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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쑤 Jul 03. 2016

오빤 교포 스타일!
나의 교포 입덕 스토리

이젠 대세남이 된 미국 교포 남자 연예인


 아직도 이 순간을 잊지 못한다. TV에서 향기를 보내면 시청자가 맡을 수 있다는 뉴스를 콧방귀 뀌며 들었지만,  어리숙한데도 매력적인 사람의 느낌에 정신이 홀려 냄새는 물론이고 TV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느낀 적 말이다. 존박이 방송을 통해 데뷔하고 지금까지 존박 팬을 자청해왔다. 존박이란 존재를 알게 되면서 교포 남자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함은 끊이질 않고 증폭되었다. 아이돌 덕질 몇 년이면 외국어를 마스터한다더니 존박의 팬이 되고 나서는 진짜 덕질의 의미를 내가 이행하고 있었다. 그가 아메리칸 아이돌 때 출연한 영상이나 다른 영어로 된 매체 인터뷰를 좀 더 사실감 있게 느끼고 싶어서 영어를 공부하고 연습했다. 그의 말이 편하게 들릴 때까지 노력했던 것 같다. 김조한처럼 아예 뮤지션의 모습도 있었고, 미국에서 살았지만 영어보다 한국어가 더 편한 연예인이나 아이돌 멤버 중에 외국에 살다와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연예인도 있었지만 그룹 활동을 하다 보면 팀 색깔을 비추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기 마련이다. 존박의 경우 남자 솔로라 그가 가진 캐릭터를 더 다이렉트 하게 보여주었고 세계화의 흐름에 맡게 교포 남자의 매력을 내뿜는 선두주자였던 것 같다. 물론 그 앞에도 훌륭한 교포 연예인은 많았다. 하지만 철저히 내가 나이의 기준에 맞춰서 체감하는 이성적 매력은 존박이 교포 연예인으로 가장 강렬하게 인식되었다.

 존박은 알면 알수록 괜찮은 연예인이었다. 처음에 배용준 소속사인 키이스트와 계약한다는 소리가 파다했었지만 시간을 한참 끌더니 김동률이 몸담고 있는 뮤직팜으로 갔다. 한국에서 "밀쳐도"를 "쳐밀도"라고 부르는 한국어 실력에, 그렇게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다. 누구나 큰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많은 계약금을 받고 화려하게 정식 데뷔를 꿈꿀 것인데 그것보다 내실을 택하는 모습처럼 느껴졌다. 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는 존박의 인터뷰 내용을 뒤늦게 알았을 때 그를 한층 더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큰 회사에 간다고 좋은 음악을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존박은 김동률의 프로듀싱은 물론이고 이적, 정재형, 이상순 등과 음악적 교류를 하면서 자작곡을 쓰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다. 

