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
타이포그래피 매거진인 Typecache가 작년에 이어 2014년에 출시된 글꼴 중에서 20가지를 엄선하여 발표했다. 매일 출시되는 다양한 글꼴들을 선별하여 사용한다는 것은 디자이너들에게도 꽤 어려운 일일 것이다. 글꼴에 관심 있는 디자이너와 일반인분들은 꼭 눈여겨 봐야 할 최신 글꼴들을 소개한다.
원본의 소개글에는 "Here is our favorite fonts of 2014 (in Japanese only, for now)"라고 적혀있다. 그 말인즉슨. "(지금 일본에 한정된) 우리가 좋아한 2014년 폰트"라는 말이다. 과연 일본 디자이너들은 한 해 동안 어떤 폰트를 좋아했는지 알아보자.
*원문을 의역한 후 약간의 사견을 덧붙였습니다. 오역 또는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Designer : Kris Sowersby / Publisher : Klim Type Foundry
Maelstrom은 선의 강약이 기존(기존은 세로획이 얇음)과 반전되어 있어 외형의 인상이 굉장히 강한 글꼴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다른 서체와 비교하면 가는 선은 아주 가늘게 표현되어 있어 독특한 정제미를 느끼게 한다. 문자의 정렬 순서에 따라 단정한 느낌도 있으며 때론 그런 배열을 통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Maelstrom은 시인성과 가독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사용성이 극단적으로 제한된 글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꼴을 추천 글꼴에 넣은 이유는 이번 기사의 제목에 이 글꼴을 가능한 한 크게 사용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대비가 강한 글꼴에 관해서 Font Bureau사의 David Jonathan Ross가 서체 요약 페이지를 만들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기 바란다.
Rosetta의 대표적인 글꼴인 Skolar는 Latin, Cyrillic, Greek 외에도 Devanagari, Gujarati를 지원하는 버전도 지원하는 다국어 글꼴이다. Skolar Sans는 Skolar의 sans serif 버전으로 현재 라틴 알파벳을 지원하고 있다. 정상적인 폭 이외에 좁은 폭 2가지와 넓은 폭 1가지, 총 4 종류의 폭의 변화가 있다. 그 각각에 9단계의 두께와 기울임이 있다. 변형이 굉장히 풍부한 글꼴이다.
Designer : House Industries , Christian Schwartz , Mitja Miklavčič , and Ben Kiel/ Publisher : House Industries
Velo Serif는 2006년 Commercial Type의 Christian Schwartz에 의해 디자인이 되어 2014년에 출시되었다. 제목용과 화면용 글꼴은 Thin에서 Black까지 6종류의 두께가 마련되어 있으며, 각 글꼴마다 기울임이 적용된 이탤릭체가 있다. 본문용 글꼴은 2종류의 두께와 이탤릭체가 준비되어있다. 이 글꼴이 특징은 전체적으로 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으며 개구부를 좁혀 대비가 있고, x-하이(x high)가 높다는 것이다.
Melior로 대표되는 Hermann Zapf가 디자인한 비슷한 형태의 서체들이나 일련의 다른 선배들이 디자인한 글꼴과 함께 그리 많지 않은 스타일에 새로운 변화를 첨가한 글꼴이다.
Designer : Marc Kappeler , Dominik Huber , and Noël Leu / Publisher : Grilli Type
Grilli Type에서 출시된 GT Sectra는 붓글씨 요소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는 세리프체다. 과감한 직선을 사용하고 부분을 대담하게 자름으로써 단순한 캘리그래피 글꼴을 넘어 현대적이고 역동적이며 호쾌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본문용과 Fine, 화면용의 3가지 스타일이 준비되어 있고 각각 5가지의 두께와 이탤릭체가 준비되어있다.
