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속이는가?
얼마 전 제가 페이스북을 통해 한 공인의 사회활동에 대해 의문과 함께 그간의 행보에 대해 이상한 점을 고발을 하였는데 채 3시간이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몇천 건이 공유되었고 실제로 그 글을 읽은 분들이 1만 단위가 넘어갔습니다. 제 입장에선 그 정도 반응이 있을지 몰랐고 단지 제 주변 지인들이 뭔가 의혹이 많은 분에게 더 이상 속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간단히 쓴 글이었기에 저도 굉장히 놀랐습니다.
https://www.facebook.com/nitro2red/posts/1477641115625272
그런데 새벽 1시쯤 되어 그 당사자의 지인에게 한통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 글을 쓰면서 사용한 단어인 "사기꾼", "사기행위"라는 단어가 당사자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하였고 제가 링크한 기사가 가짜뉴스이기 때문에 저를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선 지인분께서 요구하신 것은 원문을 삭제하고 "사기꾼"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한 사과를 원하셨고 제가 링크한 기사들이 모두 "가짜뉴스"라고 선언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덧붙여 그 글의 당사자인 "오준식은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써달라고 하시더군요.
우선 제가 그 오준식씨의 지인분께 이야기드린 건 "이렇게 다시 쓰게 되면 또다시 논란이 생길 뿐이니 더 알아보고 신중히 대응하겠다." 이야기드렸고 공격적인 단어의 사용에 대해선 무조건 사과드리겠다고 이야기드렸습니다. 또한 처음부터 서로 간의 합의가 아닌 직접적인 명예훼손 소송 이야기부터 나온 터라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 평소 친분이 있던 변호사님께 제가 쓴 글과 대화했던 내용을 캡처해서 보냈고 과연 제가 어디까지 잘못한 것이고 어디까지 소송이 걸리는 내용인지 확인하였습니다.
그 후 저는 오준식씨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드렸고 오준식씨는 그 사과에 맞추어 저를 공격하는 성격의 글을 쓰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오준식씨의 지인분도 과격해진 어투로 저를 공격하는 글을 쓰셨더군요. 그리고 그 글의 말미에 "모든 게 가짜뉴스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짜뉴스를 쓰는 부역자들이 문제다"라는 식으로 마무리하셨더군요. 조금 감정이 상했지만 덕분에 저는 지난 10일간 지금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오준식씨 관련 기사들을 찾기 시작했고 오준식씨와 오준식씨의 변호사의 대리인이라 자처하신 지인분이 요구하신 대로 오로지 가짜뉴스와 진짜뉴스를 선별하는 작업+팩트체크에 집중했습니다.
한 번 시작했으니 결과가 좋던 나쁘던 끝을 맺자는 의미로 말이죠.
오준식씨 측에서 가짜뉴스로 지목한 내용은 아래의 사건과 맞물려 있습니다. 본인의 기사 중 오보로 나간 내용으로인해 자신이 곤란해졌다는 내용이었죠. 하지만 가짜뉴스라고 하기엔 실제의 여러 가지 진짜 사건들이 있었고 공식적인 해명으로 첨부한 기사들도 의혹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오준식씨가 현대카드에서 디자인 디렉터를 역임하며 인터뷰했던 여러 가지 기사로부터 비롯됩니다. 현대카드에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현대카드 이후 아모레퍼시픽으로 자리를 옮기며 여러 안타까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시는데 그 기반에는 현대카드의 디자인 작업 물들을 본인이 하였다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사실 현대카드의 디자인 시스템 대부분과 아이덴티티, 그리고 서체의 디렉션은 오준식씨와 이름이 비슷한 현 토털 임팩트의 오영식 대표님이 진행하였으며 그 이후에 작업물들은 내부의 디자인팀과 외주의 디자인업체까지 맞물려 어느 누구 하나가 모두 했다고 말하기 힘든 디자인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외부에 자신을 홍보하기 좋아하였던 오준식씨는 강연을 통해서, 인터뷰를 통해서, 그리고 칼럼을 통해서 현대카드에서 본인이 하지 않은 작업물까지 본인이 한 것처럼 이야기 하시 시작합니다. 과연 그 일을 했던 당사자들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이에 대해 오영식 대표님은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을 정리해 페북에 올리신 적이 있습니다. 이름도 오영식, 오준식 비슷하다 보니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사람들은 쉽게 착각해 오준식씨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게다가 오영식 대표님은 미디어 인터뷰나 언론에 등장하는 걸 싫어하셔서 반대로 미디어에 자기자신을 홍보하기 좋아하는 오준식씨가 오영식 대표님으로 착각되는 경우도 많은 상태였습다. 이름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얼핏 보면 스타일도 비슷하다 보니 친분이 없는 사람들은 혼동하기 일쑤였던 것이죠.
