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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쑤 Aug 27. 2019

슈퍼맘 연예인 a.k.a 다능인

일도 사랑도 가정도 모두 다 성취한 그녀들


"너는 꼭 결혼하고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

 

 아주 어릴 적부터 학원 뺑뺑이를 마친 후 집에 돌아오면 엄마는 잠들기 전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었다. 요즘 같은 시대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때만 해도 대학교를 마치고 취업을 하든, 시집을 가든 그것은 선택으로 나뉘는 순간이 있었다. 엄마는 결혼과 함께 나와 동생을 잘 양육하기로 결심하셨다고 했다. 사범대를 나와 선생님이 되길 포기하셨다. 그리고 그 한 아닌 한(?)은 나에게 은연중에 큰 영향력으로 다가왔다. 그 사실을 까맣게 있고 있다가 대학생이 되고선 그때 엄마의 말을 떠올려 보았다.


 그렇게 직업을 가지면서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이 그 옛날에 비해선 조금 흔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 흔함에 비해 아이를 가진 엄마가 직장을 다니면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은 막막하기 마찬가지였다. 그때부터 선택의 가지치기를 시작했던 것 같다.

1. 평생 다닐 수 있는 한 회사의 직장인과 아이의 엄마는 대한민국에서 병행하기 힘든 구조다.

2. 나의 능력을 키워 아이를 키울 때, 그리고 일에 집중하고 싶을 때 온오프가 가능한 직군을 찾아보자.

3. 나의 능력은 언제나 유효해야 한다.

4. 프리랜서가 좋을지도 모른다.

5. 사업을 하고 구조를 만들어보자. 그 사업과 구조안에서 움직일 수 있다.

6. 내가 받은 한국의 교육을 그대로 아이에게 물려줄 수 없으니 아이가 7살 되는 해에 미국에 보내자.

7. 미국에 보낼 수 없는 환경이면 돈을 엄청 많이 벌어 아이를 국제학교에 보낼 만큼 여유로워야 한다.


위와 같은 명제 속에서 나는 철저하게 계산하고 움직였다. 이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 대학생 때 술 먹고 친구들이랑 뭐 먹지? 고민하면서 캠퍼스의 낭만을 보낼 여유가 없었다. 현재를 대충 보내다간 미래에 대충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기 딱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나의 자극제는 몸매가 쭉쭉빵빵한 이효리나 당대 최고의 연예인이 바탕화면이 아니었다. 항상 삶을 연구하고 자극받는 존재들은 연예인들 중 슈퍼맘들이었다. 그들이 예뻐 보이진 않았지만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아줌마들의 삶과 생각을 연구하다 보니 홈쇼핑에서도 일할 수 있었고, 지금 역시 육아 유투버들의 전문성을 띄고 있는 건 그때부터 지속적으로 공부와 관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일지 모른다.


:::  슈퍼맘과 다능인의 완벽한 콜라보레이션,

아나운서 박지윤 :::

 나는 이 세상 엄마들을 존경한다. 자신의 교육적 철학에 맞춰 아이를 교육하는 엄마들을 보고 동경한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내조를 잘하는 것도 정말 부럽다. 기술가정 시간에 후딱 해치우는 걸 좋아해 십자수 시간엔 앞은 멀쩡하고 뒤를 까 보면 십자수를 하고 있는 내 머릿속처럼 엉망진창 실타래들이 얽혀 있었다. 그 와중에 나는 우리 반에서 제일 빨리 완성했고, 겉으로 그럴싸한 모양을 만들어 낸 것에 큰 의의를 두었다. 요리 실습 시간에 행주를 유일하게 태워먹어 등짝 스파이크를 맞은 기억도 선명하다. 수업시간엔 세상 선생님들이 예뻐라 하는 아이였지만, 기술 가정 시간은 정말 머리를 가둬두는 답답한 시간이었다. 대학에 가서 요리에 취미가 없을 때마다 사 먹어야지, 그러려면 돈은 많이 벌어야겠다, 그게 더 쉽겠다 싶었다. 요즘처럼 레토르트 제품들이 빵빵한 시대가 참 감사할 따름이다.

요즘 엄마들은 슈퍼 우먼이 되어야 한다.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서 워킹맘 이야기를 보고 듣고 읽을 때 자연스럽게 일을 본인이 온오프 하거나 조절할 수 없는 스타일이라면 완벽한 엄마가 되지 못해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업무에 있어서도 뭔가 성에 차지 않아 속상해한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접했다. 그 후, 나는 줄곧 공차를 한국에 데려온 김여진 전 대표와 박지윤 두 사람이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자주 다짐하고 이를 꽉 깨물며 살았다.

