 본죽집을 찾았는데 딱히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배달같은 경우에는 내가 전화로 시켜준다고 해도 죽을 시켜야하는 최소량이 어마어마한지라 함부로 제안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몇시간이 흐르고 감기기운도 배고픔을 이기지 못했는지 피자가 먹고 싶다고 했다.



 에어비엔비 집주인이 올려다 놓은 배달음식 책자의 피자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었는데 나는 평소에도 그런 배달음식집, 특히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더더욱 한국 배달 음식점들의 위생상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비추했었다. 그리고선 "너희가 에너지가 남아있다면 집 앞에 있는 이마트에서 슈퍼 피자를 사먹어. 아마 꽤 괜찮은 딜일거야. 하지만 니네 동네에서 먹은 하와이안 피자를 기대하진 마."라고 말했다. 이렇게 제안은 했지만 본인은 진작 이마트에서 피자를 먹어본 적이 없다. 살아생전 피자 한조각을 다 먹은 적이 손에 꼽을만큼 피자를 즐기지 않기때문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문자를 받았다. 통인시장에 데려갔을때도 심드렁하게 한국음식을 쳐다보던 아이들이 "너 같은 친구를 둔 건 완전한 행운이야. 너의 선택은 언제나 그렇듯 올았어. 피자 진짜 존맛." 이라고 했다.

쿠팡에서 꽤 괜찮은 딜이 떴었다. 점프는 1인당 만원, 난타는 2만원이었다. 한국에서 맛있는 밥한끼 사주는 것도 의미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 두개를 보여주면 어느때보다 잊지 못할 푸짐한 기억 보따리를 선물해줄 수 있는 값진 것이 될 것 같아 구매했다. 돈이 더 비싸기도 했고 점프는 예전에 기자단 자격으로 한번 봤었는데 코믹극이라 난타를 더 좋아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점프는 참여형 뮤지컬이기때문에 더 라이브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며 공연이 막 끝나고 흥분 상태를 멈추지 않았고 난타는 그냥 리드미컬한 볼거리는 있었지만 생각만큼 인상깊게 느껴지진 않았다고 했다. 난타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 내 개인적인 판단은 이르지만 예상을 깨고 점프에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주는게 인상적이었다. 점프 공연장을 찾다가 예상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더 늦게 주변을 돌다가 도착해서 기진맥진했었다. 하지만 누군가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점프는 꽤 괜찮은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물이 엄청 튀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냥 아름답고 좋은 반포대교 레인보우 분수였다. 이날은 대교 사정으로 인해 분수가 나오는 방향이 반대로 바뀌었다. 배경음악은 sg 워너비라 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라고 방방뛰었다. 내게있어 sg워너비는 참 특별한 존재다. 2집때부터 앨범을 모으기 시작해서 채동하가 죽은 후론 자연스레 관심이 끊겼다. 보컬 김진호를 가장 좋아했던 이유는 노래 실력이 가장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늘 가운데 자리를 차지 하지 않고 사이드에서 노래를 부르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렇게 이석훈이 멤버로 보강되고 김진호는 늘 응원하지만 더이상은 sg워너비 앨범은 사지 않는 그 열정과 관심이 아지아틱스로 옮겨갔었다. 하지만 얼마전에 그들도 해체...(OTL)


강남역을 전전하다가 muji나 uniqlo의 매장 디스플레이를 보여주곤 곧장 버스를 타고 반포대교로 향했다. 퇴근시간과 맞물려 버스 자체가 붐비기도 하고 도로도 매우 막혔지만 이것도 또 한 단면의 서울이니라. 치킨을 배달할 계획이었는데 이미 이태원에서 거하게 한끼 해결하고 왔다하여 어벤져스 2 촬영지라고 설명한 후 이날 가이드를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한강을 바라보며 친구와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캐나다에서 온 후의 한국생활과 서로의 근황을 그제서야 주고받았다. 강가라 조금 추웠지만 히어로즈를 응원하며 스크린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 한 가운데서 우리는 우리의 대화를 이어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근 10일만에 다시만난 그들은 이미 서울에 꽤 많이 적응해있었다. 언제나 응암역까지 데려다 주곤 했었는데 이젠 주소만 알려주거나 역이름과 출구만 알려주면 헤매지 않고 찾아와주었다.

