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판교점, 전 세계 핫한것만 모셔왔다!
"Merry-Go-Round"
현대 판교에선 아이들을 위한 회전 목마를 발견할 수 있다. 보는 사람도, 타는 사람도 모두 즐거운 백화점 한 가운데 회전 목마를 보고 있노라면 "아, 이래서 현대판교, 현대판교.' 하는구나."를 알아챌 수 있다.
기존의 백화점과는 달라도 좀 다르다. 강남인듯, 강남 백화점이 아닌 현대판교라 무엇보다 좋았다. 아이들의 로망을 담은 이 곳은 쇼핑을 사랑하는 여자들의(물론 남자도 된다.) 로망을 한데 담은 곳도 된다.
너무 근본없이 무조건적인 현대판교 찬양이 아니냐고?
그렇다. 지하 1층 식료품관에 가면 조금은 창렬스러운 가격에 혜자로운 맛을 느끼게 해주기에 이곳에서 먹고 죽어도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신세계 강남의 북적거림이 싫고, 압구정 갤러리아의 핫함이 이젠 좀 지겨워 질때쯤 적당히 넓고 쇼핑을 할때 매장안에 들어가는데에 있어 망설임이 없어서 좋았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는 잠실 롯데는 무너질 것이라는 불안요소를 제외하고서라도 압구정 현대나 압구정 갤러리아에서부터 느끼는 위압감이 있었다. 돈도 많고 머리의 펌도 적당히 자연스러워야하면서 쌩얼인듯 쌩얼아닌 결 고운 피부에 루이비통보다 한 단계 높은 명품가방을 들어줘야 거기서 살 수 있는(can afford to buy) 쇼퍼가 되는 듯 했다. 또 다른 예로선 코엑스몰이 있다. 진짜 뽀얗고 블러처리 가득 된 매장들이 가득가득한데 동선이 복잡해서 삼성역에서 집으로 가고 싶은데 늘 봉은사역이 나오는 마음졸임이 있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좀 뻔한, 디피도 매장도 그냥 꼭 거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매장들의 연속이었다.
강남의 백화점들은 하나같이 좁다. 물론 비싼 땅값이 이유겠지만 그래서 속이 뻥 뚫리는, 혹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만족감있는 쇼핑을 했다는 생각을 덜 들게한다. 매장 하나를 둘러보고 다른 매장을 볼 때까지의 거리가 좁아서인지 매 스토어보다 "매의 눈"을 장착해 집중하는 것이 피로로 느껴진다. 그리고 우선 예쁜게 있어도 '사야겠다.'는 마음보다 '비싸겠지. 무조건.'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현대 판교는 주차장부터가 달랐다. 페이도 쉽게 할 수 있고 구매와 즉시 자신의 차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해서 주차비를 차감해주거나 면제해주었다. 그런 한끝차이의 편리함이 고객을 위한다는 생각을 들게했다. 그리고 1층 화장품 매장을 스치듯 돌다가 지하 식품매장으로 직행했다. 미리 갔다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통해 공부해놓은 바에 의하면 그 곳에서 꼭 먹어줘야한다는 joe &the juice를 들렀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너무 예뻤다. 구미에 카페를 차리게 된다면 이곳의 인테리어를 본따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나 액자를 그냥 벽에다 거는게 아니라 벽에 홈을 파서 따로 액자를 위한 조명까지 쏘는 센스는 달라도 뭔가 다른,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라하는지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카페인을 즐겨할 수 없는 사람들이 꽤 많다. 다이어터부터 모유수유맘까지. 그럴 때 이곳은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맛있고 건강한 주스로 카페의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 쥬스의 맛은 스무디킹보다 훨씬 맛있었고 가격도 물론 그보다 비쌌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기엔 적당히 몇초를 갈아야하는지, 어떤 재료를 얼마만큼 넣어야하는지 그 비율을 기가막히게 잘 맞춘 곳이었다. 무작정 달단 생각도 안들었고 인공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았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백화점을 백바퀴돌아도 체력이 남아도는 엄마와 딸과는 달리 한 끼 어떻게 잘 얻어먹으려고 할 수 없이 따라온 남동생의 안식처였다. 입튀어나오기전에 미리 쥬스하나 물려놓고 (큰 사이즈로~!후훗.) 여자들도 편하게 쇼핑할 수 있기 안성맞춤이었다.