당시만 해도 오영식 대표님과 친분이 없었던 저는 이미 저 역시 제 업적이나 디자인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도용당하고 표절당한 후라서 오준식씨가 기존에 잘못 인터뷰한 내용과 강연에서 실제로 말했던 자료들을 모아 오영식 대표님께 보내드렸고, 그 바로 다음날 그 자료는 현대카드 본사에 까지 들어가 현대카드의 현 부회장님이신 정태영 회장님께서 공식적인 답변과 사과, 그리고 오준식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발표를 하셨습니다.
정태영 사장님의 페이스북 내용 :
https://www.facebook.com/diegobluff/posts/605554906189249
그 이후 오준식씨는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으셨고 사건이 그렇게 일단락된 줄 알았습니다.
오준식씨가 현대카드를 떠난 후 바로 입사한 곳은 아모레퍼시픽의 디자인실입니다.
이런 논란이 있기 전에 징검다리 건너듯 회사를 옮기신 것이라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준식씨는 아모레 퍼시픽으로 옮겨간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집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메라 에센스 용기의 도용 사건과 메디안 아이엠 화이트 패키지의 표절 의혹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한국일보를 통해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오준식씨의 최근 공식 답변에도 마찬가지로 기사의 내용중 몇 가지 내용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현재는 예전 신문기사 PDF밖에 볼 수 없습니다. 물론 모두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지 IT water에 대한 부분은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으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IT water 내용만 빼면 실제 있었던 사건입니다.
http://news.zum.com/articles/12460037?c=03&pr=036
기사의 내용 중 분명 잇 워터와 프리메라 미라클 시드 에센스는 그럴 수 있다 쳐도 그 외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앞서 이야기했듯 "A상무는 최근 현대카드의 각종 광고와 신용카드, 제휴 제품 등에 표기되는 전용 글꼴인 '유 앤 아이체'개발과 관련해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 앤 아이체가 A상무가 개발한 것처럼 소개되자, 현대카드 측이 "2004년 당시 디자인팀장이었던 오영식 토털 임팩트 대표가 글꼴 개발자"라는 사실을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는 오준식씨 본인이 스스로 바로잡아야 할 사실임에도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으며 이후에 또 다른 말실수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 체'를 마치 본인이 한 것처럼 이야기하게 됩니다. 아리따체는 실제로 디자인계의 거목이신 안상수 교수님과 한재준 교수님, 국내의 다양한 기업용 글꼴을 개발하신 이용제 선생님이 개발하신 서체입니다.
"아리따 글꼴은 고딕 계열의 트루타입(True Type) 글꼴이다. 홍익대학교 안상수 교수, 서울여자대학교 한재준 교수, 글꼴 디자이너 이용제 등이 제작하였고, 한글 1만 1172자, 영어와 숫자 94자, KS 코드 기준 특수문자 등을 포함하고 있다. 아리따돋움, 아리따부리(2014년 추가), Arita Sans(2012년 추가, 영문 글꼴)로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thin-light-medium-semibold-bold의 5가지의 굵기를 제공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EC%95%84%EB%A6%AC%EB%94%B0%EA%B8%80%EA%BC%B4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개인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것일 뿐 표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오준식씨도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회사를 옮겼다고 해서 디자이너의 철학이 매번 바뀔 수는 없다"라며 "지금 생각하는 최선의 디자인을 각 제품에 녹여내려고 한 것일 뿐 의도적으로 예전 디자인을 가져와 쓴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디자인을 하는 입장에서 디자인의 철학을 바꿀 수 없다고 해서 아이덴티티가 다른 새로운 기업에 이전에 자신이 했던 디자인 작업을 또다시 적용하는 것은 그리 탐탁한 일이 아닙니다. 해외의 유명한 디자이너들 역시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작업을 하고 있지만 동어 반복하듯 똑같은 작업을 다른 회사에 적용하진 않습니다. 과연 엄청난 연봉을 주고 데려온 디자이너가 다른 회사와 똑같은 디자인을 했을 때 회사의 반응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디자인은 무언가를 창조하고 재조합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직업입니다. 개인의 디자인 철학을 고수하기 위해 저런 비슷한 디자인을 했다면 과연 새로움을 원하는 대중은 그걸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제 최근 가장 논란이 되었던 서울로 디자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 논란의 시작은 사실 제가 아니라 현재 더민주당의 현직 의원이신 손혜원님께서 시작하셨습니다.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잘못된 기획, 잘못된 네이밍, 잘못된 재능기부가 초점입니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7051882897
사실 서울로는 사업비가 정확히 책정된 사업이었습니다.
