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동안 서울에서 먹었던 브런치 총모음집: 이러니 살이 안찌고 버텨?
회개리카노라는 말이 있다. 실컷 헤비한 음식들을 먹어놓고 칼로리가 낮은 아메리카노로 후식을 먹으면서 앞전 식사에 먹은 칼로리에 대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는 회개리카노. 마치 이런 마인드다. '내가 디저트에는 말야. 이렇게 달콤한 음료 시키지 않고 나름 칼로리신경쓴다고 디저트는 아메리카노를 특별히 시켰어.' 빕스가서 음식은 많이 먹되 꼭 다이어트 콜라를 먹어야한다는 지인의 에피소드가 함께 오버랩된다.
나는 브런치가 좋다. 진짜 맛있는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 전 설레고 음식을 시키고 먹으면서 널부러져 여유부리는게 좋고 음식값에 자리값까지 더해져 브런치는 조금 비싸도 용서가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맛이 없으면...진짜...박형식이 말하길 맛있있는 집은 비싸도 된다고. 근데 맛이 없는데 비싸면 맞아야한다고!!!라는 유명한 짤이 있다. 그걸 티비를 통해서 봤는데 박수치며 옳다구나 했다. 박형식생각=내 생각)뷔페가서 많이 먹는것보다 '제대로 된 음식 집중해서 잘먹자.'고 생각하는 주의다.
그런 날이 있다. 이유없이 팬케익이 너무 먹고 싶은 날말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그런 예상가능한 흔한 맛말고 단순한 레시피인데 그래서 더 새롭게 느껴지는 팬케익맛집을 찾아보았다.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고 폭신한 식감은 만족스러웠으나 비쌌다. 비싸다는것, 잠실은 심리적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는 것말고는 하얗고 넓직한 장소와 분위기 모두 만족스러웠다. 팬케익먹으러갔다가 옆테이블에 시킨 거 뭐냐고 물어서 따라시킨 새우냉파스타가 일품이었다. 이곳까지 다시 팬케익을 먹으러 갈만큼 잊지못할 독보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새우냉파스타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산뜻하게 맛있었던 이 메뉴가 의외로 인상적이었다.
카페마마스의 청포도 주스가 너무 먹고 싶어서 몇주동안 앓이를 해왔다. 캐나다에 있을때도 제일 생각나고 그리운 음식이 카페마마스였다. 그런데 당시에 주말엔 자꾸 시간이 나지 않고 주중엔 10시전까지 여는 카페마마스 지점을 찾아 일찍 일어나 단장을 하고 찾아갔는데 청포도주스만 되고 다른 브런치 음식들은 10시이후에 주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진짜 푸드플라이로 배달비 사치를 부려서까지 사먹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다. 청포도주스는 어찌하여 시켰으나 만족스럽지 못하게 어줍짢은 샌드위치로 배를 채우고 나니 제대로 된 디저트가 간절해졌다. 그래서 찾아간 르알래스카. 다른 주스도 있었는데 청포도주스밖에 주문이 되지 않는다하여 한 끼에 청포도 주스를 두번 시켜먹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비주얼이 아무리 뛰어나도 카페마마스의 청포도 주스가 독보적으로 맛있다고 말이다. 르알래스카에선 뭘 시켜도 다 비싸니까 괜히 금이 들어간 빵도 시켜보았다. 금이 들어가서인지 오렌지맛도 상큼하니 폭신한 스펀지케익처럼 특이하고 맛있었다. 하지만 르알래스카의 유명세에 비해서 이곳을 다시 찾고 싶은 메리트는 느낄 수 없었다.
온 집안이 빵을 만든다는, 정확히 3대에 걸쳐 빵을 만든다는 파리에서 온 곤트란 쉐리에 빵집을 찾았다. 샌드위치도 자극적이지 않았고 맛있는 달콤함을 가득 채워넣은 디저트도 좋았다. 이곳의 커피도 좋아한다. 서래마을에 갈 때마다 들리곤하지만 이곳의 시그니쳐빵이나 크로와상종류는 왜 이 곤트란 쉐리에가 자꾸 지점을 늘려갈 수 있는지 이유를 충분히 설명케한다. 요즘 쉐프들이 많이 나왔다는 미국 3대 요리학교 CIA에서 먹어 본 크로와상의 형태와 맛과 꽤 비슷했다. 그만큼 정석이었고 한 겹, 한 겹 바삭거리는 식감이 바삭거리면서 뚜둑 뚜둑 끊어지는 게 좋았다. 곤트란쉐리에선 치즈가 들어있는 빵들의 풍미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서울역에 가면 꼭 먹고 싶은 초코빵 가게 레스까르고! (이름만 불러도 설렌다. 내 초코빵!)우연히 스타벅스에 들렀다 바로 옆에 있는 레스까르고에서 샌드위치를 먹게 되었는데 재료가 실했다. 맛있으면서 건강한 맛을 함께 낸다는게 쉽게 들리면서도 꽤 어려운 맛인데 한 끼 샌드위치로 떼웠다는 느낌중에선 최고의 후회없는 선택지였다. KTX를 타러 서울역에 갈때 조금 시간을 넉넉히 두고 남영역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이곳에 들른 후 초코빵 두개 두둑히 장전하고 집에 내려가면 세상 최고로 부자가 된 기분이다. 쫀뜩한데 맛있고 절대 질리지 않는 초코바게트빵인데 중독성이 "쩐다."
