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지 고르기
너무 가고 싶었다. 공부하는 동안, 애들 키우는 동안 친구들, 지인들, 심지어 제자들까지 다 가는데 나만 못가는 느낌으로 돈이 모아질때까지라기보다 딸들이 대학 가기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둘째가 대학에 가고나서부터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이제 시작해야지 그런데 돈도 나이도 시간도 사실 아주 여유롭다고는 할 수 었었다. 유럽 8국 9일짜리가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유학까진 아니어도 준장기 연수와 연구년 등으로 그나마 미국 경험은 있어서 일단 미국 제외. 아주 짭은 가족여행 등으로 아주 오래전이지만 동남아와 일본은 몇 차례 있어서 제외. 부부여행만으로 우아하게 해 보기로 했다. 유럽은 거의 처음이라 아직 자유여행은 어려웠고, 당시엔 귀했던 1국 여행, 스위스를 택했다! 무려 비즈니스 패키지.
8명 부부 4쌍이었다. 대학병원과 개인병원 의사부부, 중견기업 사장부부, 여사장과 초등 남교사 부부, 그리고 우리. 스위스 도착해서 탄 대형버스(가 나왔다)에 부부들이 각각 복도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앉는 걸 보고 진짜 부부들인 걸 알게 되었다. 하하. 이전의 경험상 부부가 아닌 연인들은 결코 떨어져 앉지 않는다.
비즈니스 패키지인만큼 우리 외엔 여유로운 분들이었고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남미, 아프리카 여행 등 거의 세계를 제패하신 분들이었다. 가이드 또한 베테랑이어서 어떻게 우리 주머닛돈을 꺼내는지 잘 알고 있는 이였다. 식사 때마다 와인이나 맥주 등 음료의 추가 주문을 권했고 우리는 잘 따랐고 그걸 계산하느라 여행비에 포함된 당연히 가이드가 계산해야 할 팁도 우리가 게산하게 되었다는. 쪼잔하게 패키지에서 선택관광 현장 구매 비용 등을 비교하면 안 된다는 정도는 알고 있는지라 입 다물었지만 여행 전체 기간 식사 내내 그래서 좀 얄밉기도 했지만 마지막 취리히 공항에서 이별할 때 두툼한 팁을 따로 챙겨주는 의사샘을 보고 불평불만을 저 깊이 집어넣기로 했다. 가이드가 여행 중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오디오박스를 우리 배웅차 공항에서 홀로 잠시 두었다가 경찰이 뜨고 수십 불의 벌금이 청구되었는데 그것을 충분이 내고도 남을 만큼의 팁을 얹어주시더라. 테러 때문에 생긴 규정이란다. 그 가이드는 몇 년이 흐른 뒤 유튜브 개설 소식과 부모상에도 연락이 왔었다.
스위스 1국이었지만 가장 유명한 융프라우가 일정에 없다는 이야기는 재미있다. 스위스 1국을 오는 사람 중에 8국 10일이나 4국 5일에도 스위스가 몇 시간이라도 들어있는 패키지 일정에는 반드시 들어있어서 빠진 걸로 해석되었다. 우리만 또 융프라우를 못 보고 온갖 다른 스의스 비경들은 다 경험하였다. 좋았다. 결국 융프라우는 몇 년이 흐른 후 서유럽 4국 일정에서 가게 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식사 후 여담에서 우리가 진지하게 6분에게 여쭈었다. 이른바 설문조사. 우리는 시간도 돈도 없다. 여러분들은 해외여행의 달인들이다. 가장 좋았던 여행지를 3개씩 추천해 달라ㅋㅋㅋ. 그래서 다득표 한 곳이 스페인 노르웨이였고 자꾸 언급되던 곳은 남프랑스와 남미였다. 그래 다음에 도전하자.
다음 여행지는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패키지로 부부가 갔지만 대대성공이었다. 스페인은 딸과 자유로 돌았다. 지금 이 시점 최고의 여행지는 스위스와 아이슬란드다. 세계를 다 못 돌아다니더라도 버킷리스트를 못 돌더라도 이 두 곳은 다시 가볼까 싶다.
이후 크로아티아 딸이랑 다녀왔고
비즈니스 패키지의 우아한 만족감에 취해 뉴질랜드, 호주도 비즈니스 패키지로 다녀왔고
코로나로 묶였다가 풀리자마자 이태리, 스위스, 파리 다녀왔고
지난해 이스탄불 고~~급 자유여행을 항공, 숙박까지 다 예약완료했으나 갑작스러운 하반신 극심 통증으로 이틀 전 취소했다. 한달을 제대로 못걸었다. 이후 다리, 허리, 팔의 극심한 저림과 통증 현상은 간간이 계속된다. 주우욱. 디스크도 있고 근육 퇴화 무엇보다 노화라 테니스 등이 금지되었지만 난 간간이 치기로 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고 치다가 죽을란다 심정? 아니 치고 죽을란다지, 못치고 죽는건 억울하다는.
이제 다음 달엔 포르투갈 자유로 가고
겨울 이후엔 아프리카 남미를 계획 중이다.
내가 건강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