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발목이 부딪혀 나는 소리들.
서로의 소리가 부딪혀 나는 육체들.
소리에서 비롯된 육체에게는 고향이 없다.
육체에서 비롯된 소리에게도 고향이 없다.
'너에게 고향을 만들어 줄게'
끊임없이 서로의 발목을 부딪히고 더듬으며 찾는 고향.
'고향이 생긴다면 무얼 하고 싶니?'
대답 없는 질문들.
소리가 대답이 될 수는 없으니까.
질문 없는 대답들.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창문에선 빗방울들이 다투고 있다.
서로 밀어내고 밀어내며,
아침이다.
없던 고향이 생기는 시간.
뒤엉켜 있던 발목을 뒤로한 채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