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a. 전화 통화가 어려운 신입사원 또는 인턴
b. 전화 응대의 중요성을 알고 싶은 분
c. 스타트업에 종사하면서 최전방의 CS를 개선시키고 싶으신 분
카카오톡과 전화,
근래의 소통 방식 변화에 대하여
만약 지인에게 연락하려고 할 때, 전화와 카카오톡 중 어떤 수단을 가장 선호할까?
이 질문이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 없이 ‘카카오톡’을 선택한다.
아마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콜 포비아(Call phobia)’라는 용어를 들어보았는가.
콜 포비아(Call phobia)란?
전화를 의미하는 'Call'과 공포증을 뜻하는 'Phobia'의 합성어로 전화에 불편함을 느껴 전화 통화를 기피하는 현상
콜 포비아는 2009년경 처음 등장한 스마트폰에 의해 나타난 현상으로,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대화·배달 등이 해결되다 보니 메신저나 문자는 익숙해진 반면 전화 통화는 어색해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이다.
[시사상식사전]
2019년 콜 포비아 현황 조사 전화 공포증을 지칭하는 용어가 생겨 날 정도로 요즘 세대들은 전화를 선호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무서워한다고 한다. ‘콜 포비아’ 현황 조사와 관련하여 2019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무려 5명이나 전화 통화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콜 포비아'하면 전화 통화를 무척 어려워했던 친구가 한 명 생각난다.
이 친구는 대학 시절 내내 음식 배달 주문을 대신 부탁하는 친구였다. (배달 어플이 뜨기 전)
그런 친구가 졸업을 앞두고 인턴으로서 금융기관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맡게 된 첫 업무가 '민원인 대상 전화 조사'였다. 대학교 4년 내내 전화를 어려워하던 친구였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업무가 '전화 업무'라니. 아마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나도 전화보다는 이 친구처럼 카카오톡을 선호하기는 했지만, 전화를 무서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전화 통화'에 대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다 보니 어느새 전화 통화가 가장 주요한 의사소통 방식 중 하나가 되었다.
업무에서 전화 통화가 얼마나 중요할까?
현재 나는 ‘포켓서베이’라는 온라인 설문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에 근무 중이다. 우리 서비스의 주요 소비자는 개인이 아닌 기업 혹은 기관, 단체 등인데, 주요 소비자가 기업 단위라는 것은 회사로 걸려오는 서비스 문의 전화의 대다수가 서비스 계약 여부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화를 통해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이 계약의 체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B2B/B2G에서 유선 응대의 소중한 가치
우리 고객이 전화를 선호하는 이유, 그리고 유선 응대의 중요성
우리 서비스의 주요 문의 방법은 전화다. 작년부터 새롭게 ‘채널 톡’이라는 실시간 채팅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전화를 통한 응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럼 최초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클라이언트는 왜 하필 여러 문의 채널 중에서 전화를 가장 먼저 선택할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전화가 가장 빠르고 신속하게 답변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전화는 질문에서 답변까지의 대기 시간이 가장 짧기 때문이다.
'유선 응대'의 장점
1. 응답의 즉시성이 높음
2. 질문부터 대답까지의 대기시간이 짧음
우리 서비스에서 '유선 응대'의 중요성과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기 전, 우리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전화번호'의 노출 여부에 따른 A/B test를 해보았다.
대표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전화번호'를 지워보자.
만약 우리 홈페이지에서 ‘전화번호’를 지워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유선 응대를 한다는 것은 담당자뿐만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도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이다.
-개인: 예정되어 있지 않은 전화는 업무의 집중을 분산시키니까 업무에 대한 집중이 하락한다.
-회사: 전화 통화는 음성 데이터이니까 정량화가 불가하다. -> 검색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포켓서베이 홈페이지에서 ‘전화번호’를 약 한 달 동안 없앴던 적이 있었다.
왜 없앴냐면, 우리 서비스의 운영팀 내부에서 아래와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든 전화 문의가 유효하지 않다.
운영팀 모두가 전화상담에 하루 업무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무 강도와 피로도는 높은데, 업무의 정량화가 되질 않아서 업무 능력의 평가가 어려워졌다.
업무 전반적으로 전화 통화에 집중하느라 지연되거나 추진되지 못한 업무가 쌓여갔으며
하루 종일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업무의 집중력이 분산되고 있었다.
=전반적인 업무의 효율 하락
이러한 연유로 홈페이지에서 ‘전화번호’를 약 1개월간 내렸다.
그리고 문의 빈도와 매출 또한 주우우우욱 내려가는 결과를 마주했다.