현대 판교를 찾은 이유이자 차라리 한국에 없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았을만큼 큰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 eataly였다. eataly가 그리고 특히나 이런 고급 식료품점이 인기있는데는 그곳의 물건과 품질 그리고 물건에 담긴 역사와 스토리는 물론이고 디피와 매장의 분위기가 너무도 중요한데 이곳은 그냥 eataly에 파는 물건만 그대로 떼다 때려박아놓은 느낌만 강하게 들었다. 특히 eataly는 매장의 분위기와 세련되면서도 시크한 맛, 그리고 이태리에서 뭘 좀 아는 장인들이 만든 식자재를 서서 와인도 마시고 음식도 즐기는 분위기를 재현하는데 완전히 이곳은 실패했다. 매장이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해보면 매장의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닌데 너무 허무했다. 이곳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모든 맛이 좀 비싼만큼 보통 이상일 것이고 식자재도 좋은 것 썼을거란 신뢰가 있어야하는데 음식을 먹는 곳도 대형마트의 푸드코트와 다를게 없었고 eataly라는 명색이 무색할만큼 이곳만 사람이 붐비지 않았다.
1년전쯤, (아, 이젠 2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시카고 eataly를 갔을 때 건물 한 채였나? 뉴욕보다 훨씬 큰 규모의 eataly를 방문하고 입이 떡 벌어졌는데 시카고같은 경우엔 더 한산하고 "구경하고 보기 좋은 곳"이었다. 뉴욕은 좀 시끌벅적해도 "지갑을 열기에, 쇼핑을 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곳"이었다.
그런데 현대판교의 eataly는 이도 저도 아니었다. 몇 년 전에 생긴 강남 고터의 dean&deluca보다 한참 큰데도 오히려 시대를 역행해놓은 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새삼 dean&deluca가 한국에 들여올때 제대로 공간활용하면서 분위기까지 잘 한국사람들에게 큰 거부감없게끔 한층 밝은 톤의 조명과 깔끔함으로 잘 무장했다는 칭찬거리만 늘었다.
압구정에서 다이어터에게 허락된 먹거리를 찾다보면 쉽게 검색어에 걸리는 게 이곳이었다. 이곳의 센스있는 네이밍과 특유의 건강한 분위기를 살리기에 현대판교 식료품관은 너무 레드오션이었다. 그래서 관심을 갖기엔 다른 곳들이 너무 볼 것도 많고 호기심을 자극하고 먹고 싶게 하는 것들이 많아 꼼꼼하게 이곳의 매력을 뜯어보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그냥 지나치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쉬움에 대한 말이 언젠가부터 싫어졌다. 면접관의 입에서 부터 튀어나오는 말은 상대적 을들에게 절대 예쁘게 돌려말하는 언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쉽다는 말엔 마음 절절히 녹여져나오는 안타까움보다 그래서 안될거야, 그래서 별로야.라는 부정만 뭉쳐있다. 사람은 누구나 아쉬운 점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이 앞으로 개선될 수 있을 문제인가에 대한 가능성의 의미가 부가되었으면 한다.
요즘 잘나간다는 대용량커피 트렌드에 발맞춰 아메리카노 가격에 칠성사이다와 탄산수 그리고 애플민트와 레몬을 직접 그자리에서 빻아 만들어줘서 물말고 다른 음료로 목을 축이기에 이곳에서만 맛보는 꽤 괜찮고 즐거운 음료였다. 들고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안마르던 목도 말라지게 하는 느낌이라 좋았다.
그리고 이 요물같은 매그놀리아.
