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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쑤 Nov 03. 2017

당신의 뉴욕은 안녕하세요?

그 동네, 그 사람들, 그 이야기

센트럴 파크에서 치열한 하루를 시작하는 뉴요커들에게선 언제나 큰 영감을 얻은다. 나또한 내 몸 하나가 재산이고, 내게 주어진 시간과 나 스스로를 관리하기 위해 얼마나 나를 돌보고 있는지 돌이켜보았다. 그리고 일년째 퇴근 후 운동을 해야한다는 압박에 미루고만 있었는데 드디어 운동을 시작하고 여전히 귀찮지만 삶의 활기를 되찾았다. 오랜만에 두시간이 넘는 조깅을 한 터라 온 근육이 후들거리게 아팠지만 브루클린의 스테이크 맛집 피터루거로 향했다.

뉴욕에 갈 예정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네이버 카페에서 누군가 피터루거 갈 사람을 모집한다하여 거기 좀 껴봤는데 그 주 저녁 예약이 다 차있어 결국 캐나다에서 미국 오는 시간과 맞물리는 바람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엔 마음접고 있었는데 될 것 같다가 안되니까 더 약이 올라 내가 카페에서 사람들을 모집하고 떠나기 전날 밤 어차피 밤을 샐 계획이라 전화 예약을 마쳤다. 그리고 현지 전화번호는 캐나다의 내 친구 번호로 넣어뒀는데 너무 예약 바로 앞이라 확인전화는 따로 오지 않았다.

이 곳에서 꼭 시켜야 하는 건 토마토와 양파 그리고 베이컨이다. 다섯명에서 갔는데 스테이크 for 3를 시켰다. 내가 아는 그 맛이 아닌것 같았다. 돈은 50불정도 내고 싸게 먹었지만 스테이크 for 2를 두개 시켜야 했나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양은 충분했는데 이 날과 같은 맛이라면 다신 예약하며 힘들게 여길 찾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너무 성의없는 스테이크가 나온 느낌이었다.물론 그 전에 두세번 방문했던 피터루거는 엄지척이 모자랄 정도로 맛있었다.

든든히 밥을 먹고 moma로 향한다. 현대카드가 있기때문에 입장료는 무료다. 이런 쏠쏠한 혜택덕에 오만원의 연회비는 way worth it! 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옛날엔 뉴욕에만 있는 할랄 가이즈라며 줄을 서서 먹었겠지만 이젠 한국에도 있거니와 스테이크를 먹어 온 터라 거리를 진동하는 할랄가이즈의 냄새는 내 머리가 아파올 만큼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뭐든 사람먹기 나름이라며 모든 것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연연해서 무엇하랴, 한국에 있어서 이리 심드렁한데 한국에 없어도 어떻게든 다른 행복을 느끼며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방도는 있다.

모네의 작품은 언제나 날 즐겁게 하고 들뜨게 만든다. 색감의 조화로움은 모네가 살았던 그 시절속을 나를 빠져들게 하는 힘을 가졌다. 오디오를 빌려 입장했는데 moma는 올때마다 화려하고 멋진 미술관이지만 나랑은 좀 안맞다. 뉴욕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휘트니 미술관, moma보다는 moma shop에서 세일할때 쇼핑하는게 더 재밌다.

괜히 무료로 들어와서 이렇게 집중이 안되나 싶었다. 이렇게 답답하고 사람이 많고 정신없을 바엔 차라리 어퍼웨스트 사이드에 가서 추억여행이나 하자 싶어 어퍼웨스트로 향했다. 원래는 가까운 곳에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이 traffic jam이 가득한 곳이라 다음 정류장에서 타야지 하다가 링컨센터까지 걸어와버렸다.

물론 참새가 방앗간 지나치긴 어려운 법이니 가는 길에 콜럼버스 써클에 들러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와 피스타치오 마카롱 하나 물고 다시 82번가까지 힘차게 걸어갔다. LOVE동상에서 사진을 찍고 이를 추억하는 것도 다 한때의 유행이었다. 이젠 영 그 감흥마저 시들해졌다.

링컨센터앞 century 21에 갔는데 살게 정말 하나도 없었다. 예전엔 환장하고 갔었는데 오히려 지금 내 삶에 필요한 것들을 위주로 둘러보다보니 예쁜 악세사리나 화려한 옷들을 하나하나 뒤져서 입어보는데 드는 에너지를 끄집어 내는게 더 힘들었다. 그냥 먼지만 많은 곳이란 생각에 무료함의 끝을 달리며 링컨센터를 바라보며 멍하게 앉아있었다. 링컨센터의 분수는 밤이 되면 너무도 로맨틱하게 변한다. 예전엔 링컨센터에서 자주 공연도 보고 했었는데 이번엔 내가 보고 싶은 공연 시간이 엇갈려 공연은 일찌감찌 포기했다.


