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 ==신유진 <페른베 2025 시간의흐름
Fernweh(독) 한 번도 만나적 없는 누군가 혹은 되어본 적 없는 나을 그리워하는 마음
==신유진 <창문 너머 어렴풋이 2023 시간의흐름
엄청난 불행/병을 맞은 지인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 ‘별일 아니야, 흔한 일이야’ 결코 도움 되지 않는다. 해서는 안된다, 울 엄마가 2004년 내가 2020년 암이 걸렸을 때 보통 주위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먼저 말하자면 친한 사람들이고 위로의 의미였지 악의는 없다 no.1 전생에 뭔 죄를 져서 암이 걸리냐 하늘도 무심하시지 2.그리 열심히 살더니 에그그 딱해라 3이제 살만하니 그런 병이, 에휴 인생이
이들은 해서는 안 되는 말 랭킹 123이다. 도움이나 위로가 되기는커녕 한심함이나 비난으로 들리기도 한다. 암(중병)은 결코 ‘벌’이 아니다. 죄인에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사고’다.
==신유진 <그렇게 우리의 이름이 되는 것이라고=Ces noms qui sont devenus les nôtres 2023, 1984books
이분이 내는 책은 신유진 작가는 약간 모호하다, 내 최애작가로 쓰자니 95만큼 좋고 5만큼 애매하다. ㅎㅎ 난 애매와 모호의 단어 차이를 정확히 알지만 둘 다 쓰고 싶다. 글 너무 좋은 거 아냐 하다가 아 그 정도는 아니군 하다가 여하튼 누구보다 좋은 번역가였고 지금은 좋은 작가 좋은 글 계속 볼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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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 박소영 박수영 <자매일기 2024 무제
아 이것도 무제였구나, 힙하고 트렌드가 된 출판사 무제는 맘에 드는데 ‘박소영 <살리는 일 : 동물권 에세이 2020 무제’ 수기 책의 저자 글이라는 점은 좀 두렵다고 생각하며 읽기를 시작했다. 길고양이 밥 주는 사람의 수기글이면 좀 그랬는데, 잘 모르고 대출한 이후 그걸 알고 나서 그냥 안 읽고 반납하려 했는데... 좋은 책이었다. 이런 인생, 이런 사람도 참으로 멋지구나 내 가치관을 변하게 만든 또 한 권의 책이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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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 나나 크와메 아제-브레냐, 석혜미 <체인 갱 올스타전 2025 황금가지
Nana Kwame Adjei-Brenyah <Chain-gang all-stars 2023 Gernett Company Inc.
미국헌법, 교도소, 갱, 형벌과 사면, 데스매치, 쇼비즈니스, 너무 이국적 이질적이라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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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 최정원 <허밍 2025 창비
가까운 미래 서울, 절망, 봉쇄, 변이...
읽는 즐거움이 있는 책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작가의 말이 맘에 든다. 난 영화도 책도 재밌어야 한다. 이건 웃음이나 코미디의 재미보다는 감동이나 이해의 재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냥 읽을만한 재미의 준SF.
SF로 뜬 작가가 SF소설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는 글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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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케 하이덴라이히, 유영미 <나로 늙어간다는 것 : 80대 독일 국민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문장들 2025 북라이프
Elke Heidenreich <Altern
43생 독일 작가이자 방송인 히트작이라는데 위대한 작품은 아니다, 아 방송인이었지 딱 그만큼. 그래도 주제자 주제인지라 내겐 관심도 많고 좋은 인용글도 많다. 표지가 너무 예쁘다. 꽃그림.
“늙어간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
“어쨌든 죽음으로써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삶은 커다란 특권임에 틀림없다. __임레 케르테스(Imre Kertész 헝가리소설가
“나는 행복해지기로 했다. 그 편이 건강에 유익하다고 하니까 __볼테르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게 노인은 그냥 노인이었다. 늙고 병들고 불편한 약하거나 정신은 고집 센 노인. 20년도 더 전에 독일계 영국 사회복지사 릴리 핑커스 Leslie Smith <das hohe alter에서 이렇게 말했단다. “노인이라고 모두 같은 게 아니다. 어쩌면 그들은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다. 긴 인생을 거치며 개성적인 사람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는 사회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모든 노인을 ‘획일적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러네. 조심하자.