모든 문의 창구(카카오톡, 홈페이지 문의란, 고객지원 메일)를 닫아 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전화번호’만 내렸을 뿐인데, 왜 이러한 결과가 발생했을까?
고객에 대한 낮은 이해도
당시 우리는 우리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의 고객은 한 기업의 ‘구매 담당자’이다. 구매(또는 계약)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서비스에 대한 정보 파악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서비스 홈페이지에는 고객이 서비스 도입에 필요한 만큼의 정보와 자료가 없었다. 더욱이 당시 제대로 된 레퍼런스도 없다 보니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하기도 힘들었으리라. 결국 구매 담당자가 내린 결론은 ‘전화를 하자!’.
그런데 막상 고객이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전화번호를 찾을 수 없었으니 어땠을까? 어쩌면 답답함에 화를 내다가 서비스 이용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약 한 달간 진행된 ‘전화번호 없애기’ 테스트를 계기로 나는 우리 서비스의 이용 고객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아래의 두 가지를 배우게 되었는데, 이는 전화번호를 다시 노출시키고 난 이후에 우리 서비스의 운영 전략을 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배운 점 ※
1. 단순 문의를 방지하는 방법
: 고객에게 보이는 모든 곳에 서비스와 관련한 자료를 ‘어? 굳이 이런 것도?’ 생각되는 것까지 모두 올려두자.
2. B2B/B2G 사업에서 모든 전화는 ‘(예비) 계약 전화’다.
: 그러니 모든 전화에 정성을 쏟자.
유선 응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친근하기'
유선 응대만으로 고객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까?
지금의 회사에 들어오기 전, 온라인 마케팅 광고회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예로 들어 보겠다.
당시 나는 업무의 대다수(영업부터 고객 상담, 클라이언트 관리, 광고 보고, 매출 관리, 기타 업무 처리 등등)를 전화로 진행해야 했는데, 유선 응대에 노하우가 없던 나는 전화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대해 입사 초반부터 수개월 동안 애를 먹었다. 왜냐하면 당시 나는 전화상에서 내가 준비한 말을 모두 해야 했기 때문에 상대방의 반응을 헤아릴 여유가 없었다. 상대방과 대화를 한 것이 아니라 챗봇과 대화하듯 로봇처럼 전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약 3개월 동안 영업 수주도 팀 내에서 꽝이었고, 고객의 불만도 점점 늘어만 갔다. 더욱이 기존 클라이언트와도 소통이 전혀 되지 않았는데, 어느 날은 클라이언트와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기까지 했다. (신입의 패기였다..)
한창 마음고생을 하던 와중에 본부에서 항상 영업 매출로 1등을 하는 대리님이 계셨다.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면 반이라도 가겠지 싶어서 대리님을 자세히 관찰해보았다. 그러다 발견한 사실 하나, 바로 친근함. 대리님은 신규 고객이던 민원 고객이던 꼭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 것처럼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전화를 하셨다. 마치 모든 전화 통화마다 ‘우리는 매우 친해. 알지?’라고 하는 느낌을 풍기면서.
*메라비언 법칙
상대방에 대한 인상 또는 호감을 결정하는 데 있어 보디랭귀지는 55%, 목소리는 38%, 말의 내용은 7%만 작용한다. 언어적 요소는 7% 정도밖에 관여하지 않는 것에 반해 목소리는 38%가 영향을 끼친다.
이를 계기로 모든 전화에 ‘친근’하게 말하는 법(쉽게 말하면 ‘친근한 척 하기’)을 배웠는데 '친근하기'의 효과는 무척 놀라웠다. '친근하기'를 시전 한 후에는 MGG 조금 보태서 나도 하루에 고작 3시간 정도의 통화로 실적도 올리고, 보고도 하고, 클라이언트 관리도 하면서 모든 업무를 클리어할 수 있게 되었다.
유선 응대의 기본 규칙
현재 나는 우리 회사에서 '포켓서베이' 서비스를 론치 한 이래로 지금까지 CS의 최전방에서 다수의 고객 상담과 여러 가지 민원들을 처리해왔다. 서비스의 론치부터 지금까지 그동안 배우고 익힌 노하우들을 나만의 규칙으로 하나 둘 정립하였는데, 이제야 문서화를 하게 되었다.
'유선 응대'의 기본은 사실 일상 속에서 나누는 '대화'의 기본과 같다. '유선 응대'와 '대화'의 차이점은 얼굴을 보고 대화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인데, 전화는 상대방의 얼굴과 표정이 전혀 보이지 않으므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통해 상황과 반응을 잘 파악해야 한다.