 압구정에 있는 젠틀몬스터 쇼룸이 더 볼거리가 많다고 하던데 그래서 압구정을 하루 날잡아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차피 사지도 못할거면 괜히 못산다는 아쉬움느끼지 말고 안간다.'주위의 친구들이었기에 강남도 고속터미널 역 매장과 신세계 강남 디스플레이만 한시간 후루룩 훑어본 후 코엑스 아쿠아리움으로 바로 갔었다. 나같았음 '어차피 못사는 건 알지만 값지고 좋은게 어떤건지 사진 못해도 눈으로 훑어나 보자.' 궁금함이 먼저였을것인데 호불호가 굉장히 강한 그들앞에서 나는 무릎을 몇 번 꿇었었다. 하지만 나 또한 한국인치고는 극강의 호불호강한 캐릭터이기에 그들을 보며 나를 되돌아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래서 홍대에 있는 젠틀 몬스터 쇼룸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아트스쿨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기도 했고 썬글라스가 이렇게 멋진 디자인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인상깊다고 했다. 그리고 비싸다고 했다. 나에게도 그 가격이면 비싸지만 썬글라스에 있어서는 구찌나 다른 명품 브랜드 썬글라스 가격을 주고 살 바엔 젠틀몬스터를 사는게 더 좋을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매 시즌마다 이곳의 컨셉도 바뀐다고 하니 한번 더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워했다.

7000원에서 10000원까지 다양하고 질좋은 안경과 특별한 날을 위한 컬러렌즈도 만원이면 충분했다. 내 친구 전공이 매장 디스플레이라 (사실 이 전공을 나도 들어가서 평생 캐나다나 미국에서 이민자로 먹고 살아야하나? 많이 고민했었다. 여전히 먹고 살기위해 캐나다나 미국을 간다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이 전공을 선택할 만큼 내가 좋아라하는 분야이자 내가 자신있는 분야였다. 과이름을 들을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2학년 2학기가 마칠때 캐나다 전역의 유명 브랜드 하이어링 담당자가 우리 학교 전시회에 찾아온다고 했다. 그 때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함께 감각적인 첫 인상을 남기기위해 컬러렌즈를 구매했다. 그리고 길거리 좌판에 있는 안경을 써보면서 아시안핏이 있다고 하니 큰 안경은 하나같이 자신은 nerd처럼 보인다고 직접 시범을 보여주는데 부정할 수없어 배가 찢어질것마냥 웃었다. 작은테의 안경이 어울리는 걸보니 얼굴형이 굉장히 브이라인에 광대가 좁아 그런 것 같아보였다. 캐나다에선 안경값이 못해도 십만원부터 시작이고 시각 검사비까지 따로 청구하니 한국에서의 그들의 쇼핑은 언제나 돈 벌어가는 쇼핑이 된 셈이었다.

코리안 바베큐, 베이컨이 먹고 싶다며 노래를 불렀다. 아가리 다이어터로써의 임무를 저버리고 오후까진 열심히 식이에 성공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어딜가나 고기를 잘 굽지 못한다며, 혹은 구웠는데 탈까봐 걱정된다며 손을 놓고 있는 재수없는 역할 담당이었는데 이 날은 나보다 더 고기를 못굽는게 당연한 난생처음 불판을 보는 아이들앞에서 자연스럽게 고기굽는 것이 내 담당이 되었다. 앨리샤는 내게 고맙다는 인사보다 "쑤가 짱이야.네가 최고야."라는 말을 한다. 힘든 와중에도 그 말 하나가, 립서비스일지도 모르는 그 메세지하나가 어깨를 으쓱거리게 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며 나도 칭찬에 약한 남성성을 가지고 있는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자도 그렇지만 여자도 칭찬에 약하답니다!)

 쌈도 마늘을 구워먹으며 김치 촥 하나 얹여서 제대로 싸먹을 줄 알았다. 김치를 매워하지 않아 신기하기도 했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그들도 맛있게 먹어주니 감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음식으로써 하나가 되고 가까워지는 기분은 외국인 친구일때 더 두둑히 느끼게 되는 감정인 것 같다.

