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내가 믿으면 모든 걸 바치고 따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인데 왜 그럴 선배나 스승이 없을까라고 생각했다. 진짜 목숨? 정성, 진심, 현재와 미래 다 바쳐서 충성하고 따르고 존경할 수 있는데 왜 그럴 이가 내 주변엔 없을까 생각했다.
난 운이 없나? 복이 없나? 터가 안 좋나? 내 학교가, 동네가, 속한 사회가 별로인 때문일까? 정말 한 명도 없을까? 위인까지 못 찾아도 후보라도 생각해 볼까? 주위를 돌아보고 한 사람씩 짚어본다.
○○는 찌질하고 유치하고 □□는 식견이나 현명함이 모자라고, ◇◇는 우아, 진중함이 모자라고 왜, 왜 내 옆엔 멋진 사람이 없을까?
ㅡㅡㅡㅡㅡ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또 깨달음.
(살다 보면 신기하게 이런 통찰의 "순간"이 제법 자주 오지 않는가)
헉~ 아니었다.
그건 없는 선배 탓이 아니고 내 탓이었다.
도대체 내 맘에 드는 사람이 있간디?
감히 누구를 평가하고 측정하여 따른다고 할 준비가 되었다고 하였나?
내가 부족하고 모자라니 그분이라는 남을 통해 기꺼이 내가 낮음을 인정하고 모실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냐는 말이다.
그래, 아니었다.
감히 내가 평가하고 내가 그야말로 간택 '해주려고' 했던 게 모순이자 함정이었다.
내가 평가해서 음~ 쓸만하군 저 정도면 내 스승이 될만함. 그렇게 한다는 거다. 허 참. 무식 찬란하게 건방지군.
어떤 이를 보면 직관적으로 똬악~ 장점보다 단점을 기똥차게 잘 감지하는 내가? 그래놓고 사람 진짜 잘 본다고 자찬하는 내가?
하하하하하!!!
이제야 알았다.
(다행히 가끔 아니 자주 오는 통찰의 '순간' 그 이후 행복해진다. 이건 정말 행운이다. 감사하자.)
내 건방이나 허세, 내 자만이 내 멘토를 내 주위에 안 계시게 한 거였다.
옛말에 사람 셋이 있으면 그중 적어도 한 명은 내 스승이랬다. 모든 이에게 배울 게 있고 모든 사건이나 상황도 배움터이다. 그리고 그건 순전히 내 몫이다.
선배님들, 스승님들, 부모님, 죄송합니다. 형제자매, 제자들, 친구들, 미안합니다.
자꾸 아파서 맘이 약해지는 날, 신실한 신앙을 가진 이가 부러워지는 날, 사람을 평가하고 존경하지 않은 걸 깨달은 어느 날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