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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말서
공병
by
서미
Sep 20. 2019
칙, 칙-
공병에 향수를 옮겨 담으며 나는 소리가 적막하다.
흘러내리는 향도
공기 중에 흩어져 버리는 향도
모두 적막하다.
방안도 공병인 것 마냥
흘러내린 향들로 가득 찬다.
뚜껑을 닫고 탁탁,
책상에 공병 부딪히는 소리가 날 때는
문득
뚜껑을 열면 다른 것이 흘러나오길 바라며 살았다.
내가 물을 뿌린 자리에는 무지개가 피었으면 좋겠다.
내가 네게 말을 건넬 때는
입술에서 입술로 무지개가 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기로에 서있고
늘 무엇인가를 꾹꾹 담으며
여유 없는 빈곤을 담아놓고는
다른 것이 잔뜩 흘러나오기를 바랐다.
흘러나오는 것들에도,
고향은 있음에도.
비어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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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
사탕처럼 녹여먹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두고 먹을 수 있고 시간 지나면 끈적하기도 한, 사탕 빼면 사랑 남는 글이요. 사랑 빼면 당신 남는 글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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