 한참 존박이 슈스케2로 이슈화되고 에디라는 싱어송 라이터가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나와서 노래를 불렀던 적이 있다. 그렇게 에디신이라는 아티스트를 알게 되었고 그의 미성이 좋았다. 현재 비스트 소속사에서 데뷔를 했는데 데뷔 활동만 몇 개월 짧게 하고 그는 쿨하게 뉴욕대 녹음학과로 갔다. 당시 윤도현도 이렇게 데뷔하고서 학교로 곧장 돌아가는 것이냐며 놀라워했었다. 한국인 최초(?) 혹은 아시아인 최초(?,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확실치 않다.)로 그 학과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 과가 배출해낸 저명한 아티스트들이 많은 곳이라 하였다. 그리고 다시 또 컴백할 날을 기다렸다. 유학 시절 중간중간 미니 앨범 형식으로 앨범을 내거나 가수 G.na의 <애인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이라는 노래의 영어 버전을 맡는 등 잔잔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갑자기 솔리드의 정재윤이 프로듀싱한 AZIATIX의 보컬이 된다. 아시아 투어도 하고 미국 투어도 하고 잘 나가는 미국의 레이블에 계약도 큰 금액으로 성사해서 너무 순식간에 떠버린 가수가 되어있었다. '역시 직접 노래 만들고 실력도 있는 아티스트들은 잘 될 수밖에 없구나.' 혹은 '한국어보다 영어를 잘하는 것이 이리도 큰 benefit인가?'라는 반문을 하며 그들의 성공을 축하하기도 잠시 너무 빨리 올라갔던 인기는 큰 계약 이후 지지부진하게 제대로 된 앨범 한 장 내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얼마 후, 에디신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플로우식은 요즘 쇼미 더 머니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언젠가 아지아틱스가 나온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아직도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멘트가 있었다. 사랑과 이상형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에디신은 김밥천국에서 음식을 먹더라도 비싼 분위기의 레스토랑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을 아는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sns에는 틈틈이 전 세계 투어를 하며 러닝을 하거나 농구를 즐기는 인증샷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 줏대 있고 소신 있는 발언이었고 이때부터 자기 취미로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남자가 괜찮은 남자임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요즘 대세이자 물들어 올 때 열심히 노 젓고 있는 에릭남이다. 그도 미국 교포다. 에릭남이 괜찮은 남자인 줄은 아리랑 tv에서 After school club MC를 할 때부터 진작에 알아차렸지만 선뜻 그를 좋아할 수 없었다. 그는 너무도 사기 캐릭터에 가까웠다. 남을 위하는 마인드나 배려는 내가 굳이 여기서 언급하지 않아도 1 가정 1 에릭남이라는 별명이 잘 대변해주는 자존감을 가지고 늘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소속사가 크거나, 특색이 있는 소속사는 아니었지만 순전히 그의 능력과 매력으로 연예계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이젠 cj e&m에서 좀 더 글로벌하게 소속사의 서포트를 받고 있다. 그리고 아리랑 tv에서 많은 아이돌들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 해외에 있는 아이돌 팬들에게도 그를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남을 배려하다 보면 자신이 존중받을 수 있는 예를 보여주는 장본인이었다. 리포터라는 직종에서도 자신만의 매력과 기존의 인터뷰이들과는 다른 자세로 자신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젠 우결부터 각종 cf까지 안 나오는데 빼곤 다 나온다. 에릭남이 큰 키에 근육질의 몸매는 아니지만 여자들이 진짜 좋아하는 것은 피해의식 없이 밝고 진솔하게 늘 열심히 사는 그의 마인드라는 것이다. 높은 자존감의 바람직한 예가 에릭남이라고 생각한다. 

존박이 부스터 역할을 했고 에릭남이 그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면 교포 남자 연예인의 인기에 힘입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아티스트가 슈스케 출신의 케빈오다. 최근 종영한 웰메이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In my dreams, underneath the stars~"의 발음과 음색이 심상치 않았던 장본인이었다. 존박, 에릭남처럼 그도 가수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학창 시절 동안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미국 유명 대학(다트머스대학교)을 다닌 학생이었고 슈스케라는 오디션을 통해 그를 알리게 되었다. 아직 그가 가진 매력을 알리기엔 그가 작년에 갓 슈스케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여 지금 드라마 ost활동을 하면서 뜨기 시작했지만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그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Baby Blue라는 곡만 들어도 그가 연예계에서 정확히 포지셔닝할 수 있는 색깔이 어떨지 얼추 감은 잡힌다. 그래서 앞으로의 행보가 기다려지는 가수이자, 남자 교포 연예인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는 루키로 꼽고 싶다. 



 로이킴도 자신은 한국 이름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슈스케 제작진의 권유에 영어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했듯이 분명히 우리 사회에 교포 남자 연예인이 주는 플러스적인 요소가 있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영어 하나를 잘하는 것을 넘어 뭔가 스윗할 것 같고 여자를 배려해주고 존중해줄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지만 그 이미지에 숨겨진 진짜 교포가 사랑받는 이유는 방송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아닌 높은 자존감이다. 다른 언어를 할 줄 알고, 다른 나라에서 자랐다는 것은 좀 더 확장해서 해석하자면 내 것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도 나와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해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성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것은 이상형을 충족해 줄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을 때 그 인기가 오래가고 그 이미지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힘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존박, 에릭남의 인기는 납득이 가능하다.

  멀리 볼 줄 알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을 줄 알고, 가식보다는 진정성 있게 꾸준히 자신이 잘하는 음악을 하고 또 인간적인 매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이 기획사의 전략에 맞춘 연예인들보다 더 친근하고 사람 냄새나면서 동시에 다른 문화권에서 온 백그라운드가 주는 매력을 배가시켜주는 것이 아닐까? 세계는 글로벌화되어 작아지고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로 교포 연예인이 대중문화에 끼치는 이미지와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단언한다. 아이돌 덕질에도 휴덕은 있지만 탈덕은 없다는 회전문과 같은 매력처럼 교포출신 남자 연예인들의 덕질에도 휴덕은 있지만 탈덕은 없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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