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 한정원 외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 문학동네시인선 200 기념 티저 시집. 2023 문학동네
한정원 강정 강지혜 고선경 고영민 권누리 김근 김선오 김연덕 김이듬 류휘석 박연준 박철 박형준 변윤제 성동혁 손미 신미나 신이인 안도현 안태운 안희연 오은경 유진목 유형진 이기리 이선욱 이설야 이승희 이영광 이영은 이영주 이예진 이은규 이진우 이혜미 이훤 임솔아 임승유 임유영 장승리 전동균 전욱진 정다연 정한아 조온윤 조해주 조혜은 최지은 한여진
난 여기 나온 지금의 유명시인들을 몇 명이나 알고 있나? 초등학교 운문반, 중학교 역시 문학반이었는데 정말 많이 짓고 읽고 샀었는데...
시인마다 처음엔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각자의 한 문장 정도의 답이 있고 시 한 편씩 있고 간단한 시인 약력/소개가 있다. 새롭게 발견한 시인(이영광, 임승유, 전욱진, 조혜은...)도 많고 등장하는 시집과 시의 제목들의 단어나 문장이 무수하고 볼 만하다. 반가운 단어(함허동천, 문지방. 손차양...)도 있고 간직하고 싶은 표현(기억, 주의, 몹시, 구석, 언뜻, 오롯...)도 많고 처음 알게 되는 용어(책등과 책배, 파잔, 유백...)도 매우 많다. 아직도 ChatGPT보다 구글보다 네이버를 쓰는 나, 어떨 땐 조금 챙피하다. 그럴 필요가 있나 싶지만.
시인의 나이대가 매우 넓다. 읽다 보면 내가 이미 아는 시인들의 시와 시의 정의가 잘 읽힌다. 역시 나잇대가 공감대? 대표작가 한정원은 시를 ‘마음의 결절, 언어의 골절’이라 했고 시의 제목은 ‘..........’였다. 이 10개의 점이 가운뎃점인지 아랫점인지 모르겠다.
‘시’란 ‘꼭 짜낸 수건에 남은 물기 같은 거’라는 안도현 시인의 ‘물음과 무덤’이 남는다. 경북도립안동의료원 영안실에서 꺼내 버스 화물칸으로 옮긴 후 최첨단 불구덩이 화장로에 넣은 그의 엄마. 묻지 말고 묻으라던 학교. 물으면 물음, 묻으면 무덤이 된다는 국가...
*초등학교 운문반(시창작반)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난 학창 시절 글짓기로 받은 상이 아주 많다. 특히 초등학교 때 백일장 등 대회 기간만 되면 학교 대표로 뽑혀 방과 후나 주말에 따로 남아 시 지도를 받았는데 조ㅂㅊ지도교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매일 몇 개씩 지어와야 하는 시작 숙제가 버겁고 질렸던 어느 날, 시집에서 베껴간 문구. “<창: 窓> 창이라는 말은 태양이라는 말보다 눈부시지 않아서 좋다” 김현승이라는 시인을 모르던 5학년이었고 당연히 안 유명한 사람인 줄 알고 베낀 순수? 무식? 한 행동. 지금 생각해 보면 암내인데 그게 굉장히 심했던 새까만 피부의 조 선생님이 나를 정말 많이 혼내셨다. 날강도, 도둑 취급으로 야단치셨다. 당시만 해도 초등학교도 성적 석차가 나오던 시절, 전교 1등만 독차지하고 천재 소리 듣던 간부 나에겐 너무 모질었다. 부끄럽고 민망해야 하는데 밉고 원망스러워 그 이후로 주욱 미워하고 싫어했다는 아픈 기억. 그 일로 알았다. 아이가 자기 생각보다 너무 심한 야단을 맞으면 자기가 지은 죄는 생각지도 않고 그 상황과 사람을 증오하게 된다는 것. 심지어 당당함과 뻔뻔함을 넘어 왜곡까지 해서 내가 베낀 게 아니라 지었으면 어떡할래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는 것.