Designer : Kris Sowersby , Dave Foster / Publisher : Klim Type Foundry
최근 Klim Type Foundry사의 디자이너 Kris Sowersby의 활약은 많은 디자이너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중 Domaine (2013 년 Favorite Fonts로 선정된)의 산세리프 버전인 Domaine Sans는 목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서체가 되었다. 가로와 세로획의 대비가 있는 산세리프 글꼴이면서 a · c · r 등에서 볼 수 있는 마감 부위의 붓처리가 특징이다. 이탤릭체는 스크립트 글꼴과 같은 스타일로 디센더가 긴 f와 v-x-y 등의 매끄러운 디자인으로 지금까지의 산세리프 글꼴의 그것과는 분명한 구분점이 있다.
본문용 글꼴로 본문을 조판할 때도 안정적으로 읽힐 수 있는 실용성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쓰기에 좋다. 또한 화면용과 Fine 버전은 Domaine Sans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살리고 있으며 여기에 스크립트체 같은 아름다운 swash문자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극한까지 가늘고 샤프한 헤어라인으로 만들어진 Fine 버전은 큰 사이즈(pt)로 표현하면 그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Designer : Maximiliano Sproviero / Publisher : Lián Types
Heroe는 고대비 모던 스타일의 이탤릭체다. 흐르는 듯한 글씨체가 특징으로, 품위있는 스크립트체로도 보인다. 현대적인 우아함을 연출하는데 최적의 화면용 글꼴 중 하나 일 것이다. 스와시문자나 변형문자가 풍부하며 인라인과 모노라인 스타일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글꼴만으로도 조판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Designer : Radim Peško / Publisher : RP
Agipo는 Light, Regular, Bold의 3종류의 두께와 이탤릭체 RegularExtended와 Bold Condensed, Mono로 구성된 그로테스크(산세리프) 스타일의 패밀리 서체다. 전체적으로 약간의 콘트라스트가 있고, 복고풍의 느낌이 있다. G와 M은 디자인이 다른 2종류가 준비되어 있고, i와 j처럼 점이 있는 문자도 사각과 원형 모양의 2종류가 같이 들어있다. 영문 뿐만 아니라, 러시아어 등으로 사용하는 키릴 문자도 지원하고 있다. 이탤릭의 기울기가 강한 것도 재미있는 특징이다.
Designer : Florian Schick / Publisher : Schick Toikka
Dia는 초기 그로테스크(산세리프) 스타일에 영향을 받은 서체로 그 느낌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느낌을 남기면서 더 세심하게 디자인되어 세련된 느낌을 준다. 4가지 두께로 이루어진 패밀리 폰트지만, 두께가 굵어질수록 그 폭이 크게 변화하는 것이 꽤 흥미롭다. 억양이나 구두점 등에 큰 사이즈로 사용하는 경우를 위해 매우 얇은 버전도 준비되어 있다. 한 층의 변형문자도 같이 들어있다. 좋은 의미에서 한 번 빠지면 계속 사용하게 되는 글꼴이다.
Designer : Nicole Dotin / Publisher : Process Type Foundry
Pique는 Klavika로 유명한 ProcessType Foundry가 발매한 스크립트체다. 두께는 상당히 굵고 그만큼 카운터가 좁다. 또한 획의 느낌이 전체적으로 속도감이 있다. 일부 합자가 들어있으며 작은 대문자도 같이 들어있다. 이 작은 대문자는 대문자보다 움직임이 억제되어 있어 이것을 조합하여 디자인하는 것도 꽤 재미있다.
Designer : Daniel Sabino / Publisher : Blackletra
Haltrix는 2012년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에서 로마자(영문) 부문 은상을 수상한 글꼴이다. Hashar을 개량하여 만들어진 스크립트체로 독특한 직선과 모서리가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공격적이고 남성적이며 속도감있는 글꼴이다. 조합문자와 스와시문자, 합자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화려하고 눈에 띄는 조합을 실현할 수 있다.
Designer : Ferran Milan / Publisher : Letterjuice
Ferran Milan가 만든 Baldufa는 Reading의 MA Typeface Design과정에서 만들어진 Bubblegum을 기반으로 한 글꼴이다. 마무리나 모서리 부분은 둥글게 처리되어 있고, 획의 부분은 붓으로 그린 듯 처리가 되어있어 부드러운 손맛을 느끼게 한다. 또한 위에서 아래를 향해 가늘게 처리한 부분도 이 서체 독특한 특징이다.