다이어트를 할 때, 다른 음식들은 칼로리를 보면 동시에 '아, 이걸 먹으면 런닝머신 몇 시간을 뛰어야해.'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 곳의 초코빵만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어서 용서되는 맛이다. 나만 좋아하는 가 싶어 입맛 까다롭다는 사람 중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동생도 완전 반해버렸다.
"브런치의 가격과 양은 이래야한다!" 계란은 두개정도 넉넉하게 올라가야하고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을 것만 같은 양에, 이 맛 저 맛 다 맛볼 수 있는 한 그릇 그득히 담아먹는 서래마을 더 페이지를 좋아한다. 브런치 가성비라는 단어는 이 집을 겨냥해서 만든 맞춤형 단어리라. 리즈너블한 가격에 어마어마한 양과 분위기까지 어떤 메뉴든 뭘 시켜도 중박이상은 치는 맛있는 브런치 가게다. 장소를 정할때 누구와 가더라도 상대가 좋아할 지, 안 좋아할지 마음 덜 졸이게 되는 플레이스다.
카페 마마스는 최고다. 전국에 카페마마스를 따라 리코타치즈 샐러드며 파니니들을 파는 카페는 많지만 이 맛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카페는 거의 없다. 그만큼 별 거 없는 재료처럼 보이지만 뭔가 있다. 맛이 알찬 느낌이 든다. 아몬드도 아삭거리고 크기자체가 큰 아몬드를 쓰고 청포도주스는 달지 않은데도 기분 좋은 상큼함을 자랑한다. 캐나다에서 가장 먹고 싶은 한국음식이 카페마마스였고 3개월에 한번씩은 꼭 생각나는 맛집이다. 막 비싼것도 아니라서 자주 찾고 싶고 카페마마스를 가보면 다른 짝퉁 카페 마마스의 음식과 음료는 시도해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하는 "원조"의 힘이 대단함을 알게해준다.
팬케익이 너무 먹고 싶어 더플라잉팬 블루를 찾았는데 맛있긴 했는데 좀 달았다. 한 끼 식사용으로 진짜 포만감 제대로 느껴지게 하는 오른쪽의 메뉴가 더 담백학 맛있었다. 그러고보면 브런치는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맛을 되새겨보면 꽤나 자극적인 후추의 맛이나 발사믹 소스등의 다른 소스의 맛이 혀를 자극시킨다. 가격대비 더 플라잉팬블루도 다시 가고 싶을 만큼의 맛집까진 아니었다.
"얘가...얘가...물건이다." 진짜 맛있었던 프렌치 토스트랑 연어에그베네딕트! 미국에서 잘한다는 브런치가게에 가면 간이 참 잘 베여있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하는데 이곳도 그랬다. 기분좋게 달아야하면서 든든해야하는 프렌치 토스트와 에그베네딕트의 적당히 짭쪼롬하면서 수란의 터짐정도까지 고소하게 연어와 어울려서 박수를 치면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IFC몰에 먹을게 많아 선택지가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르브런쉭을 주저않고 다시 맛보고 싶은 브런치 맛집이었다. 하지만 가격이 조금 비싸다.
그래 나 브런치 좋아한다. 왜!!!그래서 뭐!!!(찔려서 그러는 건 아님) 돌이켜보면 철이 없었던 것같기도하고 이 맛, 저 맛 워낙 궁금한게 많아 맛있단 소리를 듣거나 맛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오면 리스트에 올려뒀다 찾아가곤하는 열정이 예전에 비해선 많이 사그러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어떠한 자극적인 맛보다 적당히 달달하면서 입이 즐거운 음식이 브런치다. 굳이 브런치 이후에 디저트를 먹지 않아도 되는 기분좋은 포만감은 덤인셈 치면 밥한끼먹고 커피 한잔 마시는 가격을 더해보아도 경쟁력있는 가격대라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브런치는 다양하고 가게마다 맛의 차이가 있고 기분따라 또 느끼는 만족감이 다르다. 술을 안먹고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아 그 돈 아껴서 여기 투자하는게 내 가치관에서 큰 행복이었다. 세상에 맛있는 브런치는 많고 thumbs up! 엄지손가락이 절로올라가는 브런치도 많다. 하지만 절대 질리지 않는 정겨운 우리네들의 브런치는 바로
속 든든한 한국의 밥상아니겠는가~!(괜히 훈훈한 마무리를 한다.) 홍신애가 운영한다는 쌀가게 바이 홍신애는 매일매일 다른 메뉴지만 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대에 푸짐한 한 상을 먹기에 딱인 음식점이다. 간이 많이 짜지 않고 포만감은 엄청나며 재료들이 흔하면서도 이 모든 조합이 특색 있어서 좋았다. 가게가 작아 점심시간에 가면 웨이팅을 해야하지만 서울에서 외국인을 데리고 한식을 제대로 맛보게하려면 이 곳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매일 매일 메뉴가 바뀌는 것도 메리트고 진짜 한국인들이 먹는 밥상을 체험해보고 싶은 외국인들에겐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