혹시 유선 응대가 아직 낯설거나 어려운 분이 있다면, 아래의 기본 규칙을 잘 지켜보자.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를 건네자.
-통화 도입에서는 항상 담당자의 직급과 이름을 가장 먼저 부르자. 그것도 매우 친한 친구 부르듯이.
: 내가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클라이언트가 되었다.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는 ‘고객 1’, ‘고객 2’이다. 그러나 이름을 부른 직후부터는 서로가 (예비) 계약 담당자가 된다. 더욱이 이름을 부를 때, 생기는 친근함은 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나의 목소리가 제2의 얼굴이다. 밝고 미소 짓는 얼굴을 상상하며 응대하자,
: 전화상에서는 오로지 서로의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 톤의 높낮이, 성량, 어투 등에 따라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지인과 전화 통화 시에 ‘너 무슨 일 있어? 목소리가 왜 그래?라고 알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러므로 심각한 내용의 통화가 아니라면, 상대방에게 항상 나의 얼굴이 밝고 미소 짓고 있다고 상상하게끔 만들자.
-과한 친절은 금물, 적당히 친절하자
: 나와 통화를 하는 상대는 B2B/B2G 구매 담당자이다. 즉, 상대방과 나는 동등한 입장이다. 내가 너무 과한 친절 모드(일종의 저자세)로 통화를 이어나가게 된다면 상대방은 은연중에 통화의 주도권이 본인에게 있다고 인지할 수 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도권을 넘겨준다는 것은 앞으로 클라이언트의 모든 요구사항에 끌려다닐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내포한다. 그러니 너무 친절할 필요는 없다.
-진심 없는 과한 호응은 오히려 멀어질 수 있다.
:간혹 여러 심리 서적 또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대화 방법을 보면, ‘상대방의 마지막 단어를 따라 하자’, 혹은 ‘상대방의 말에 충분한 호응을 해주자’ 등이 있다. 그런데 대화의 전후 파악 없이 ‘말 기술’로만 대처하다 보면 큰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아래 사진처럼)
그러니까 상대방의 말에 호응을 하더라도, 말을 모두 다 끝맺은 후에 그리고 진심이 느껴지게끔 대답하자. 만약 내가 진심 없는 반응을 했다고 상대방이 느낀다면, 상대방은 내가 이 대화에 집중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뒷말 따라하기 나쁜 예
-말을 끊지 말자.
: 미팅이든, 회의든, 잡담이든 상대방의 말을 끊어서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 말의 마침표가 채 찍히지도 않았는데, 상대방이 쉴 틈도 없이 말을 이어 나간다면? 또는 상대방에게 정성 들여 설명하고 있는 와중에, 상대방이 내 말을 끊고 본인의 대화를 시작한다면?
나는 아마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너는 나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있구나.
그럼 나도 너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
아, 나도 이제 너의 말을 끊어도 되는구나.’
-다시 한번 반복하여 말하자.
: 하나의 주제가 정리될 때 또는 전화를 끊기 전에 상대방의 말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반복해주자. 이는 서로가 통화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동시에 상대방의 의사가 나에게 잘 전달되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확인 절차를 가지게 되면 향후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억울한 책임의 소지를 지지 않아도 된다.
유선 응대의 스킬을 높이자
'유선 응대'는 어느 회사건 가장 기본이자 핵심적인 업무다.
현재 나는 우리 회사의 최전방에서 고객과 수많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우리 서비스의 이용 문의부터 계약 체결, 민원 요청까지 전방위적으로 응대를 맡아서 진행하는데, 내가 담당하고 있는 고객의 만족도는 꽤 높다. 고객의 만족도가 높으니 나의 업무적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내가 고객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몇 년간 잘 훈련된 '유선 응대' 스킬 덕분이다.
B2B와 B2G 서비스에서 유선 응대는 굉장히 중요하다. B2C에서의 유선 응대는 단순한 응대에 가까울 수 있지만, B2B와 B2G 서비스에서 유선 응대는 큰 금액의 거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화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면밀히 파악하고, 고객과의 신뢰도를 형성하는 것은 CS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능력이다.
만약 전화 통화의 기본적인 규칙도 지키지 않은 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전화를 받게 된다면, 낮은 계약 성사율부터 고객의 불만족 증가,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 불리한 계약 내용 등 부정적인 상황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유선 응대'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보자.
처음에는 이러한 전화 습관이 조금은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매일매일 조금씩 경험치가 쌓여 나간다면 누구보다 능숙하게 고객을 이끌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