더 한 건 이 일을 끝까지 기억해서 나중에 커서 시의 최고 전문가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리라 했다.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시간이 지나 학계 인물이 되고 시는 물론 국어교육 전문가들을 만난다. 그중에서 공부 많이 하고 전문가들에게 물어보았다. 죄인인 내 편이 한 명은 나오지 않았을까? 결과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과인 나 맞춤형 설명이라며 그런 문구를 기대하는 건 구구단을 못하는 아이가 미적분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고 한 사람까지 있었다. 허허허. 소심하게 속으로 말해본다. 아니야 할 수도 있어. 동의 못해. 에엠(에헴의 작은말로 씀).
재밌게도 내 첫 저서(엄밀하게는 편서)는 “과학동시, 2007, 이치/북스힐)”이다. “마냥! 즐겁고 신나는 과학글쓰기”라는 부제로 국가기관에서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2505 이유리 소설집 <비눗방울 퐁 2024 민음사
<브로콜리 펀치, 2021>, <좋은 곳에서 만나요, 2023> 작가의 명랑한 이별이라고 누가 말했는데 절대 명랑하진 않다. 내 인생 최고 공포영화인 <가타카(GATTACA 1997/ 한국 1998), 트루먼쇼(The Truman Show 1998) 각본 쓴 Andrew Niccol의 감독 데뷔작, Ethan Green Hawke 에단 호크/ Jude Law 주드 로/ Uma Thurman 우마 서먼)보다는 덜 하지만 감정이입해서 생각해 보면 섬뜩하고 무섭다는 게 내가 SF를 대하는 기본자세.
과학전공자이지만 SF 영화도 싫고 SF 책도 싫어서 거의 안 보고 피하고 덮었었다. 그러나 요즘은 읽다 보니 과연 그 경계를 모르겠다. 과거의 사례를 봐도 소설에서 먼저 나오고 개발된 기술도 많고 (내가 이렇게 가르치고도 있다.) 그러니까 인간의 상상이 기술과 현실이 되는 사실 말이다. 이 책도 제목은 귀엽지만 내용은 귀엽지만은 않은 SF였네. 문과적이고 사랑과 기억을 주로 말하는 작가.
2506 이유리 <모든 것들의 세계 : 자음과 모음 트리플시리즈15 2022 자음과모음
1990생 두 번째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 2021>보다는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2020> 때문에 접하게 된 작가인데 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읽었나? 기억이 안 나고 찾지도 못하겠다. 여하튼 읽다 보니 아는 글. 부드러운 상상의 글. 이렇게 가볍고 작은 문고판 참 많이 나오고 사고 읽었었는데 이젠 이쁘기까지 하네. 수십 년 전 일본인들은 전철에서 책을 읽는대...라는 말을 하던 시절 부러웠던 사이즈, 그러나 질과 내용은 좋은 책. 추천^^ 그래도 12,000원이다.
2505 오르한 파묵, 이난아 <먼 산의 기억 2024 민음사
Orhan Pamuk 52생 <Uzak dağlar ve hatıralar <Memories of distant mountains 2022
노벨문학상 터키 작가의 14년 몰스킨 다이어리 축약본, 자전적 에세이, 남자 노인이 그린 그림인데 색감과 풍이 정말 이쁘다. 열심히 폰 갤러리에 저장한다.
어릴 적 꿈 화가, 대학 건축 전공, 튀르키예 전신 오스만의 학살 언급으로 생명 위협받고 프랑스 거쳐 도미, 콜롬비아대 교수로 말년, 아니 아직 생존이니 말년이 아니라 30대 결혼, 50대 이혼, 60대 내내 인도 유명작가와 연애, 70대에 다른 새 여인과 2022년에 재혼했으니 지금이 잘생긴 그의 인생에 중년일 수도.