킁킁킁킁

하루종일 발라보고 킁킁거리더니 몇 일동안 대고민을 한 끝에 토니모리에 들러 산 복숭아 핸드크림을 드디어 손에 넣으며 세상 다 가진 표정으로 행복해했었다. 모양도 제품의 질도 그 모든것이 서양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데에는 합격점이었던 아이템이었다. 사진을 찾다가 발견했는데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이 아이템이 극찬을 받는 인기템으로 이미 등극한 듯 보였다.

김밥천국의 참치김밥은 그들에게 있어 3천원도 안되는 가격에 양도 많다고 느끼게 했다. 외국인의 눈으로 김밥천국에 가면 너무 많은 메뉴가 있어 뭘 시켜야할지도 모르고 영어표기도 없어서 불안에 떨게 하지만 벽에 붙어있는 그림으로 대충 메뉴를 시켜먹으면 된다는 팁을 알려주었다. 5알에 만원쯤 하는 재패니즈 푸드 섹션에서 파는 "튜나스시"에 비해 양도 맛도 신선함이 배가 되는 느낌이란다. 게다가 깻잎과 참치의 조화는 Really good이라 했다. 하긴 생각해보면 북미지역에서 일본음식에 포함되는 김밥류는 스시라 불리면서 너무 비싸다. 토론토에 있어서 더욱 심했지만 재료는 신선하지 않고 양은 작으며 비싸기까지하다. 그래서 금융쪽 디스트릭트에 가면 늘 캘리포니아롤, 김밥 생김새를 한 스시라 불리는 5알 짜리 음식들이 9불에 팔리는데 없어서 못팔만큼 인기가 많다. 특히나 몸매를 관리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똑 떨어지는 수트를 입은채로 점심대용으로 김밥 5알은 무겁지 않은 점심식사인 셈이다.


이태원과 명동에 길거리에서 살 수 있는 1000원짜리 귀걸이만 한보따리었다.

한국에서 특히나 스트릿문화가 너무 좋다고했다. 내 친구의 남자친구(캐네디언)이 한국에 왔을땐 길거리를 걸으며 하수구 냄새가 굉장히 거슬린다고 했지만 내 친구들은 내 앞이라서 그런지 그런 의견은 내놓지 않았다. 명동에선 15000원짜리 튼튼해보이는 파스텔톤 백팩 득템했고 홍대에선 가는 길거리마다 족족 귀걸이 쇼핑 삼매경에 정신을 잃는듯 보였다. 각종 악세사리들을 펼쳐놓고 파는 지하철 자판대(못된 고양이등)도 그들이 두 눈을 크게 뜨고 공략하는 쇼핑의 대상이었다. 물론 아마존에 가면 이정도 가격으로 살 수 있지만 이만큼 다양하고 괜찮은 퀄리티는 한국 길거리가 최고라 했다. 그리고 입가심으로 디저트를 먹고 싶을땐 붕어빵 모양의 아이스크림, 지팡이 모양의 아이스크림, 장미모양의 젤라또를 먹고 출출할땐 붕어빵부터 호떡, 닭꼬치까지 맛있는 한국의 길거리음식을 사랑해마지 않는다며 즐겨했다.

명동 카페개네 앞 20000원짜리 샤오미 베터리. 용량과 무게 모두다 만족스러운 가격이었다. 꼭 이곳만 꼭 집어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처음에 앨리샤가이 아이템을 이곳에서 사고 내 친구도 이 걸 당시에 못산게 한이 되어서 지나가는 곳마다 샤오미 배터리를 봤는데 15000원에 더 무겁거나 용량이 거기에 파는것 보다 넉넉치 않았다. 그래서 결국 명동에서도 몇 바퀴를 둘러 이곳을 찾았다. 내 친구의 어마무시한 기억력으로 샤오미 배터리를 산 곳이 어떤 애견카페가 있는 곳이라 하였고 나는 잽싸게 블로그를 통해서 애견 카페 사진을 몇개 보여줬는데 이곳이라며 찾아갔다. 그렇게 힘들게 몇날 몇일을 고심하며 샀던 물건이라 그런지 나도 순간 말려서 사야하나 싶었다. 이만큼 가볍고 좋은 가격이면 내가 평소에 얼마나 무겁게 무언가를 들고다니는 것을 싫어하는지도 잊은채 지갑을 열 뻔할만큼 내 친구는 스마트 쇼퍼였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내 습관도 늘 얘와 닮아있다. 어딜가나 마음에 한번 꽂힌 거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딜을 찾아내는 것이 그 물건을 손에 겟할때까지의 숙명처럼 미친듯이 열심히 찾고 그 후엔 한없이 뿌듯해하고 기뻐한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서로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학교에 가면 방학동안 한국에서 사온 멋진 아이템으로 이걸 자랑할거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귀여운 짜식.