한국에서 주원과 문채원이 주연한 굿닥터가 미국에 수출되어 굉장히 프라임시간대에 방송된다고 한다. 너무나 뿌듯하고 보람된 일이다. 우리나라 컨텐츠의 힘을 세계가 인정해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 여정중에 나도 나의 능력을 보태고 싶은 마음을 더한다. 이날 오후 보게될 위키드 포스터를 보는 것만으로 나를 설레게 만든다.

그렇게 걷다 지쳐 우리 동네 투어를 했다. 언젠가 내가 살게 될지도,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 내 정든 동네지만 한국에서 너무 오고 싶을때 다시 뉴욕을 기억하고 싶을따를 위해 걸으면서 혼자 중얼거리며 비디오로 모두 녹화해두었다. 사촌언니와 외부인 출입이 안된다하여 24시간 밤을 새었던 카페도 그 자리에 있었고, 내가 살았던 기숙사(이 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가장 큰 씨앗이 되었다.), 그리고 state quarter모으러 다닌다고 열심히 동전을 바꿨던 씨티은행까지 추억이 깃든 곳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감사와 반가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추억 여행을 마치고 괜히 흐뭇하고 뿌듯한 마음을 안고 anthropologie로 향했다. 원래 캐나다 매장도 손색없을만큼 매장 디피가 괜찮았는데 몇년뒤에 다시 찾은 anthropologie는 뉴욕매장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나타낼만큼 고급스럽고 세련된 센스를 마구 뿜고 있었다. 여자들의 지갑을 어떻게 여는지 확실히 아는 공간임은 맞다.

여기서 다른 건 몰라도 꼭 향수는 사야겠다 마음먹어서 이곳에서만 파는 tocca향수를 샀다. 사실 이곳의 향수는 독특하면서도 은은하게 고급진 향이있어 너무 괜찮은데 또 브랜드있는 향수처럼 막 비싸진 않아서 돈에 구애받지않고 적당히 자주 뿌릴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 향수야말로 직구가 까다로운 제품이라 이렇게 직접 맡아보고 구매한다.

뉴욕의 주차장은 이리도 땅을 아껴써야한다. 땅값보다 주차 기계 설치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훨씬 덜나오니까 저런 풍경이 펼쳐지겠거니 한다. 그래도 여전히 접을 수 없는 맨해튼에서의 내집마련의 꿈, 정말 내가 생각해도 허황되었다 느끼는데 사람이 한번 사는 인생 내가 살고 싶은대로 열심히 꿈꾸며 나를 채찍질하고 살아보는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가져다 주니말이다.

뉴욕에서 그리도 먹을게 많은데 한식이 땡기지도 않아 먹지 않으려 했거늘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토토라멘을 괜히 가면 줄서다 공연 시간 늦고 표받는 시간 놓쳐 마음졸이는게 너무 싫어서 그냥 한식당 bann에서 먹기로 했다. 음식은 나쁘지 않았고  재밌고 따뜻하게 반겨주시는 두 인연을 만나 기분좋게 식사를 마칠수 있었다.

크으...이게 위키드다. 정말 봐도봐도 매력적인 공연이거 위키드를 보고나면 그 노래가 너무 좋아서 결국 다운받아 듣다가 다시 또 보게되는 위키드 무한반복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번 공연은 배우들이 초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배우의 가족과 지인들도 와서 공연을 봐서 매우 호의적인 박수들이 많이 쏟아졌다. 처음은 누구야 그렇듯 기술적으론 떨어지지않지만 뮤지컬의 맛은 농익은 연기와 무대매너같은 것인데 노래의 맛도 훨씬 덜 살아서 이 모든 것이 캐스팅탓이라 돌려본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 너무 위험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커튼콜때 빠져나와 지하철을 타고 역에서 내려 총알같이 집으로 달려갔다. 겨우 별일없이 집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미국에 왔으면 안먹으면 섭섭한 noosa요거트를 꼭 먹어주고 든든한 아침을 시작했다. 원래 웨스트사이드쪽에서 가려고 했던 트레이더조였는데 뉴욕 유니언쪽 말고 어퍼웨스트지점이 더 가까워 이곳을 찾았다. 오전엔 사람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출근이 늦은 사람들이 출근 전 간단한 샐러드나 과일을 사러 많이들 찾는 것 같았다. 살게 없을 것 같았는데 늘 장바구니는 풀이 되었고 뭔가 미친듯이 싸지도 않은데 유기농이라는 신뢰감에 이것 저것 주워 담았다. 트레이더조는 여러번 가지만 갈때마다 마음이 덜간다. 하지만 합리적이고 개념있는 소비를 위해서는 트레이더조만큼 매력적인 곳이 없음도 알고 있다. 관광객이 물건 살때보다 여기서 이것 저것 오래 두고 먹을 것들은 여기 음식들을 많이 써보고 싶다.