실제 입찰로 올라온 전체 사업비는 "143,88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입니다.
http://spp.seoul.go.kr/main/news/news_tender.jsp?search_boardId=11670&act=VIEW&boardId=11670&tr_code=m_snews#view/11670
그런데 이러한 사업을 단지 재능기부라는 명목으로 진행해 버린 것이지요. "아니 공인이 좋은 일 했다는데 그게 뭐가 문제야??!"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두의 관심을 받고 관심을 받기 바라는 선배 디자이너가 재능기부를 해버리면 이후에는 다양한 사업에 다양한 디자이너가 재능기부를 강요받게 됩니다. 받은 돈 이상의 좋은 결과물을 내놓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돈을 받지 않고 이렇게 해버리면 소상공인에 해당되는 스몰 스튜디오의 디자이너들은 결국 일거리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덕분에 오준식씨는 앞서 있었던 표절, 도용 논란을 벗어나 전 국민에게 관심을 받는 멋진 디자이너가 됩니다. 1억 4천4백8십8만 원의 사업비를 포기했지만 온갖 미디어에서 홍보를 해주니 억대의 광고비보다 더 큰 홍보가 된 셈이죠. 또한 이상한 것은 나라장터를 통해 올라온 사업은 각자 시안 컨펌을 해야 하고 가격경쟁을 하면서도 가장 높은 가격과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쟁사는 사업 낙찰이 되지 않습니다. 입찰이 아닌 투찰의 경우는 이런 방식으로 낙찰이 가능하긴 하지만... 기회를 균등하게 주고 각 업체의 능력을 검증하며 형평성을 유지해야 하는 국책사업에서 이런 일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가능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저는 오준식씨가 작업한 서울로 CI에 대해 처음부터 두 가지의 의혹이 있었습니다.
우선 업체 선정에 대한 부분인데 오준식씨가 운영하는 VJO라는 업체가 과연 지금까지 1.3억 원 이상의 CI, BI 실적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와 한국 디자인 진흥원에 산업디자인 전문회사(환경디자인)로 등록된 업체로서 최근 3년간 단일 계약건으로 5000만 원 이상의 실적이 있냐는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자격미달로 알고 있습니다. 나라장터를 통해 나온 일이 재능기부로 환기되어 다른 자격 있는 업체들의 도전을 박탈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서울로 CI의 형태와 구성 아이디어를 어딘가에서 봤던 것 같다는 기시감이었는데 이 부분은 다양한 분들의 제보를 통해 풀렸습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오준식씨는 최근 자신의 작업 과정을 공식 페이스북에 공개하셨는데 오히려 그 초기 시안들 때문에 의혹은 더 짙어졌습니다. 오준식씨는 서울로 7017에 대한 표절 의혹에 대하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아래 서울로 네이밍과 브랜딩 과정에도 나와있듯, 모든 디자인의 결정에는 정확한 논리적 이유가 있었고, 여기에는 어떠한 표절의 가능성도 없습니다."
그래서 '서울로'의 초기 시안을 찾아보았고 표절 의혹은 더 짙어지기만 했습니다.
아래는 '라이브 재팬'의 CI입니다.
비슷한 점을 찾으셨나요?
서울로의 최종시안에선 분명 다른 것이 선택되었고 라이브 재팬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들어가는 초기 시안에는 분명 표절에 가까운 디자인이 있었습니다. 한글 'ㅅ'과 영어 'A'는 분명 다른 것이긴 하지만 그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에 있어 이 정도로 닮은 표현이 있다는 것은 그냥 우연만은 아닐 것입니다. 어느 정도 실력이 있고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디자이너들은 그래서 초기 시안에 절대 표절 의혹이 있을 만한 시안을 모두 빼고 디자인 작업에 들어갑니다. 물론 오준식씨의 최종 작업은 표절이나 도용을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훌륭한 작업이지만 본인이 밝힌 초기 시안과 아이디어 도출 과정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서울도 도쿄도 서로 그 나라의 수도입니다. 수도를 대표하는 아이덴티티로써 이렇게 비슷하게 사용하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가도 싶습니다.