 이 사람의 루트대로 삶을 그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박지윤처럼 영리하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나가는 사람도 없다. 잠자는 시간이 정말 작고 그만큼 본인의 노력도 피 터지게 한다. 어떻게 자신이 보일까 걱정해서 두려워하기보다 자신의 진심을 나누는데 적극적이기 때문에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한다. 아나운서 중에 가장 경제적으로 성공한 아나운서는 전현무, 김성 주겠지만 여자 아나운서 중에는 독보적으로 박지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방송도 열심히 했지만 적절한 시기에 자신의 고민을 담은 제품을 다이어트 스무디와 결합해 욕망 스무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다이어트 멘토가 되어야 하는 제품의 브랜딩을 어느 정도 레벨에 올려둔 후엔 야노시호로 브랜드 광고모델을 바꿨다. 아이를 출산하고 돌봐야 하는 시기엔 사업으로 경제적 뒷받침을 한 후 다시 또 부스터를 올릴 땐 최근에 박지윤 팩트를 론칭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아이 엄마로서 요리도 하고 사업으로 받은 감사를 바자회를 통해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인스타가 뜨기 전 시절엔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고, 인스타에서는 또 그 플랫폼에 맞춰  열심히 활동하시다가 이제 또 유투브의 시대가 오니 그에 맞춰 업로드하고 구독자도 순항 중에 있다. 본인이 제일 열성적으로 하고 있는 먹방 아이템을 잡는 것도 보통 현명함이 아님에 감탄한다. 유투브는 사진을 넘어 영상이기에 훨씬 더 많은 인풋이 들어가고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취사선택에도 어려움을 겪지만 박지윤은 처음에 이것저것 일상들을 올려놓고 그 이후 제일 잘할 수 있고, 반응 또한 좋았던 본인이 잘하는 먹방으로 콘셉트를 빠르게 잡아 나갔다.

박지윤 블로그 캡쳐 http://blog.naver.com/daineian

 방송은 누가 불러줘야 하지만, 방송이 아니라 본인의 내공을 감 잃지 않고 계속 쌓아 나갈 수 있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하는 방증이다. 디제이도 열심히였고, 여전히 시장에서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잘 쌓아나가고 있기에 라면부터 보험, 세제까지 꽤 다양한 분야의 광고모델로써도 지속적으로 활동 중이다. 이런 사람을 보고 다능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빛날 수 있는 예 중 박지윤을 떠올려도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했다. 아나운서로 출발해서 예능 그리고 dj, 유투버, 사업가, 광고모델 등 끊임없이 짧은 기간 동안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시험해 나가면서 부와 명예 그리고 본인의 아이덴티티까지 발전해나가는 사람 말이다. 물론 본인의 타고난 능력도 필요로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 열정 부자 변정수, 시대의 흐름과 관계없이

세상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다능인 :::


 학교를 늦게 가도 되는 날이거나 방학 때는 아침 교양 프로그램을 보는 게 참 즐거웠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생활에 도움되는 꿀팁들이 많았고, 집을 어떻게 꾸미는지 요즘 뭐가 뜨는지 어렵지 않은 눈높이로 세상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아침 프로그램에는 간간히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알려주는 방송도 잦았는데 그때 단골손님이 변정수였다. 그렇게 그녀를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만일 변정수가 요즘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얼마나 더 본인의 역량을 세상에 많이 증명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 당시에 그녀의 선택은 과감했으며 늘 자신을 돌보고 삶을 열정적으로 살았다. 본인을 가꾸지만 남들의 시선을 위한 노력보다 본인을 만족시키기 위한 높은 자존감도 돋보였다. 한국에서 그렇게 튀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고 뽐내면 존재 자체로 미움을 사 안티팬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었다.

방송이 그녀를 먼저 찾든, 찾지 않든 그녀는 어디서나 지금 이 시간에도 무언가를 열심히 하면서 살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될 만큼 에너자이저인 것 같다. 나와 또래의 딸이 있지만 그녀의 이름을 단 유투브 활동에도 열심히고, 모델부터 셀러브리티로써 각종 행사 참석과 방송인을 넘어 연기까지 척척 하는 다능인이다.


홈쇼핑 세일즈도 화려한 말발로 아줌마들과 열심히 소통하고,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하고 있는 봉사활동 역시 그녀의 삶에 대한 진정성을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엄마와 딸의 패셔니스타 행보로 두 딸 역시 스타의 대목에 올랐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본인의 역량을 한껏 되살릴 수 있는 그녀의 열정과 능력을 보고 있노라면 여자 유노윤호를 떠올리게 한다.