이탤릭체도 캘리그래피 느낌이 강한 디자인으로 기울기는 다소 소극적이고 느긋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아라비아어 글꼴을 지원하는 버전은 영문 글꼴과 유사한 특성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TDC2, ED-Awards 의 "Original Typeface"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2013년 Granshan의 Arabic text typefaces부문에서는 은상을 받은 글꼴이다.
Designer : Yukiko Uno / Publisher : Yukiko Uno + Kazuhiro Yamada
Kozei는 디자이너인 우노 유키코가 대학 시절에 시작한 헤이안 시대의 고필(古筆)연구에서 태어났다. 일반적인 일문 서체와 달리 50가지의 소리를 각각 다른 비례로 표현하고 연결하는 방법에 있어 4종류의 다른 스타일과 다양한 합자와 변형문자 등을 포함해 약 470자를 담고 있다. OpenType 기능을 최대한 살려 캐릭터의 연결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흐르는 듯한 붓놀림을 실현하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아름답고 풍부한 조판을 만들 수 있다. Kozei가 이러한 기능을 가진 최초의 글꼴은 아니지만, 일본어 글꼴로써는 매우 드물다. 게다가 이런 진지한 연구를 통해 태어난 서체는 더욱 드물다. 기술적으로도 쉽지 않은 이 글꼴을 현재 Monotype사의 야마다 카즈히로씨가 함께 엔지니어링 하여 완성시켰다.
Designer : Paul Barnes , Ben Kiel / Publisher : Commercial Type
Dala Prisma는 올드 스타일의 스텐실 서체인 Dala Floda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스트라이프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으로, 두께가 증가함에 따라, 줄무늬 개수가 늘어나도록 처리되어 있다. 얇은 부분과 작은 부분도 기본이 되는 줄무늬 개수보다 적은 개수로 구성되어 있다. Dala Floda에 기반했으나 단어 끝의 변형이나 합자가 풍부하며 이탤릭체와 swash 문자도 있는 등 장식성이 굉장히 강하다. 이 글꼴은 큰 사이즈로 사용하면 눈길을 끌어 당기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
Designer : Jean François Porchez / Publisher : Typofonderie
Retiro는 'Madriz'라는 잡지를 위해 디자인되었고 2014년 일반인에게 발매되었다. Didot 스타일의 세리프체이고 두께는 하나뿐이지만 5개의 스타일이 준비되어 있다. Didot의 느낌은 획의 수직 형태와 K, M, R, W 등의 문자에 남아있으며. 독특한 형태의 소문자 g는 Ambroise과 Didot Elder의 느낌도 난다. 장식성이 더 강한 변형 문자가 많이 준비되어 있으나 소문자는 변형 문자와 같이 사용할 수 없다. TDC에서 두번, Granshan, Letter에서 두번 그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Designer : Jakob Runge / Publisher : FontFont
디자이너 Jakob Runge의 FF Franziska는 대문자와 소문자의 대비가 적은 느낌의 세리프체다. x-하이는 높고, 디센더는 짧은 것이 특징이다. 이탤릭체는 약간만 기울이는 정도로 설계되어 있지만, 손글씨의 느낌이 남아있다. 굉장히 얇은 헤어라인에서 두꺼운 Black까지 10가지의 두께와 기울임이 준비되어 있다.
현재 제작된 경과는 여기를 보면 된다. 디자인의 변천과정을 통해 어떻게 서체를 만드는지 잘 알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Designer : Paul Barnes , Sandra Carrera , and Miguel Reyes
Publisher : Commercial Type
역사상 유명한 세리프체를 각 시대에 따라 선별하고 같은 굵기의 라인으로 디자인해 탄생시킨 Marian은 글꼴의 두께는 가늘고 간격은 타이트하며 매우 큰 크기로 사용하는 것을 예상하여 만들어진 글꼴이었다고 한다.