표절과 도용은 어쩌면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처음 오준식씨에 대한 의혹을 고발한 이후에 오준식씨와 오준식씨의 변호인의 대리인이라 밝히신 분은 제가 쓴 글이 가짜뉴스라 하시며 의혹만 제기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지 말고 팩트만 이야기하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준식씨가 직접 링크하시며 강조하신 '진짜뉴스'들과 제가 찾은 기존의 공신력 있는 뉴스들을 통해 다시 한번 오준식씨의 레퍼런스와 업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오준식씨는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아래와 같은 답변을 남기셨습니다.
"이 모든 비난의 시작은 2014년 3월 동아일보 비즈니스 리뷰에 실렸던 기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기자의 실수로, ‘오준식 디자이너가 현대카드 서체를 개발했다’라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고, 상황이 파악된 즉시 인터넷 기사에는 문제가 된 표현이 삭제되었습니다."
http://dbr.donga.com/article/view/1901/article_no/6331
그리고 위와 같은 정정기사를 내었다고 밝히셨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또다시 오해가 될만한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현대카드에서도 전용서체를 만들었고, 아모레 퍼시픽으로 옮겨와서도 고유의 글씨체를 만들었다?
현대카드의 전용서체는 오영식 대표님께서 현대카드에 계실 때 만든 것이고 아모레 퍼시픽의 전용서체는 앞서 이야기했듯 안상수, 한재준, 이용제 선생님께서 만드셨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내용을 보면 본인이 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그 질문에서 그 의도를 독자에게 혼동하게 합니다. 이 부분은 오준식씨가 직접 동아일보에 연락하셔서 정확하게 다시 수정하셔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업을 한 당사자들에게는 굉장히 기분이 나쁜 일이며 자칫하면 소송에 걸릴 수도 있는 내용이니까요.
그렇다면 이미 여러 사건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진실을 알아야 할 디자이너들은 왜 오준식씨의 추종자들이 생긴 걸까요? 아마도 앞서 다양한 강연과 미디어의 잘못된 기사 탓도 있을 테지만 디자이너들이 즐겨보는 '월간 디자인'의 인터뷰가 굉장히 큰 몫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오준식 디자이너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노출되는 곳이 바로 '월간 디자인'의 아래 인터뷰 기사입니댜.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1/64147
그런데 이 인터뷰에서 오준식씨는 나름 놀라운 답변을 하게 됩니다.
"현대카드의 모든 것을 디자인했다고 말하면 안 되는 건가요?"라고 말한 후 이후에 말한 내용을 종합하면 독자들은 "아~ 오준식씨가 현대카드의 모든 걸 했구나?"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름 공신력 있다고 인정받은 미디어에서 이런 식의 답변은 누가 보더라도 오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현대카드와 같은 대기업에서의 디자인은 누구 하나 혼자서 했다고 하기엔 그 디자인의 범위가 굉장히 넓고 다양합니다. 오히려 오준식씨가 저 인터뷰를 통해 "디자인실의 팀원들과 같이 만들었죠. 앞서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신 선배님들을 존경합니다."라고 했다면 더 멋있어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지금까지 나온 기사 중 잘못된 기사는 모두 잘못된 기사다! 가짜뉴스다! 기자가 잘못했다!"식으로 말씀하신 오준식씨의 발언을 보자면 공적은 본인 혼자가 했고 잘못된 것은 남이 했다는 식의 에티튜드가 과연 본인의 위상과 이미지를 더 좋게 만들지는 의문입니다. 잘못된 뉴스에 대해 삭제요청을 하셨다면 이 역시 잘못된 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오준식씨께서 직접 연락하셔서 기사를 삭제하시거나 정정하셔야 할 듯합니다.
사실 이런 식의 잘못된 뉴스는 구글과 네이버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준식씨는 아모레 퍼시픽 이후에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독립 브랜드인 'JAJU'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했다는 기사가 지난 2015년 6월 4일에 났지만 실제로 오준식씨는 4월에 합류하여 일 년 근무 후 회사를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6월엔 중앙일보에 합류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오준식씨를 서술하는 내용입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20484184
"1997년 파리에서 가구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한 오준식 총괄은 현대카드, 아모레퍼시픽 등에서 디자인경영을 주도하며 국내 디자인계의 ‘혁신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여쭙고 싶습니다. 오준식 씨가 앞서 있었던 현대카드와 아모레퍼시픽에선 좋은 내용보다 안 좋은 내용의 기사가 더 많았고 디자인경영혁신이라 할만한 눈에 띄는 행보는 없었습니다. '혁신의 아이콘'은 도대체 누가 지어준 별명인가요? 오준식씨가 어떤 디자인계에서 또는 경영에서 혁신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부터는 앞서 있었던 '가짜뉴스'와 '진짜뉴스'들이 일반인들에게 전파되었을 때 어떤 반응이 생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논란이 있는 한 인물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어떻게 팬덤을 만들고 잘못된 정보가 재 생산되는지 조사해 봤습니다.
