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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자의 TMI Mar 01. 2020

[뚝섬로드] #1. 할머니의 레시피 시즌2

어릴 적 먹던 할머니의 따뜻한 밥 한 그릇


회사가 성수동으로 이사했다. 이사한 지 어느덧 8개월 째다. 뚝섬역에 위치한 패스트파이브인데, 서울숲과 뚝섬 사이에 있다. 이 주변을 관광 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조차도 마음이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큰 빌딩 숲에 있던 삼성역과는 다른 느낌을 품어 직장인들의 일의 능률을 떨어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운치가 있는 서울숲과 뚝섬 사잇길.


무튼 여기로 이사오며 숨은 맛집을 곳곳 찾고 있는데, 8개월째 못 가본 식당이 아직 많다. 이번 [뚝섬 로드] 카테고리는 뚝섬에서 맛보았던 음식점들과 카페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로 소개할 집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할머니의 레시피'다. 


2018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할머니의 레시피

2015년 12월(정확한 시점은 모른다) 정도에 오픈한 할머니의 레시피는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다. '엄마의 밥상을 기억하며 어머님의 손맛을 재현하는 한식당'으로 그 콘셉트에 맞게 한식 메뉴가 주를 이룬다. 식탁 차림과 요리를 좋아하는 부부가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한식 레스토랑을 열었는데 내부 인테리어와 음식을 보면 외국 친구들을 데려와 한식을 제대로 소개하기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 할머니의레시피 공식 홈페이지 (구건물)

할머니의 레시피는 2018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올랐다.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아래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소개된 내용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2018 미쉐린 가이드 서울 

주재원 파견 근무로 잦은 해외 생활을 해온 부부가 운영하는 할머니의 레시피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익숙하고 편안한 손맛을 이어가는 가정식 밥집이다. 모던하고 편안한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어머니의 혼수품 등 개인 소장품으로 꾸민 실내 인테리어가 따스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메뉴는 대체적으로 익숙한 편. 소의 갈비뼈 끝에 붙어 있는 숨뼈를 이용한 얼큰한 숨뼛국, 쌈밥, 생선구이 정식 같은 편안한 메뉴들을 기본 반찬들과 함께 정갈하게 제공한다. 

Owned and operated by a couple who spent many years working abroad as expats, Grandmother’s Recipe offers a taste of home. Located in a quiet residential area in Seongsu-dong, decorated with personal memorabilia passed down to them by the mother who still personally makes the sauces and condiments for them to use in their food, the restaurant is also warm and welcoming. The menu is familiar fare: spicy soup made with beef short rib meat, ssambab and grilled fish. Each comes with an side of homemade banchan.



할머니의 레시피와의 만남

한식을 보통 특색 있다고 표현하지 않았다. 뭐 집에서 먹는 거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요즘 시대가 변하면서 혼자 사는 사람 인구가 늘어나고 외식과 배달음식이 만연하고 있을 때, 우리는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먹는 게 어려워졌다. 나는 밥을 잘 차려먹는 편이지만 가족들과 살 때는 거의 아침 빼고는 집밥을 먹을 기회가 없었고 주변 친구들은 집에서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할머니의 레시피에 처음 방문한 건 그때쯤이었다. 결혼을 하고 난 후 사람들 만나고 정신이 없을 때 집에서 밥 챙겨 먹는 게 어려울 때쯤. 집에서 만들어주는 따끈한 밥상이 그리웠을 때쯤.


메뉴를 시켰고 거기에 푸짐하고 깔끔한 한상이 나왔다. 모락모락 핀 밥 내음이 침샘을 자극했다.

쌈밥정식 :: 꼭 밥을 두 공기 먹는다.

밥이 맛있다. 

한상을 시키면 언제든 만족하며 먹는다. 밥이 맛있다. 먹으며 첫 감탄사가 그랬다. '밥이 진짜 맛있네요.' 연신 동료들에게 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육이나 찬들도 과하지 않았다. 마치 밥을 맛있게 먹으라는 듯 밥이 메인이고 찬들은 조연인 듯했다. 밥의 윤기가 나고 밥알이 살아있는 듯했다. 


꼭 두 공기씩 먹는다. 밥을 몇 숟갈 뜨면 비어있고 찬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밥을 시킬 때면 어릴 적 할머니네에서 한 공기 더 달라고 씩씩하게 말하는 어린이가 된 듯하다. 그만큼 오후에 들어오는 햇살처럼 밥은 포근하다.


시즌2를 맞이한 할머니의 레시피

할머니의 레시피가 시즌 2를 시작했다. 본래 1층 마당이 있는 위치에서 서울숲과 근접한 위치로 이사했다.  왜 이사하는지 이유를 묻지 않았다. 더 깔끔한 인테리어로 가꾼 할머니의 레시피 시즌 2. 메뉴 구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전과는 다르게 직장인을 고려해 점심메뉴가 생겼다.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뚝섬 주변에서 한식을 맛있게 먹는 곳은 드물다. 대게 양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감칠맛 나는 따끈한 밥이 그립다면 할머니의 레시피를 추천한다. 점심시간 대는 줄이 있으니 오픈 시간 즈음 가면 알맞다. 


위치 : 서울 성동구 서울숲 2길 44-12

연락처  :02-467-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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