첫 날 인사동을 돌아보면서 오랜 비행에도 조금도 쉬지않고 바로 일정을 한터라 피곤함과 배고픔이 밀려왔을때 그들에게 한국에서의 첫 끼니는 죠스떡볶이였다. 한국으로 오기 전 캐나다에서 백신을 맞고 말라리아를 조심하라며 매일 하루에 한 알씩 먹어야하는 말라리아 예방 약을 처방받았다. 그리고 바깥에서 먹는 물을 먹지 말라고 해서 늘 식사시간엔 일반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을 먹지 않고 편의점에서 병으로 된 물을 사먹거나 콜라를 시켜먹었다. 캐나다에 비해 물값이 싸다며 어떻게 700원(1불도 안되는 가격에) 언제 어디서나 쉽게 물을 구할 수 있냐고 좋아라했던 녀석의 미소가 떠오른다. 죠스떡볶이 튀김과 어묵 고로케 5000원에 든든한 한끼를 완성했다. 내 친구는 캐나다에 있었을때 내가 한번 당면이 들어간 요리를 해주었는데 그때 당면이 너무 맛있었다며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허나, 순대가 돼지 창자로 부터 나오는데 굉장히 맛있다고 추천했지만 돼지창자라는 인식이 강했던지 떡볶이나 순대는 시키지 않았다. 대신 따끈따끈한 템포라를 1/3가격에 더욱 만족스러운 맛은 덤으로 주는 국물은 아무것도 안들어가보이는데 진짜 맛있다며 끊임없이 마셔댔다.

바토스는 옳다. 언제나 무슨 메뉴든 옳다. 그것은 내 생각이 늘 그래왔고 바토스를 처음 맛본 내 친구들의 생각도 그랬다. 그들이 두번 이상 사먹었다는 것은 그만큼 외국인들에게도 통한다는 이야기로 해석하고 싶다. 서울에서 머무는 20일동안 이태원까지 찾아가서 먹은 끼니 중 두번의 끼니를 언제나 바토스에서 만족스럽게 해결한 것을 보면 "네 입맛에 맛있는건 내 입맛에도 맛있어."라는 명제가 성립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태원 해밀턴몰 4층 맞춤 정장 25만원쯤에 맞췄다. 캐나다에선 5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했다. 이들이 이태원을 세번, 네번 찾은 이유는 대화의 한계가 적은 탓도 있었지만 이 정장을 피팅한다고 세번이 넘게 그 가게를 찾았다고 했다. 해밀턴몰에 이미 많은 정장가게들이 있었지만 다들 50만원정도를 불렀는데 이 가게 아줌마가 내 친구를 잡으며 피부에 맞고 몸매 라인에 맞는 정장을 20만원대에 맞춰주겠다고 하여 이곳을 선택했다. 중간중간 피팅하러 가서는 다른 넥타이 악세사리를 사면서 일반 넥타이도 몇 개 공짜로 끼워다주어서 신나했다. 짧은 영어지만 임팩트있게 장사 참 잘하시는 분이구나 싶었다. 친구가 워낙 그 아줌마에 빙의한듯이 따라해서 한번도 뵌 적없는 그 가게의 아줌마를 단번에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또한 한국인들은 손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사실을 이번 피팅을 통해 느꼈다. 단추도 한국적인 조개를 사용해서 유니크해보이고 마감도 꼭 마음에 든다고했다. 어차피 드라이하는 돈이야 3,4불이면 되니까 가치있는 쇼핑이라 본다 .