노벨상 수상작 <내 이름은 빨강, 2006>, 코로나때 쓴 <페스트의 밤, 2021>, 실제 박물관을 만든 <순수박물관, 2008>을 읽어보고 15년 걸려 2012 개관한 극강의 오브제, 순수박물관(The Museum of Innocence) 이른바 소설박물관/무죄박물관은 가봐야겠다. 실물 책을 들고 가면 무료입장이라고^^ 1950~2000년대의 일상품, 주인공들의 물건과 4천여 개의 담배꽁초.. 멋지다. 내게 #이스탄불은 덥고 복잡하고 정신없고 힘든 기억뿐이지만.... 심하게 속이는 사람들ㅎ 호텔만은 기가 막히게 좋았던 고풍 최고급^^
난 사진이나 #그림이 있는 책을 좋아한다. 소설이라 해도 조금은 넣어주면 참 좋겠다. 작가님들, 아니 출판사관계자님들 들리시죠? 도서관에서는 들어오자마자 제거해 버리는 띠지와 분리되는 #책표지는 제발 하지 마시구요. 그럼 작가 설명도 그림도 못 보는 경우가 많아요. 사전껍데기같이 남아버리는 무채색, 무무늬의 양장표지는 참 속상합니다.
2505 김은하 에세이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2024 서스테인
30대 초반의 아가씨가 언니가 되어 경제사회생활을 이야기하난 귀여운 책
★★★ 2505 리사 리드센 소설, 손화수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2024 북파머스
Lisa Ridzen, Tranorna flyger soderut 2024 The Bookman
너무 좋다. 좋은 책, 이런 감정이 이른바 감명인가. 최근 책 중 최고다.
늙어가는 나, 죽어가는 나, 나를 잊어버린 아내는 요양원에 보내졌고, 어릴 적부터 부모와 살았고 아내, 자식과 함께 살던 집에서 방문 요양 보호사들과 출가해서 따로 사는 이혼남 아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개와 살고 있는 나. 그러나 나를 위해 개를 데려가 버린 아들, 내 집과 개, 내 가구들, 내 일상을 그들이 “나를 위해” 원하거나 시키는 거나 해주는 대로 해야 하는, 하게 되는 나, 나는 진짜로 침대보다 부엌 소파에서 자는 게 편한데, 서러움, 화, 수치심... 그래, 기저귀. 잔잔히 풀어놓는 한평생의 기억 서술 뒤에 따라오는 현재의 맘 같지 않은 몸,
이미 나를 못 알아보는 결혼 62년 된 아내 당신에게 쓰는 1인칭 글이다. 간병 기록은 메모로 장마다 첨부되어 있다. 요양보호사들과 아들이 쓴 그 일지 기록이 매우 사실적이고 간결해서 더 짠하다. 책은 5월 20일 기록부터 있고 10월 13일로 끝이 나 있다. “03시 30분 보(주인공)는 조용히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음. 그는 옆에 누워 있는 식스텐(개)의 머리에 손을 얹고 고통 없이 매우 평화롭게 잠에 들었음. 촛불을 밝힌 후 한스(보의 아들)에게 전화했음.ㅡ잉리드(요양보호사) ”
“너도 알다시피 나는 네가 자랑스럽단다” 마지막날 아들(난 딸들)에게 할 수 있을까?
부럽다.... 집에서 죽으면 정말 좋겠지만 한국에선 안되지? 경찰 부르고 시체 치우고....
하나작가의 즐거운 어른 작가 엄마가 그러셨지, 고독사 하고 싶다고. 옳으신 말씀이다. 혼자 죽기는 뭐 하지만 집에서 죽고 싶다는 게 요지이지.
스웨덴 작가들을 좀 찾아볼까, ‘삐삐’ 국민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린(Astrid Lyndgren) 말고는 모르겠네. 아, ‘오베’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도 있네. 이 책도 영화도 참 좋았지. 진짜 열심 찾아봐야겠는걸. 내가 이리 잔잔하고 부드러운 걸 좋아했던 사람이었나 거참 희한하네.
암 수술한 지 5년, 올해 8월이면 중증환자로 생긴 장애인등록(+세금혜택, 병원비, 약값의 엄청난 할인)도 말소되고 이달 초에 받은 MRI, CT 암지표 깨끗함을 지난 목요일 암병원 주치의에게 축하받고 왔는데 바로 다음날 금요일 안과에서 백내장 수술을 잡았다. 이달 들어 심하게 시야가 부예져서 안암으로 가신 엄마처럼 아, 눈으로 전이되나 하고 미루다가 금요일 간 건데 허허. 갑자기 이렇게 나빠지기도 하나요 했더니 그게 아니라 이제사 내가 증상을 알아챈 거란다 또 허허. 뭔 놈의 다초점 렌즈는 한쪽에 500이냐 물론 인건비가 들었다 하지만 수술 설명 ppt에 단안이라고 한쪽 비용을 써 놓는 건 뭐냐. 한눈만 백내장 걸리거나 수술하는 사람도 있냐.
