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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 Lee May 14. 2021

업무 매뉴얼 만들기, 삽질하지 않기

가장 기본인 목적부터 설정 하자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는 노션을 도입했다가 다수가 수정함으로써 손쉽게 데이터의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글 문서로 회귀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적합한 업무 툴을 찾기 위해 여러 번 바뀐 적이 있었는데, 변화의 시도는 좋았으나 더 나아진 점은 딱히 못 느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근무 중인 회사에서는 반대로, 모든 문서를 노션으로 옮기는 중이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시작하게 된 노션으로 문서 만들기.


노션은 개인적인 용도로도 잘 사용하고 있던 참이어서 업무적으로 다시 마주한 노션으로 문서 만들기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션 내 문서 DB를 끌어오는 거랑 이모지 아이 러브 유)


다만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은 문서를 제작하기 전에 1. 어떤 목적으로 만드냐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같은 주제라도 목적이 다르면 내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적이 정해졌다면, 해당 문서를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누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명백히 실무자 입장에서)를 파악해야 하죠.

이 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는다면 기껏 문서 다 만들어놓고 마지막에 갈아엎을 수도 있습니다...!


(내 시간, 내 피땀눈물...)


다음 단계는 2.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지 정하는 것입니다.

기존 문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무 프로세스와 비교하여 수정될 부분을 파악해야 하고, 다수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하죠.


기껏 만들어 놓은 매뉴얼이 다른 분들이 이해하는데 한참 걸리고 어렵다면 만든 사람이 잘못한 겁니다. '아니 이걸 왜 이해를 못해'라고 억울해할 게 아니라 왜 어렵게 적혔는지를 파악해요 해요.


만든 사람이 매뉴얼로써 소통에 실패한 게 된 거니까요.

만약 대외적으로도 소통할 일이 있는 내용이고 고객에게 설명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고객들은 더 갸우뚱할 거예요.


(무언가 많이 적혀는 있는데, 뭐 어쩌란 거지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 말 있잖아요.


쉬운 걸 어렵게 말한다면, 사짜

허세와 허풍이 가득한 것


어려운 걸 어렵게 말한다면, 하수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어려운 걸 쉽게 말한다면, 고수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청취자의 눈높이에 맞춰 재가공할 수 있다는 것



최근 맡은 업무와 관련하여 매뉴얼을 만들면서 하수에 속하는 행동을 했습니다...


(부끄러워라...)


기존 매뉴얼을 바탕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실무와 맞지 않는 부분들을 발견해내어 문서 개편을 시도한 것인데,

모두가 활용할 가이드라고 생각하니 자꾸 깔끔함에 집착한 것 같아요.


매뉴얼은 보통 업무에 능숙하지 못한, 처음 해당 업무를 맡는 분들이 보는 문서이다 보니 이해를 돕기 위해 최대한 상세하게 써야 하는데, 저는 제가 업무 하며 보기 편하자고 업무 용어와 그에 수반되는 설명들을 다 잘라먹었죠.


대신 이미지를 넣으면 된다고 쉬이 생각했어요.


(온전히 저를 위한 매뉴얼이었습니다)


매뉴얼을 처음 마주하는 실무자는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한 데다가 낯선 이미지만 덩그러니 있다 보니 이미지를 이해하려고 한참을 모니터를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 거죠.


(불친절한 매뉴얼이었어요..)


처음엔 이런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담당자에게 검토해달라고 넘겼죠.


결국 돌아온 피드백은


원래의 매뉴얼을 그대로 옮겨주세요..;;

하하하하

저 편하자고 만든 매뉴얼은 이렇게 목적과 방향성을 상실한 채 처음으로 회귀하게 되었습니다.


피드백을 바탕으로 저는 다시 매뉴얼을 작업해야 합니다.

이젠 기존의 콘텐츠를 충분히 살리되 실무와 다른 부분에 대해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려고요.


(구글 문서를 노션으로 옮겨 이모지로 강조를 제대로 주는 건 덤)



직장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서 작업은 잘하면 잘할수록 우리의 업무 능률을 높여줍니다.


(따라오는 칭찬은 덤이죠. 일 잘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고요)


그러니 소중하고 귀한 우리들의 시간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문서 작업할 때는 '목적 설정'부터 하기.

꼭 기억하기.




이미지 출처: 유퀴즈온더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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