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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쟁이 Feb 06. 2018

런던을 걸어 다니면 (내게) 보이는 것들.

#인생 첫 유럽 여행 #잉글랜드 #런던 #2부

런던이 생각보다 작다?


처음 런던을 온 사람은 누구나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런던은 생각보다 작다?

어떻게 보면 사실이다.

관광객들에게 있어 런던은 그렇게 넓지가 않다.

관광객들이 봐야 하는 것들은 주로 런던의 시내에 아주 밀집되어있다.

당신이 템즈강을 몇 번만 가로지르면 강을 따라 모든 명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처음엔 도보로 런던을 다 보고 허무하였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 배웠던 것들이 기억이 난다.

세계의 문명은 물과 함께 발전했었다고...

이제 와서 보니 국가의 큰 도시들도 그러하였다.

런던을 걷다 보면 템즈강을 따라 이 도시는 성장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런던을 걸어 다니면 내게 보이는 것들


보통의 유럽 관광은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전에 말했듯이 필자는 남들이 다 보는걸 안 찾아다니고 현지인들이 보는 것들? 또는 건축가들만이 보는 것들을 보러 다닌다.

한 예로 박물관을 들어가서 다니더라도 작품들보다는 전시의 시퀀스, 박물관의 배치, 나눠주는 팸플릿의 폰트나 다이어그램들 등을 주의 깊게 보는 사람이다. (이상...)

몇 번의 다른 일반분들(?)과 여행을 해보았지만 관점의 차이로 약간 어색한 여행이 된 적이 많다.

이러한 이유도 필자가 혼자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도시의 공간들


런던을 걸어 다니면 만나게 되는 소소한 이벤트들이 존재한다.

필자는 대로를 따라 걸어 다니며 사람들을 구경하고 도시를 구경하면서 골목들로 빠져 걸어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골목은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공간이다.

가장 한 도시의 현지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고, 예상치 못한 이벤트들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다.

넓은 도로의 흐름에서 좁은 길의 흐름으로 빠졌을 때는 넓은 공간에서 좁은 도시의 내부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주거시설을 예로 들었을 때에도 내부 공간은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들이 있듯이, 도시의 내부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면 우리는 현지 사람들 개인들의 소중한 공간을 발견하게 된다.



도시 안에 곳곳에 이러한 숨겨진 공간들을 찾아다니면 그 여행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작은 도시들을 가더라도 아무리 사전조사 없이 한 도시를 가더라도 필자의 여행이 실패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날씨가 썩 좋은 도시가 아닌 런던에도 외부에 공적인 속성을 지닌 공간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으로 치면 강변에 농구장, 자전거길 또는 공원들을 생각할 수 있다.

공원은 당연히 열린 공간이지만, 농구장이나 스케이트장 같은 그러한 공간들은 아트리움 공간이나 실내에서도 활동이 가능하다.

런던뿐이 아니라 유럽을 다니면 그러한 공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필자가 독일에 살던 도시에도 스케이트장은 꼭 있었다)


비가 안왔고, 날씨가 좋았더라면 스케이트 타는 친구들이 있었겠지..





런던의 마천루들 Skyscraper


런던과 같은 큰 도시엔 반드시 있는 것들이 있다.

바로 마천루, 고층건물들이다.

상업이 발달함에 따라 고층건물은 도시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도시의 관경을, 도시의 지평선(Skyline)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도시의 마천루들이다.

기능의 집합체이자 자신의 기업의 권위 같은 것을 보이는 고층건물들은 설계를 할 때부터 애초에 다양한 것들을 신경 쓰고 설계를 하게 된다.

일단 큰 사업이기에 설계를 하는 필자와 같은 사람들은 돈이 된다.

클라이언트인 기업의 입장도 사무 업무를 보는 공간이면서도 그 이상 보이는 것을 신경을 쓰게 된다.

결국 모든 건축이 그러하듯이 클라이언트와 건축가와의 만족이 중요하다.


뒤편의 건물은 마치 나무로 짜깁기해놓은 패턴의 특이한 외관을 지녔다                                              방송 타워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그의 작품들로 영국의 남작 작위를 받은 영국 최고의 건축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역시 1999년에 프리츠커상을 받은 세계 최고의 건축가 중 한 명이다.