사실 한 인물이 어느 정도 매스미디어에 등장하고 방송에 나오고 잡지에 실리고 단행본에 언급되면 단시간에 유명인이 되고 공인 취급을 받습니다. 오준식씨는 앞서 해럴드 디자인 포럼이나 다양한 강연을 통해 본인의 활동을 강조해 오셨고 누구나 그렇듯 본인의 좋은 면만 보여주려 노력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조심해야 할 것은 본인이 하지 않은 것을 본인이 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디자인 프로젝트라는 것이 혼자 하기 힘든 것이 많아 다양한 팀원이 필요하고 외주업체가 필요하고 진행자가 필요하다 보니 누구 하나가 모두 진행했다고 하기에 애매한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인 또는 유명인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그걸 자신이 했다는 말로 그 업적 자체를 혼자서 독차지하곤 합니다. 특히 기록에 잘 남지 않는 강연의 경우엔 말의 토시 몇 개만 흐려도 본인이 모든 것을 한 것처럼 비춰집니다.
아래는 오준식씨의 해럴드 디자인포럼의 강연입니다. 약 8분~12분까지의 내용을 들어보시면 강연에 온 청중들은 얼마든지 혼동할 만한 내용을 이야기 하십니다. 또한 20분을 넘어가면 오영식 대표님께서 진행행하신 디자인 결과물까지 본인이 한 것처럼 포장합니다.
이 강연후 오준식씨는 디자이너들에게 엄청난 팬덤이 생깁니다. 전후 사정 그 역사와 기반 지식을 모르는 사람들은 충분히 오해를 할만한 내용이었으니 말이죠.
그런 와중에 네이버 블로그에서 뜬금없는 내용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오준식씨는 사회적인 선행을 하는 발명가의 위치로 올라갑니다.
그러나 저 사진에 등장하는 바퀴형 워터탱크는 한스 헨드릭스와 피엣 헨드릭스 형제가 만든 1993년 작품으로 이미 디자인 상도 여러 차례 받은 작품입니다.
http://blog.naver.com/wawcast/90163609395
이러한 오류는 이재식 작가의 <디자인이 도대체 뭐지?> 라는 책에서 출발합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후에 그 책에 나온 내용 때문에 오준식씨는 저러한 모양으로 Q드럼을 만든 것처럼 오보되기 시작합니다.
책에 담겨있는 내용이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이후 한 기자의 인터뷰도 오해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오준식씨는 그리 말하지 않았으나 대중이 그리 받아들인 것이죠. 더 이상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검색해 본바 오준식씨의 팬분들은 이 Q드럼을 가지고 역시 오준식 디자이너님!" 이라면 찬양의 댓글도 많았고 SNS를 통해 전파되어 이미 많은 분들이 오해를 사실로 받아들여 버렸으니 말이죠. 오준식씨의 지인분께서 지난주부터 오준식씨에 대해 잘못 알려진 블로그 기사들을 수정하고 다니시던데 늦게라도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여하튼 Q드럼에 대한 내용은 자칫하면 국제적인 소송으로 연결될 수도 있으니 오준식씨는 빨리 대응 처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 디자인과 결과물은 너무나도 유명하니 말이죠.
사실 앞서의 의혹과 함께 저는 오준식씨와 관련된 주변분들에 대한 조사도 같이 하였습니다. 물론 저 혼자 한 것은 아니고 다양한 분들께서 제보를 주셨고 변호사와 법무사, 해외에 계신 각계 전문가분들까지 참여해주셨습니다.