어딜 또 가볼까 주위를 서성이다가 눈앞에 nordstorm rack이 있어서 거기 문앞까지 길건너 갔는데 30분 있다 오픈이라 여기 주위의 joe's coffee를 찾아가 모닝커피를 마셨다. 파리바게트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동네 한가운데 정말 뉴요커들이 파리바게트 빵을 사러 들어가는 모습이 세상 신기했다. 그리고 선선한 가을날씨와 늘 깔끔히 정돈되어있는 어퍼웨스트사이드의 거리 곳곳을 쏘다녔다.

내게는 내가 반하고 샀는데 잘 손이 안가게 되는 썬글라스가 세네개 있다. 한국에선 썬글라스 쓰는 일이 거의 없고 해외 여행을 갈때 꼭 챙기는데 그때는 케이스도 가볍고 썬글아스 착용감도 가벼운 녀석으로 항상 들고 다니다보니 4-5년 넘게 한 썬글라스만 써왔다. 뉴욕 소호에서 산 것이었는데 이번에도 소호까지 나가려다 인턴했던 오피스만 들렀다 왔다. 소호는 익숙한데 쇼핑할 곳이 다 띄엄띄엄 있고 뭔가 정신없고 지저분하고 소호만 갔다오면 더위에 지치거나 추위에 떨거나 힘든 기억이 있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이 joe's coffee만 보고 직진하다 얻어걸린 see 안경점이 있었다. 두가지가 마음에 들었는데 원래 잘쓰는 썬글라스의 컬러는 똑같고 프레임만 훨씬 더 튼 디자인과 내가 산 이 디자인 둘중에 고민하다 점원언니에게 뭐가 더 낫냐며 추천을 부탁드렸눈데 둘다 괜찮다며 고민하시다 원래 있는 것과 컬러가 비슷한 것을 추천해주셨다. 나는 답정너처럼 내가 산 것을 고르려 했다가 나와 다른 대답이 나와 고민하고 있었던 찰나 내가 산 썬글라스는 지금 매장에 마지막 하나 남아있는 것이라 하여 고민없이 겟했다. 여기 썬글라스는 99불이다. 정말 합리적인 가격에 디자인도 특이하면서도 너무 과하게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다. 기분내기 위해 가볍고 멋진 가죽 케이스도 하나 샀다. 내가 좋아라하는 브랜드를 우연히 발견하고 내가 번 돈으로 내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샀다는 사실이 나를 묘한 기분으로 이끌었다.

바리바리 싸들고 지하철을 잘못타는 바람에 어퍼이스트로 내려서 가까운 곳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웨스트로 넘어와 가까스로 집에 도착했다. 씻고 준비하고 마지막날은 무념무상처럼 계획없이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도쿄에서 하염없이 줄서기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의 줄을 보고 뒤돌아 포기했던 Luke lobster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진짜 통통하고 신선한 랍스터에 고소하게 버터향 가득 나는 식빵의 조화는 2만원의 가치를 넘게 한듯 보였다. 여전히 미국의 영화관은 아날로그를 담고 있었다. 그 아날로그스러운 멋이 나를 반겼다.

가기 전에 메일을 주고 받았던 내가 인턴으로 일했던 회사에서 약속잡고 정식으로 들리려고 했는데 오늘이 거기 들릴수 있는 마지막 날인데 답이 늦어 얼굴을 못보다라도 문 앞에 찾아가 한국에서 사온 오레오오즈선물만 걸어두고 올려고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반갑게 맞아주시는 대표님과 예스 노 겨우 할 줄 알았던 내가 먼저 생글생글 웃으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 대표님은 영어가 엄청 늘었다며 칭찬해주셨다. 나의 모든 변화와 이 자리에서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모두 대표님덕이라 큰 모티베이션과 영감을 주셨다고 답했다. 그리고 대표님 밑에서 재밌는 일을 천천히 내 방식대로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헬로우 바이 겨우 할줄 알 던 나였는데 새로 바뀐 직원들 앞에서 왜 여기서 일했고 내 삶은 어떻게 변했는지 짧게 이야기를 나눴고 환영받았다.