시몬느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노년La Vieillesse, 1970원
-“노년기에는 시력, 청력, 민첩성, 기억력, 열정, 역동성 (놀랍게도!) 사교성(완고하고 고집이 세어진다)이 감소하고 분별력과 일상의 규칙성, 선한 의지, 집중력, 인내심은 더 증가한다.
-“ 한 사람이 생애의 마지막 15년 내지 20년 동안 그저 폐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의 문명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노년이 한 사회 안에서 갖는 의미 혹은 무의미는 그 사회 전체를 돌아보게 한다. 이를 통해 앞서 전 인생의 의미 혹은 무의미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번역본이 있네 상당히 두꺼운 책 <노년 : 나이 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2002 책세상
“노년에는 과소평가할 수 없는 만족감이 찾아온다. 이제 아무것도 해야 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사회적 관습을 따르거나 해야 할 일을 어느 정도 억지로 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내 나이에는 ‘억지로’라는 말이 사전에서 사라졌다. (…) 요즘 나는 더 이상 편지를 쓰지 않는다. 절대로 필요한 경우만 제외하고 말이다”__쥘리앵 그린(Julien Green 1900생 rmEOs 편지 쓰는 게 중요하고 많은 일이었지,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는다. 밥을 하지 않는다만 생각나냐?
#노인, 늙는다는 거
별똥별 소원, 세 가지 소원, 장래희망 등등 설사 자주 매일 바뀐다 해도 소원을 항상 만들어 다니고 누가 뒤통수를 때리고 갑자기 네 소원 뭐니? 했을 때 2초 내로 말하는 소원을 가지면 그건 이루어진다고 과학적으로 증명도 되어있다 했다.(ㄱㄴㅈ 曰). 내 소원 20살이 되기 전까진 의사 되는 것, 대학가고 나선 기자나 사법고시, 교육행정고시, 교육공학자 등등 거쳐 우리나라에서 제일 쌈빡한 교장이 되고 싶다 했다. 가족이 생기고 나서는 남편이 —되기, 아이가 —들어가기 등등이었다가 나 자신을 위한 충고를 뼈 때리게 여러 번 맞은 이후 노메뉴, 노 가격인 술집을 차리고 싶다 했다가 실학자 이덕무를 접하고 그래 나도 간서치(看書痴)였다. 그러다가 30대부터 현실로 돌아와 내 일생일대 삶과 죽음, 인생이 없어질 정도로 힘든 그때 소원이 생겼다. 그건 바로 되도록 빨리‘늙는 것’!!!!!!! 빌고 또 빌고 빌었다. 얼마나 간절한지 하느님이 확실하고 완벽하게 빠른 시일 내에 딱 이루어주셨다 ㅎㅎㅎㅎㅎ 난 국어사전 세대. ‘가든을 찾으면 ①②③...동그라미 뒷번호에 한국식 갈빗집, 식당이라고 나오는 것처럼 ‘늙다’의 ⑪⑫...뜻을 떠올렸나 보다. 약하고 쇠하여 병들어 죽을 날이 가까워옴이 ①아닌가. 그런데 난 그때 너무 힘들었고 노인들은 너무 편해 보였다. 나는 남의 말과 권위, 직급이나 나이에 눌려 야단맞고 비난받고 철퇴를 맞은 양 괴로움 당할 때 그들은 (아마 당시는 정확히 말하면 ‘노교수’들)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하며 직장을 안 나와도 일을 안 해도 뭐라 하는 이가 없었다. 특히 비난받지 않았다. 그들이 밉다기보다 너무 부러웠다. 일생일대의 끝판왕 소원이었다. 내가 조용히 늙으면 저렇게 되지 않을까, 빨리 나이 들었으면.... 지금 생각해 보면 젊은 내가 애처롭다. 짠하다.