Marian Text는 Marian을 본문용 스타일로 정리한 글꼴이다. 획은 더 굵어졌으며 간격은 더 느슨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본문에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Garamond와 Granjon 폰트의 스타일을 도입한 1554 , Baskerville 스타일을 도입한 1757 , Bodoni 스타일을 도입한 1800 , blackletter 스타일의 Black이 있다.
Designer : Berton Hasebe / Publisher : Commercial Type
Druk는 디스플레이용 그로테스크(산세리프) 글꼴이다. 정상적인 폭의 버전은 존재하지 않으며, Medium보다 얇은 두께도 존재하지 않는 굉장히 특이한 글꼴이다. 좁은 스타일과 넓은 스타일이 있으며 더 좁은 Condensed스타일은 3가지 버전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 Druk Condensed XXSuper는 매우 폭이 좁지만 극한까지 두껍게 디자인되어 있다. 그런 특징을 살려 Druk를 사용할 때는 제목으로 큰 사이즈를, 본문에는 다른 스타일을 맞추어 사용해도 위화감이 없다.
혹시 예산에 여유가 있으면 올해 나온 Text 버전 도 함께 구입하고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서체는 Bloomberg의 Businessweek에서 오랜 기간 사용하고 있으며 만반의 준비를 한 후 일반용으로 발매되었다.
Designer : Pascal Zoghbi [29 Letters] , Ian Party [SwissTypefaces] /
Publisher : 29 Letters , Swiss Typefaces
29LT Zeyn은 아랍 에미리트의 아랍어와 영어로 된 잡지인 'Shawati'를 위해 만들어졌다. 아랍어와 영어를 지원하는 화면용 서체가 2014년 일반용으로 발매되었다. 콘트라스트가 매우 높은 것이 특징으로 영문은 모던 세리프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아랍어 글꼴은 나스히체( Naskh )와 스루스체( Thuluth )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두께는 Light, Regular, Medium, Bold 4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900개 이상의 특수문자가 포함되어 있으며, 아랍어, 페르시아어, 우르두어 문자와 라틴 알파벳을 지원하고 있다.
Designer & Publisher : Hoefler & Co.
옛 서체를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다. 그러나 현대적으로 복원한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과거의 유산을 올바른 방식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좋은 점은 그대로 두어야 하며 개선해야 할 점은 개선하여 새로운 서체를 만드는 것이 옳지 않을까?
Quarto는 Hendrik van den Keere이 만든 화면용 글꼴을 기반으로 부자연스러운 부분과 통일되지 않은 부분을 수정하여 지금 시대에 맞는 더 나은 글꼴로 부활시킨 것이다. 당시 없었던 두께와 Van den Keere가 만들지 않았던 이탤릭체를 새롭게 만들어포함 시켰다. Van den Keere의 Two-Line Double Pica Roman에 기반으로 한 Fred Smeijers의 Renard와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Designer : Gerard Unger / Publisher : Type Together
Alverata는 11~12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비문에 새겨진 대문자 형태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글꼴이다. 디자이너는 Swift, Capitolium, Gulliver 등 변형 글꼴로 익숙한 Gerard Unger다. Alverata, Alverata Irregular, Alverata Informal의 3가지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이탤릭체는 1종류, 6가지의 두께가 있다. 전체적으로 대문자와 소문자는 스퀘어(정방형)에서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으며 소문자의 x-하이가 높아 현대적인 인상을 받는다. 그리스 문자와 키릴 문자도 지원하고 있다.
이상이 Typecache가 추천하는 20가지 글꼴이다.
한국인의 미감에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글꼴도 많이 포함되어 있으나, 타이포그래피의 완성도와 다양성에 있어서 국제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에서의 조사 결과라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거의 모든 글꼴들이 유료인 만큼 그 완성도는 무료로 배포되는 글꼴과 비교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한국에서도 더 다양한 완성도 높은 글꼴들이 선별되어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