이태원에 좋은 곳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루프탑바를 보여주겠다며 야심차게 토요일 저녁에 찾아간 이태원의 바에선 완전히 최악의 무례한 경험을 하고 바 자체를 얼씬도 하지 않았다. 내 스스로가 밤에 어디 나다니는 성격도 아니고 술은 아예 입에도 안대는데 마지막날이기도 하고 어딜 알려주고 싶었다. 어디 가본데가 있어야 알려주는데 술자리 분위기도 술을 어떻게 섞어마시는지 비율도 모르고 해서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곳을 들르기전에 편의점에서 막사(막걸리+사이다)를 친구가 적절히 섞어줘서 한 잔 털어놓고 갔는데 얘네가 서양간이라 그런지 술을 한병을 마셨는데도 취하질 않았다. 심지어 막사는 그냥 음료수같다며 심드렁해했다. 그렇게 반신반의하면서 방갈로를 찾았는데 인생에서 최초로 이렇게 좋은 바에 가본다며 바닥에 깔린 모래와 방마다 재밌는 인테리어까지 핸드폰 사진을 찍느라 한참 바빴다. 그렇게 우리의 마지막 밤은 레인보우 데낄라 투샷샷과 올리브가 들어간 데낄라 원샷으로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캐나다에 지점을 차리라며 떼를 썼던 맘스터치. 롯데리아보다 훨씬 낫고 캐나다에 가서도 저 감자튀김의 맛은 그리워할게 분명하다며 5번을 넘게 시켜먹었다. 한국어로 주문해야하는 고통스러운 시간, 혹은 미친듯이 떨림의 시간을 극복하고서라도 그들은 맘스터치를 여러번 찾았다. 모든 버거들이 하나같이 맛있고 감자튀김은 가히 최고며 캐나다에는 "맘"이 없다며 빨리 한국의 "맘"을 찾아 와야하는 이유가 생겼다며 호들갑이었다. ('내 친구 까탈도 보통이 아닌데 얘가 이정도 호응이면 이참에 토론토에 맘스터치나 하나 차려 볼까?' 란 생각이 스쳤다.)

이놈의 잇유얼김치가 뭔지 이 동영상때문에 얘네가 이거 다시 사먹으러 인사동을 찾았다. 이 유투브를 보고 이런 맛들이 너무 궁금해졌다고 했다. 그래서 하루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도 훨씬 더 가치있는 불량식품 쇼핑에 8만원을 넘게 썼다. 진짜 관점의 차이인건지 아니면 한국을 접하는 유일한 소통창구가 잇유얼김치인건진 알수 없지만 eat your kimchi가 전해주는 관점과 발언들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는지는 체감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들이 운영하는 홍대의 카페에도 내 친구들처럼 외국인들만 잔뜩 있었고 거의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이들은 스타와 다름없는 성지방문객 같아보였다. 내 친구들도 또한 이 동영상때문에 그리 가고 싶은 헬로 키티 카페를 포기하고 대신 이곳을 찾았다. 외국인들에게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문구를 날리며 그들의 방송사 광고나 신문에 광고를 하는 것 이상으로의 효과가 eat your kimchi와 관광청이 콜라보를 하거나 지원을 해서 유투브 컨텐츠를 통해 앞으로도 객관적이되 다채로운 한국의 컨텐츠를 작성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관계구축이 시급해보였다.

내 친구와 함께 이 자리를 하지 못했지만 학교에서 삼총사로 불리며 40lb를 뺀 다이어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내 친구 수잔이 보내준 크리스탈 라이트였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맛으로 두통이나 가득 보내줬는데 그녀의 응원이 선물과 편지로 충분히 나를 감동시켜주었다. 이렇게 다이어트는 온 동네방네 소문을 내야한다고 하는말이 맞나보다. 이제는 결과로 보여줄 차례!(이것이 언제나 그렇듯 제일 어려운 논제다.)