옛날에는 남들 줄서는 것만 따라 줄서다가 제대로 뭔지 모르면서 남들이 하는것만 우루루 따라서 휩쓸리곤했는데 이번엔 자랑스럽게도 매그놀리아에서 줄 선 사람들속에 섞여 줄을 서지 않았다. 누구보다 바나나푸딩을 좋아해서 한국에서도 바나나푸딩을 판다는 곳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몇 번을 갈아타고 몇 개씩 사서 나도 먹어보고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는데 한참 매그놀리아에서 먹었던 맛과는 차이가 있었다. 굉장히 질퍽하고 만들다만 느낌이었다. 뭔가 매그놀리아 바나나푸딩 특유의 쫀득하면서 풍부하게 달달한 크런치함이 디저트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데 저렇게까지 줄을서서 먹기엔 현대 판교에 먹을게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파는 바나나나 유제품의 맛을 현지의 것과 그대로 재현해낼 수 없는 한계를 들었고 알 것 같기도해서 궁금함이 떨어졌다. 그리고 컵케익은 원래 좋아하지않아서 주저없이 패스!(다행이다 달달구리중에 하나라도 좋아하지 않는게 있어서...적어도 그것만은 유혹없이 참고 넘길 수 있으니)
아, 디저트의 유혹이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지하 1층에 들어서자마자 피에르에르메의 마카롱이 그리도 맛있다는 한 미식가 블로거의 찬양 혹은 거의 간증수준의 글을 늘 접하면서 4000원짜리 손톱 두개 합쳐놓은 양만큼의 작디 작은 마카롱을 한 입 물었는데 "대박"이다. 진짜 달라도 다르긴 한참 다르다. 엄마가 한 상자 사라고 하셨는데 36000원인가 40000원을 웃돌았다. 이미 먹어보기 전에 마카롱을 먹고 좋아하거나 맛있게 먹었다거나 감동한 적은 없어서 더 놀랐다. 이미 이 맛을 알았더라면 꽤 땡보라 불리는 나의 지갑을 기꺼이 열어 한 상자를 샀을 것 같다. 진짜 부드러운데 촉촉하고 끝장나게 맛있었다. 이젠 마카롱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만큼 말이다. (내겐 마카롱은 늘 언제나 달콤한 것이 주는 즐거움 딱 그 이하를 맴돌았던 디저트였다. 왠만한 빵이 다 맛있다는 부숑의 마카롱도 다른 데서 맛 본기존의 마카롱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는데 말이다.)
마스터쉐프 코리아에서 탑 5안에 들었던 쉐프들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5pening이라는 프로그램을 너무도 좋아했었다. 그리고 요즘 어딜가나 쉐프열풍이고 홍석천의 가게도 있었지만 이태원에서 늘 비싼데 맛있는 곳이라들어서 굳이 여기서까지 찾아서 먹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마스터키친에 갔다. 그 옆의 가게도 유명 쉐프가 운영하는 가게였는데 점심시간이 되자 웨이팅이 한 줄 서있었고 30분은 넘게 기다려야하는 듯보였다. 몇 자리 듬성 듬성 보이길래 함박스테이크와 카레우동을 시켰는데 진짜 최고의 선택이었다. 왜 쉐프의 음식은 다른지 충분히 알게해주었다. 레시피도 기존에 먹어본 맛과 달라서 맛의 다채로움이 있었고 음식을 정성들여서 했다는 느낌을 받아서 완성도 있는 음식으로 맛있는 한끼를 먹었다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가격대도 플레이트 2개에 3만원 정도라 어딜가나 22000원쯤 하는 강남의 파스타집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식사였다. 제대로 된 테이블, 마주볼 수 있는 테이블이 아니라 오픈 키친을 보면서 식사를 해야한다는 점이 좀 아쉬웠지만 그것을 무릎쓰고서라도 충분히 특색도 있고 만족스런 맛도 있는 식사였다.