그 뒤에 바로 이어진 인플루언서를 만났고 또 연달아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내 전 동료이자 함께 어려움을 나눴던 천재 디자이너 Hafy를 만났다. 우리 회사에서 5년을 일하며 갖은 고생 다하고 자신은 뉴욕에서 살고 싶어 뉴욕대 대학원을 진학했다며 뉴욕땅에서 행아웃할 수 있다는 사실과 누구보다 서로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고민해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뉴욕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는 친구를 위해 모모푸쿠 밀크바에 가서 후레이크 가득 얹힌 딸콤짭짤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러고 보니 나중에 저녁되면 딱히 뭘 먹을게 없을것 같아 사이공마켓에서 테이크아웃을 해왔고 지나가는 길에 스트랜드 북스토어가 있어 지퍼있는 에코백을 욕심부려 두개나 사왔다. 물론 너무 유용하게 잘쓰고 있다.

흔한 할렘의 스타벅스는 간판에도 할렘스러움이 묻어있다.

집에서 밥도 좀 먹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짐을 좀 쌌다. 짐은 싸도 싸도 끝이 없으며 내일 엘레베이터도 없는 집 5층에서 캐리어를 들고 내려가는게 끔찍해서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뉴욕에선 무조건 엘레베이터가 있는 집을 구하리라 다짐했다. 짐좀 싸고 일 좀 하다보니 약속 시간이 다 되어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러 다시 타임스퀘어쪽으로 나갔다. 뉴욕에서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친구의 모습도 보기 좋았고 여러모로 대단한 녀석이란 생각을 했다. 비가 와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여전히 루프탑바에는 사람이 많았고 한 모금씩 sipping만 한다고 했는데 어느샌가 취기가 확 올라왔다. 그렇게 따뜻하고 즐거운 뉴욕의 마지막밤을 마무리했다.

아직 홀푸드에서 이것 저것 먹어볼 것이 너무도 많은데 한번밖에 홀푸드를 들리지 못했다. 물론 남은 음식은 그 다음날 아침으로 대체했다. 미국에선 간편하게 건강한 음식들이 너무도 많아 그것들만 사놓고 요거트랑 커피랑 마시면 절로 살이 빠진다. 내가 좋아하고 신기하고 체험해보고 싶은 것들을 먹어보면서 실컷 돌아다니니 바람직한 다이어트 루틴이 생성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초록색 케일이 들어간 착즙음료는 맛있게 먹었는데 여기 초록색 음료는 아보카도의 느끼함이 추가되 영 괴로운게 아니었다. 그래도 샀으니 몇시간에 걸쳐 한약먹듯 억지로 비우고 체크인을 마쳤다. 집앞으로 오기로한 셔틀은 10분이 지나서 왔고 택시보다 싸서 혼자 이동하는 짐많은 여행객에겐 딱이었다. 미국에 오면 늘 noosa를 먹으며 진득한 그릭 요거트의 참맛을 느낀다.

드디어 꿈만 같았던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시간이 지나갔다. 끝이라는게 믿고 싶지않을 달콤한 꿈을 매일 꾸게 해주었다. 익숙한 도시에서 익숙한 사람들과 여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몇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어제 본 것처럼 늘 함께 있을때 빛이나고 의지할 수있는 사이라는 것, 평소에 궁금하고 먹고 마시고 싶고 보고 싶고 말하고 싶고 체험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느라 혼자만의 여행이 결코 혼자라는 사실을 므낄 틈없이 외롭지 않게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내게는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은 값진 내 편이 있고 진한 우정이 나를 지지해주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그 든든함을 밑천으로 다시 지치고 고단한 일상을 시작하기로 한다.

일본을 경유하면서 거의 20시간이 넘도록 착즙주스와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에 우유 조금 넣어 마신게 전부이니 비행기에 내려선 허기가 졌다. 운이 좋게도 풀북인 비행기에 exit좌석에서 올때 갈깨 편안하고 깔끔하게 장거리 비행을 했고 ana항공의 기내식은 여느 맛집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훌륭했다. 하네다 공항의 세븐 일레븐에서 우리네 밥알이 먹고 싶어 허기짐에 이것 저것 사먹었더니 이젠 배가 불러 정신을 못차리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며 늘 보는 것이 유투버다보니 유투브 할 생각도 없으면서 유투버들이 좋다는 카메라는 괜히 사고 싶은 물욕이 생긴다.

캐나다에서만 있다는 과자와 메이플 쿠키 그리고 메이플 시럽을 가득 안겨주며 캐나다을 기억하고 자신들이 그리울때마다 하나씩 꺼내먹으라는 소중한 산물은 무사히 나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내 품으로 안겼고 미국에서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는 도리토스를 곱씹으며 마음의 허기짐을 충전했다. 늘 잘 지냈으면 하는 사람들, 내가 잘 가고 있다고 올바른 방향이라 지지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항상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들덕에 나는 또 고단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받기만 하고 돌아온 나의 달콤한 10월의 꿈을 이렇게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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