이렇게 여름 해외여행비는 날아가는군. 주변의 유행과 권고, 기회와 바람을 다 참고 10년 이상 아니 20년 가까이 참아온 해외여행을 애들이 대학 들어간 이후, 집도 있고 지출이 오히려 확 줄어든 걸 실감하고부터 1년에 1-2회 멀리 떠나는 걸 실천하고 있다. 체코, 스위스, 노르웨이/아이슬란드, 프랑스/아탈리아/스위스 서유럽, 호주/뉴질랜드, 터키/포르투갈, 페루/볼리비아/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까지
사이판은 신혼여행, 미국은 연구년과 연수,
오래전 하와이, 대만, 홍콩은 짧은 가족여행 갔고 일본은 엄마아빠 살아계실 때 한번, 출장 등으로 따로 몇 번 다녀오고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은 딸이랑 다녀오고 남은 위시리스트엔 스페인 카나리아, 페로제도, 그린란드, 아일랜드/스코틀랜드, 호주 태즈마니아, 아프리카가 남아 있다. 건강해야지...
2505 박서련 <몸몸 : 나는 이렇게 엉망인데도 너는 나를 사랑하는구나 2024 위즈덤하우스
가상을 여러 번 받은 철원 89생이라는데 신식(구식 단어^^) 소설이란 느낌이다. 작고 얇은 분홍색 포켓북인데 60쪽 밖에 안되고 나머지 30쪽은 작가인터뷰이다.
지방흡입, ㄱ년들의 단톡, 여자, 몸, 재밌게 읽었다.
몸이라기엔 뭐 하고 <봄·봄>에서 반복을 땄단다. 가운뎃점은 따라 하지 않고
나는 이렇게 엉망인데도 너는 나를 사랑하는 그 순간은 좀 아쉽다.
2505 한정원 <내가 네 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 한정원의 8월 2024 난다
난다에서는 ‘시의적절’ 시리즈로 매달 제철 책 한 권을 낸 것이다.
사계절 중 최하위라는 말을 이리 이쁘게 하시는 분. 고양이, 여름, 시, 에세이, 사진...
첨엔 나이 든 냄새 몰랐는데 55 생 아주 어르신이었군. 그래서 예들이 옛날 것들이 좀 있었구나.
인연이라고 하면 어른, 운명이라고 하면 젊은이인가
2504 나해인 (전문의가 알려주는) 정신과 사용법 : 정신과 문을 여는 게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2024/25 앤의서재
여기서 말한 ‘정신과에 대한 오해’에 대한 내 생각?
정신과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만 가는 곳이다 → 그건 아니지, 가야지 가야지 아프면 가야지, 꼭 가야지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 → 가벼운 병은 그렇지만 안 되는 사람도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우울은 감기지만 우울증은 폐렴이라고 주장하는 나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머리가 나빠진다 → 그럴 수도? ㅎㅎ 정신과 치료 때문이 아니라 심신의 아픔이 힘들어서 버거워서
남들도 이 정도는 힘들어하면서 산다 → 그렇지, 더 심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아픈 걸 그냥 두면 안 되지
정신과 상담기록이 남으면 취직도 보험가입도 어렵다 → 공개되면 그럴 수도 있고, 사고 나면 그럴 수도 있고
정신과 약물은 한번 시작하면 끊기 힘들다 → 그렇지는 않더라, 오히려 도움을 너무 받아서(과거잖아) 고마운 기억뿐.
우울, 불안, 강박, 번아웃, 성인 ADHD, 수면문제, 중독, 트라우마 등 이제 내게 몇 개 남았을까
20대 대학원 시절 상담 전공자에게 성격검사 자세히 받고 남향성(남성성), 신경증, 불안증, 강박증, 그땐 오히려 나중에 날 괴롭힌 우울증 빼고 다 높았던 시절, 힘들었던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