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연애시말서
정물화
by
서미
Jul 8. 2019
헥헥 거리며 숨을 고를 만큼
가파르게 뛰어 본적 언제예요, 당신?
너무 빨리 뛰면 영혼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인디언의 미신처럼
영혼을 기다린 적 언제예요, 당신?
-지쳐야만 가만히 눈을 감고 나를 기다릴 텐데.
영혼이 건넨 조바심을 들어본 적 언제예요, 당신?
영혼이 건넨 슬픈 조바심에 마음 졸여본 적 언제예요, 당신?
어둠이 무섭지 않다고
어렸을 적 신명 나게 해대던 그림자놀이도.
해가 쨍쨍한 날엔 누군가 자꾸만 나를 따라온다고
히죽 거리던 꼬마도.
귀신은 그림자가 없다고 외쳐대던 동네 사람들도.
그림자엔 영혼이 있다고 생각한 적 언제예요, 당신?
그림자는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처럼
영혼이 깃든 육체에만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귀신에겐 그림자가 없다는 그 기묘한 이야기를 듣고 크는 아이들처럼
저는 당신을 잃고야 알았습니다.
-살아있지 않아도 그림자는 있을 수 있다는 것을요.
1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서미
사탕처럼 녹여먹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두고 먹을 수 있고 시간 지나면 끈적하기도 한, 사탕 빼면 사랑 남는 글이요. 사랑 빼면 당신 남는 글이요.
팔로워
94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 몰랐던 이야기
마지막 안부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