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파마

한국이 궁금해! 11

by 마싸

2016년 한국 여자와 결혼하기 전엔, 한국은 "Korean War, IT, K-pop" 정도만 알았던 포르투갈인 신랑이 한국에 와서 궁금해하는 별별 것들. 그리고 거기에 답하다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한국 이야기.



언젠가 신랑이 꽤 심각한 얼굴로 질문한 적이 있다.

"한국 여자들의 머리는 나이가 들면 다 꼬불꼬불하게 변하는 거야?"

"뭐? 당연히 아니지. 아하하하하하. 그런데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야?"

라고 물어보니, 신랑 왈,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한국 사람들을 유심히 봤는데, 일단은 다들 검은 머리라는 사실이 놀라웠단다

(염색한 사람들은 물론 제외다. 자연적인 모발은 대부분 진한 갈색에서 검은 머리)

하긴 포르투갈에 가면 금발, 검은 머리, 갈색 머리, 빨간 머리 등 머리 색깔도 다양하고, 많이 구불구불한 머리, 중간 정도로 구불한 머리, 정말 꼬불꼬불한 머리, 비교적 생머리 등 머리 스타일도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타고난 머리 색깔과 톤, 모발 타입들의 다양한 조합이 무척 많아지게 된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무척이나 다양하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그런 신랑에게, 톤은 좀 다르지만, 어쨌거나 검은색 일색인 한국 사람들의 모발은 무척 비슷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신랑 눈에 상대적으로 젊어 보이는 여자들은 거의 다 긴 머리 생머리가 많았고, 나이가 드신 여자분들은 다 짧고 꼬불꼬불한 머리 들이더란다. 그래서 신랑은 나름 그게 궁금했던 것이다 - 머리 길이야 자르기 나름이지만, 나이 드신 분들의 머리가 다 꼬불꼬불한 것은 왜 그럴까? 자연적으로 꼬불 해지는 것인가?라고...

(다들 굳이 비슷한 머리스타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했단다...)


물론 한국에서도 다양한 색깔과 머리 스타일들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스타일 역시 의외로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다. 다양한 것 같지만, 그때그때 유행하는 스타일 ("000 머리"해 주세요) 혹은 무난한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염색 역시 많이들 하지만, 소위 '튀는' 색깔을 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나이에 따라서 많이들 하는 머리 스타일은 더욱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다. 소위 '아줌마 파마'는, 직모가 많은 한국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머리숱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볼륨감 있어 보이고, 손질도 쉬운 합리적인 선택인 셈.


포르투갈이라고 해서, 그냥 '무난한' 스타일을 하는 사람들보다, 특별히 기를 쓰고 튀어보이겠다라는 사람이 특별히 더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워낙 타고난 머리 색깔들과 곱슬 정도가 다양하다 보니, 아무래도 별별 스타일들이 더 많은 것이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그 다양한 모습에 익숙해져서, 서로가 다른 것이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내 생각.


반면 한국은 머리 색깔과 곱슬 정도로만 보면 포르투갈보다는 더 균일한 편.

그래서 거기서 벗어나는 색깔과 스타일을 하면 상대적으로 눈에 더 두드러져 보인다. 많이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다들 비슷한 상황에서 확 튀어 보이는 선택을 하는 것은, 피차 서로가 다들 다르게 생긴 상황에서보다는 좀 더 부담스러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 비교적 상대적으로 '참한', '무난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사람마다 선호와 취향은 무척이나 다르다. 한편 어느 사회에서나 다수의 취향이나 유행이라는 것 역시, 분명히 있다. 다만 유독 한국에서는, 개인의 취향 기준이 '참하고 무난한' 쪽이 되는 것이, "많은 같아 보이는 다수 속"에서 튀지 않기 위함, 혹은 튀는 것이 부담스러움에 대한 결과 같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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