스타벅스에서 tea를 시킬때마다 너무 돈이 아까운데 그게 아니면 아메리카노를 마시기엔 너무 늦은 저녁이라 카페인은 피해야하고 칼로리는 거의 없다시피한 선택에서 tea는 선택지 없는 답안이다. 아메리카노에 4100원은 내겠는데 tea에 3800원은 왜이리도 아까운지 모르겠었다. 하지만 tea도 분명히 아메리카노 이상의 가치를 하게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가게가 davids tea였다. 그곳의 메인 컬러가 이 청량감 가득한 청록색인데 어느샌가부터 my favorite color를 파란색이라고 말하기엔 초록색도 좋은 내가 찾은 중도가 이 색감이었다. 이곳은 davidstea는 아니고 회전목마 옆에 있는 카페였는데 의자 색감이 너무 예뻐서 찍어두었다. 이런 색감의 가구는 때도 안타고 포인트도 되고 남들 다 가진 쇼파의 느낌도 나지 않아서 집에 들여다놔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 언젠가 davidstea가 들어온다면 스타벅스보다 더 잘빠진 컵 악세사리들과 화장품가게같이 환하고 예쁜 조명으로 무장한 카페와 친근감 넘치는 매장 알바생 그리고 tea값이 아깝지 않게 느껴지는 다양한 차의 종류까지 한국인들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카페가 될 것 같다.
백미당 아이스크림을 먹어볼 것이라고 그렇게 외쳤는데 지하 1층엔 백미당 디저트만 있고 아이스크림은 9층(?)으로 올라가야했다. 아기 분유맛이라던데 계속 먹어보니 아기분유맛은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않았고 리치한 유제품이라는 생각은 들었으나 백미당보단 폴바셋이 더 대중적인 유제품의 맛을 살린 아이스크림이었다. 아직까지 맥도날드 소프트콘을 대체할만한 가성비를 가진 아이스크림은 없는 걸로! 소원풀이는 했는데 뭔가 찜찌만 느낌이었다. 콘도 맛있었고 아이스크림도 괜찮았는데 지하 1층에서 9층까지 이거하나 먹어보겠다고 다시 빠닥빠닥 올라갈 만한 맛은 아니었다.
부모님댁이 구미인데 엄마는 이곳을 한번 갔다와서는 구미에서 운전해서 이곳에 또 가고 싶다고 하신다. 마스터키친을 함께 먹으며 내겐 그냥 구미에 내려가지말고 서울에서 매일마다 이곳에 출근(?)해서 하루에 하나씩 이곳의 맛난 것들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라고 하셨다. 그만큼 여자들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이곳을 찬양할 수 밖에 없는 점은 단순하다. 지갑을 열리게 하는 분위기때문이다. 부자들만 이곳에서 쇼핑을 해야한다는 위화감같은 것이 일반 강남의 백화점보다 덜하다. 강남에서는 그나마 그 느낌이 덜 했던게 강남고터였는데 북적이기도 하고 새롭고 확장하면서 뭔가 엉뚱한 장소(명품 시계 매장)에 라뒤레 마카롱을 팔고 있고 신관과 구관을 넘어가는 길목에 디저트샵은 언제나 만석이라 앉을 여유는 없었고 섹션별로 쇼핑을 할 때 입점된 아이템의 종류가 툭툭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었는데 현대판교는 전반적으로 비싼 걸 알면서도 제품을 한번 더 뜯어보는 여유를 고객들에게 주고 살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심어준다. 마음의 문을 매장마다 계속 열게하는 동선과 아이템 선정의 매력이 있었다. 이 백화점, 저 백화점 다녀보니 한참 지겹거나 혹은 너무 졸작이라서 아쉬운 게 많다는 단점이 확연히 보이곤 했었는데 현대 판교는 큰 규모를 알차게 채워넣은 든든함이 좋았다. 수다를 떨기 위한 약속장소로도 좋고, 마음이 울쩍할때 지름신을 펼칠 수 있게하는 장소로도 적합한 이곳을 보고 있노라면 부자에게 한국은 천국이란 말이 새삼 떠오르게 한다.
네이버 블로그가 단장했는데 브런치의 ""모양을 그대로 가져온 모습을 보고 인상이 찌푸려졌다. 어차피 다음 콘텐츠의 감각과 힘은 믿어의심치 않지만 네이버 블로그로 그만큼 해먹었으면 더 참신한 업그레이드였으면 좋았을텐데 씁쓸했다. 누군가 따라한다고 해도 이미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브런치를 따라갈 순 없다. 시간이 갈수록 브런치는 참 브런치스러워지는 것 같아서 정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