그중 굉장히 의심이 가는 제보를 하나 받게 되었는데 현대카드의 사원증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선 현대카드의 독특한 사원증은 현재 대신증권 이사님으로 계신 김봉찬님의 아이디어로 디자인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 디자인에 대한 특허등록 발명인이 오준식씨로 되어있습니다. 또한 김봉찬님은 대신증권으로 이직 후 또 다시 사원증을 개발하셨습니다. 정말 복잡합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아래는 김봉찬 이사님의 페북에 언급된 직접적인 내용입니다.
https://www.facebook.com/bongchan.kim.79/posts/1537333102967644
https://www.facebook.com/bongchan.kim.79/posts/1541214109246210
과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실제 저 케이스의 개발자이신 김봉찬 이사님께 연락해본 결과 본인이 발명한 것이 맞으며 오준식씨가 특허 등록한 사실을 모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이상한 의혹이 하나 더 발생합니다. 타인이 했다고 하는 디자인은 오준식씨 이름으로 등록이 되고 오준식 본인이 디자인한 신세계사원증은 타인의 이름으로 특허등록이 됐습니다.
http://m.kipris.or.kr/mobile/search/view_patent.do?applno=1020100100633
http://m.kipris.or.kr/mobile/search/view_patent.do?applno=1020100100634
신세계의 기능재부 차원으로 현대카드 내부디자인 개발물이 현대카드와 연관이 없는 사람의 이름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단지 개인의 문제를 넘어 현대카드의 지적재산권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항이라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이상 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포장되고 신격화되는지 알아봤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얼까요?
오준식씨가 지금까지 말한 "가짜뉴스"들로 인해 개인적인 명예가 훼손되었고 피해를 보았다는 내용은 과연 어느 쪽으로 편중된 것일까요?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잘못된 정보와 과장된 경력은 그의 명성과 커리어에 근간이 되어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데 기여하였습니다. 또한 오준식 씨는 그로인해 회사와 레스토랑, 럭셔리 하우스, 스포츠카를 타며 화려한 삶을 영위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데 국한되지 않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 곳곳에서 저평가된 디자인의 가치를 제대로 알려야 하는 중요한 자리를 오준식씨가 스스로 역임하였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정보로 부족한 역량의 디자이너가 그 자리를 맡는다면 당사자는 매번 회사를 옮기며 돈을 벌고 명성을 쌓아 연명할 수는 있지만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를 하락시킬 수도 있는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아래는 이러한 오준식씨의 행보에 조금은 도움이 될만한 페이스북의 내용들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 많지만 앞서 말씀하신 두 분의 이야기로 이 긴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의혹이 단지 의혹이 아닌 직접적인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가짜뉴스라고 언급한 기사들은 오준식씨와 변호인을 통해 속속 내려가고 있지만 본인을 과장하거나 독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기사들은 전혀 손대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뛰어난 리더는 절대 스스로를 높이려 하지 않고 우선 같이 일한 가장 직급이 낮은 사람들부터 칭송하고 그 영광을 돌립니다. 오준식씨의 능력과 경력, 충분히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고 디자이너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철저한 자기 검증과 주제 파악입니다. 본인이 하지 않은 것을 탐해서 자기가 했다고 말하고 그것에 대해 논란이 있을 때마다 "나는 그런 말 한적 없다! 기사가 잘 못된 것이다."라고 해버리시면 결국 그 피해는 본인에게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이런 것은 다른 분께도 마찬가지로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간혹 우리는 세간의 다양한 관심을 받으며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곤 합니다. 하지만 팩트체크가 되지 않은 거짓 기사 중 자신을 포장해서 과장하여 말하면 가만있으면서 자신을 조금이라도 까내리면 화를 내는 이 불균형한 정의로움. 저는 큰 문제라고 봅니다. 우선 뜨고 보자 그러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주겠지 하는 그 마음이 바로 당신을 땅바닥이 아니라 똥 바닥으로 떨어뜨리곤 합니다.
그리고 처음 고발성 내용으로 이 것이 시작됐듯 저는 제 주변 지인들과 갓 사회에 발을 내딛는 디자이너들이 잘못된 정보, 거짓 우상에게 속지않기를 바랬습니다. 다양한 강연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홍보되어지는 유명인들이 과연 어떤식으로 가짜를 진짜처럼 만들고 진짜를 가짜로 만드는지에 대해 경각심도 드리고 싶었구요.
오준식씨께서 말씀하셨듯 "가짜뉴스"가 아닌 "진짜뉴스"를 찾기 위해 지난 10일간 잠을 잘 시간까지 쪼개가며 조사한 내용이 위와 같습니다. 그런데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오준식씨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정말 궁금합니다. 진실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지금 하고 계신 손기정 기념사업회에서의 역할은 과연 문제없이 괜찮은 것인지요? 또다시 오준식씨의 공식적인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추가되는 내용이 있거나 다른 제보가 있다면 더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