:::단순히 열심히 사는 것 그 이상의

다방면 능력자 다능인, 안선영 :::

 안선영은 결혼을 하기 전과 후에도 끊임없이 그녀의 수식어는 달랐다. 단순히 열심히 사는 것 그 이상으로 그녀는 어떤 분야에서든 열심히였다. 결혼 전에는 연기부터 토크쇼 그리고 엄마와 함께 방송국을 종횡무진하고 다녔으며 재테크부터 연애와 관련된 책의 저자까지 무엇이든 똑 부러지게 해내는 그녀였다. 그 와중에 영어에 대한 갈증을 느껴 어학연수를 갔다 왔고 대학원을 수료하는 등 배움에도 게으름이 없었다.

그래서 출산 후에도 이미 그녀가 닦아놓은 레퍼런스처럼 기존에 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방송인과 토크쇼 패널, 그리고 아이의 육아와 남편의 내조는 물론이고 "하고 싶다" 시리즈를 통해서 다이어트와 자기 브랜딩을 지속하는 사업들을 영위해 나갔다. 화려한 말발로 홈쇼핑에서도 크게 두각을 나타냈고 최은경과 함께 짝을 이뤄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본인들이 좋아서 하는 팟캐스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런칭한 브랜드의 제품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단순히 안선영을 열심히 사는 방송인으로만 치부하기에 그녀의 직함은 너무도 많다. 개그우먼, 방송인, 연기자, 라디오 dj, 출판작가, 대학원을 다녔을 때는 학생의 신분, 사업가, 홈쇼핑 쇼호스트, 엄마, 아내까지 그녀가 진출한 카테고리에서 야무지고 똑 부러지게 진행하고 있다. 뭐 하나 빠짐없이 안선영이 하면 기본 이상은 해내는, 그리고 제 몫을 다 해내는 진정한 의미의 다능인이다.


::: 나를 지키고, 내 주변을 지키고,

내 커리어를 지켜나가는 다능인, 이현이 :::


 다능인으로 칭하기에 모델과 예능인 그리고 셀러브리티로써의 삶만 세상에 알려져 있기에 조금 고민했었다. 하지만 첫째 아이 그리고 둘째 아이 출산하고 정말 얼마 되지도 않아 모델로써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신기하기도 했다.

 둘째 출산 후 얼마 되지 않아 광고모델 촬영도 감쪽같이 하고 셀러브리티로써 열심히 소통한다. 그리고 핫한 예능에 출연해 그녀의 예능감 역시 뽐내고 있다. 무언가 "나 열심히 살아야지!" 혹은 '사람들 저 좀 봐주세요! 저 파워 관종이에요. 진짜 뜨고 싶어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라는 느낌 없이 꾸준히 자신의 길을 찬찬히 걸어 나가는 모습이 예뻐 보인다. 사람들이 본인을 예뻐해 주길 바라는 마음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셀럽으로써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을 본인의 페이스대로 조절하면서 온오프를 리딩하고 있는 모습이 슈퍼맘의 모습을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유투브 채널이 없지만, 그녀의 남편이 퇴근길에 열심히 편집해서 꾸준히 올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홍빠빠 티비를 운영 중에 있고 자식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은 아이들의 성장앨범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인스타그램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연예인 본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인플루언서이자 많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슈퍼맘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이현이와 이현이의 가족이 빛나는 이유다. 아이들에게는 크게 상업적인 시선을 드리우지 않고, 엄마 아빠는 본인의 삶에 충실하면서 인플루언서로써 활발히 활동하고 적절히 "선"을 지키며 과욕 부리지 않는 모습에 사람들은 큰 안티도 없었다. 강동원을 닮은 아이를 모델로 뭘 만들어 팔아도 쉽게 만들어 큰돈을 만질 수 있었고 이현이 역시도 본인의 이야기와 가족과 남편 이야기를 컨텐츠화하여 다이어트 운동 밴드라도 하나 만들어 팔 수 있었다. 분명히 연예인들은 더 잦게 그런 유혹이 오는데 이를 본인들의 철학에 맞춰 지켜내는 모습에  크게 감명받았다.


::: 다능인의 삶, 모두에게 환영받는 시대 :::

 오랜 시간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아줌마, 슈퍼우먼으로 살아가면서 다능인은 필수 불가결한 선택지임을 깨닫고 있다. 복지에 큰돈을 마련해서 엄마들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도록 정부가 나서 달라는 억지를 부리기에 아직 우리나라가 덜 부강하다면, 그에 맞춰서 개인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리천장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생각해보았고,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가치와 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조건들을 종합해 내린 맞춤형 결론은 다능인이 환영받는 환경은 슈퍼맘일 때 더욱 빛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다능인이 설 자리와 다능인이 빛날 수 있는 자리는 늘어날 것임을 확신한다.

먼 훗날 다능인이 왜 되었나요?라고 묻는 질문에 이 아이 키우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라는 대답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열정을 담기에,
나를 설명하는 단어가 우연히도 다능인이었던 것 같아요.

라는 대답이 보다 대중화되는 세상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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