그가 설계한 작품들 중 유명한 2개의 건물이 런던 안에 있고, 런던 외곽에 더 있다.


그중에 본 건물 중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은 단연코 30 세인트 메리 액스(30 St mary Axe) 건물이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한눈에 아름다운 나선형 곡선 빌딩임을 알 수 있다.

런던에 있는 많은 고층빌딩 중에 가장 특색 있는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 잡게 된다.

런던에 설계할 당시에 가장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된 고층빌딩이었다.

건물은 보험회사로 쓰이고 옥상은 루프탑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어 내부로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커튼월(Curtain wall)의 처리나 구조는 밖에서 힐끗힐끗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들어본 바로는 옥상에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면 실내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생긴게 오이같이 생겨서 Gherkin 이라고도 불린다


템즈강 근처에 있는 런던 시청도 노먼 포스터의 솜씨이다.

곡선형의 건물들이 2개인 것을 보면 그가 당시에는 곡선형 커튼월에 빠져있었나 보다 싶다.

런던 시청도 그렇고 베를린의 국회의사당도 노먼 포스터의 작품으로 시간을 잘 맞춰서 간다면 시청 내부의 일부를 구경할 수 있다.

                                                                                                  런던 시청 [월-목 8:30-18:00, 금 8:30-17:30]




필자가 소개할 런던의 또 다른 고층건물을 설계한 사람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이다.

이탈리아 건축가로 역시 세계 최고의 건축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이다.

그는 세계 각 지에 자신의 건축을 보이는 하이테크 건축가이다.

(앞으로도 그의 건축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더 샤드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고층빌딩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올라가면 전망이 일품이다.

필자의 학부 교수님 중에 한 분이 그러셨다. "사진은 높은 데서 찍을수록 잘 나온다" 고

유럽 최 고의 위치에서 찍는 런던의 관경은 엄청날 것이다.

(필자는 가난한 여행객 신분이라 올라갈 돈이 없었다)

건물은 다양한 기능의 시설들이 층마다 자리 잡고 있다.

아래쪽부터 사무공간, 상업공간, 레스토랑, 숙박공간,  주거공간, 그리고 마지막 꼭대기에는 루프탑 전시공간과 밖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되어있다.


The Shard, 유럽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다





도시의 얼굴, 입면


도시의 거리를 걷다 보면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도시의 얼굴들, 건물들의 입면(立面)이다.

입면을 이루고 있는 것들은 창이나 루버, 유리, 건물의 재질, 형태, 녹지, 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다.

그것들은 때로는 무게감을 주고 어두워 보이게도 하고, 가볍고 밝은 느낌을 주기도 하며,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람으로 치면 인상을 나타내는 파사드(Facade)도 입면에 속한다.


           전부터 있던 건축물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옛 느낌을 그대로 살려서 설계를 하기도 한다


한국 뿐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복고의 열풍이다.

복고의 열풍은 나왔다가 들어갔다를 반복하며 절대 사라지지 않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복고를 다른 말로 하자면 클래식(Classic)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지날 수록 숙성되는 와인과 같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입면들도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가고 사람들도 그 정취를 좋아한다.



                                                           현대적인 입면의 유리 루버들, 커튼월


반대로 현대적이고 모던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확실히 유리로 된 입면들이 좋다.

정말 사무공간이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커튼월을 고층건물에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기업의 투명성을 나타내고자 시작했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

깨끗해보이고 투명해 보이기 때문에 고층건물들이, 회사들이나 기업들이 주로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유리로 된 입면을 보게 되면 회사이거나 사무공간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창의 배치나 형태도 건물의 얼굴을 보인다


적벽돌 외벽은 확실히 유리로 된 입면보다 강하고 튼튼해보인다.

조적식 건물은 가장 역사가 긴 건축방법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사람에겐 가장 익숙한 형태의 입면 중 하나이다.

정방형 창을 달기 쉬우며 창의 배치에 있어 규칙성을 보이거나 불규칙성을 보일 때에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규칙적인 패턴의 입면은 깔끔해보이고 정갈한 느낌을 준다.

약간의 디자인적인 디테일만 추가되면 우측의 사진처럼 정말 깔끔하고 예쁜 느낌을 준다.

반면에 불규칙성을 가지고 입면을 설계한다면 약간 난잡해보이지만, 그건 그거 나름의 멋과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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