친구들이 한국에 도착하기 전 캐나다에서 갖고 싶은 선물들을 말하라그래서 메이플쿠키와 함께 이걸 말할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는데 생각해보니 매장이 던다스역에만 있는 것 같아서 그냥 말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역시 말이 필요없는 친구라고 내 친구가 선물로 davidstea를 사온 것이었다. 이걸 받고선 진짜 방방뛰었다. 내 마음을 알아챈게 신기할따름이었다. 진짜 이 곳의 모든 머그컵과 텀블러들을 사랑한다. 한국에서는 홍콩에서 유명한 티(TWA)가 있지만 미국에는 스타벅스에서 사들인 유명한 티 전문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DAVIDsTEA에서 마시는 티 가격 3불은 아깝지 않을만큼 매장이 너무 예쁘다. 깔끔 그자체인데 눈이 즐겁고 다양한 티들을 맛보고 느낄수있어 코와 입까지 오감이 즐거운 곳이기 때문이다. 선물받은 틴도 너무 예뻐서 아직 뜯지도 않고 고이 모셔두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선물이라면서 내게 남긴 허니버터칩 양말과 한 땀 한 땀 수놓은 십자수, 그리고 캐나다 메이플 시럽의 끝판왕인 재래시장에서 샀다는 메이플 시럽으로 만든 극도로 달콤한 쿠키였다. 허니버터칩을 구하기 힘든데 어떻게 운이 좋게 얘네와 함께 맛을 보여주며 호들갑을 떨었더니 예쁜 마음과 센스가 담긴 양말도 선물해주었다. 그리고 내 마음이 부자라 생각할만큼 훈훈함 덩어리를 안겨주었던 캐나다에 남겨진 내 소중한 절친 수잔을 위해 그녀가 좋아할만한 허니버터 아몬드와 스킨푸드의 아이리무버를 친구편으로 보내주었다. 물론 내 편지도 함께 말이다. 허니버터아몬드는 내가 다른 것들을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친구들과 함께 나눠먹으려고 사서 맛을 보여줬는데 진짜 맛있다며 그러더니 자신들 집에 놀러갔었는데 그때도 허니버터아몬드를 사놓고 평소에 먹고 있었다.

녀석들, 너희도 결국 허니버터맛의 노예가 되어버린거야!

수잔이 너무 보고 싶어 한국에 있는동안 영상통화도 하고 우리 셋이 함께 했던 추억들이 수십번이고 떠올랐다. 수잔이 여기 왔으면 아마 죽었을 것이라고 했다. 너무 행복해서 죽었을것이라고 이 모든 한국의 많은 것들이 그녀가 좋아해 마지 않는 구두, 옷, 화장품, 맛있는 음식들로 그녀는 죽었을것이라 했다. 그녀가 오지 않아서 죽지 않은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겠다.

누군가에게 상냥하지 않은 나로썬 누군가를 위해 공항에 데려다 주고 인사를 하러 데릴러 가는게 난생처음해본 일이었다. 그것이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보고싶은 마음이 앞섰고 미국은 물론이고 평생 온타리오 주 밖을 나가본 적이 없는 캐나다친구들이 가장 처음 외국으로 한국을 찾은 사실이 너무 고마웠다. 나로 인해 한국을 알게되었고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야하는 사명감에 불타오르기도 했었다. 우려했던 것 이상으로 그들은 행복해했고 한국을 더 많이 좋아해주어 어느정도 9월의 가이드로써의 미션은 잘 수행한 것 같아 뿌듯하다.


 우리는 1년전에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헤어질때 그리 슬퍼하지 않았다. 우리는 조금 슬퍼하긴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또 만나게 될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우리의 인사는 "북미에서 만나."였다. 찐한 포옹과 함께 말이다. 평생을 함께 해도 큰 스트레스 없이 마냥 옆에서 수다떠는것만으로도 행복한 친구 두 명이 캐나다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기분이 좋다. 쉐리던에서 만난 우리 삼총사들의 우정은 온타리오 옥빌에서 시작되었지만 서울에서 꽃피었고 앞으로도 뉴욕과 하와이등지에서 꽃피울 수 있길 바래본다. 우리가 웃음을 띄며 인사를 나눴던 그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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