그렇다고 지금 소원은 젊어지는 거? 노노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없다. 막내가 빨리 공부를 끝내는 거, 큰애가 아기도 잘 낳고 승진도 잘하고 결혼 생활 잘하는 거, 남편이 건강하게 은퇴하고 즐겁게 사는 거라고 하니 또 ‘남’의 소원이네, 날 위하는 걸 찾고 찾아보면 해외여행 자주 하는 거, 이거야 하면 되지, 돈 모아 하면 되지, 열심 하자. 난 나가면 너무너무 행복하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가족끼리 외식하는 순간 다음으로 여행의 순간들이다. 아 잠깐 팔자주름이나 좀 펴고 머리숱이 채워지고 흰머리나 좀 안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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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 이미경 글, 그림 <마음을 두고 온 곳, 세계의 구멍가게 이야기 2025 남해의봄날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2020 정말 좋았었다.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2017은 약간 어색, 소박했고
그 이후 5년 만의 신작, 10여 년간 영국, 프랑스, 모로코, 튀르키예, 몽골, 네팔, 인도네시아 등 19개국에서 그린 그림인데 이쁘긴 한데 내 스타일은 역시 뒷부분의 한국 가게들이 이쁘네. 나와 관계있는 삼척 미로슈퍼가 나와서 온갖 맵과 지도앱, 거리뷰를 통해 몇 시간을 찾아봐도 안보이더라, 작가적 상상력이라면 너무 실망인데???? 메일을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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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배로스, 메리 앤 섀퍼, 신선해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2025 이덴슬리벨(비전비엔피)
Mary Ann Shaffer, Annie Barrows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2008
34생 메리 앤 섀퍼가 시작하고 끝을 맺지 못하여 조카 애니 배로스가 마무리함. 찐 북클럽이네, 서간체인데 난 안네의 일기 외에는 다 어색해. 그러면서 안네 흉내 내느라 나도 학창 시절 몇 년 동안이나 일기를 그렇게 썼었지. 이름이 뭐였더라.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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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 정해연 <홍학의 자리 2021 엘릭시르: 문학동네
스릴러 작가, 한국 미스터리 사상 전무후무한 반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네
“이 행복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런 끝을 상상한 적도 없었다.”
운전하며 이북으로 듣는데 분명히 읽은 책이네. 난 원래 주인공은 물론 줄거리도 결말도 기억 잘 못하는데 이건 너무 정확히 기억이 나네. 드라마 같은 재미 때문에 끝까지 읽지만 교사와 학생이 관계를 맺고 동성애도 품고 난 이런 책이 내내 그리고 아직도 불편하다. 원래 새란 새는 다 싫거나 무서워하지만 홍학은 이제 더 불편하다. 그런 생물적 특성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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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 쩡찌 <여름이 긴 것은 수박을 많이 먹으라는 뜻이다 2025 ;(세미콜론 띵028 과일
보통 이런 필명은 내 스타일은 아닌데 표지와 제목이 베스트셀러 냄새가 나서 봤더니 에그...그래도 건진 말 몇 개 적어본다.
“남과 가족의 차이, 떨어져 있으면 남은 희미해지거나 잊히는데 가족은 더 그립고 아름다운 순간이 자꾸 생각난다.
“우울은 수용성이다 눈물과 샤워가 도움이 된다.
내가 만난 조카의 정신과 대학병원 의사의 말을 빌려 보태자면 우울증엔 ‘아침 햇볕’이 아주 좋은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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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 임승유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2015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 시인선472
73 충북생, 요즘 바짝 다시 시가 좋아서 다시 읽었더니 역시 어렵다.
어려운 책은 뒤의 평론이 도움이 될 때가 있는데 (가끔은 본문보다 평론이 더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박상수 씨의 해설이 있다. “여자들과 여자들이 블라우스만 입고 돌아다닌다면 얼마나 싱그러운 아이들이 태어나겠니?.. [연습]에 나오는 말인데 나랑 생각이 많이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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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 미우라 시온, 임희선 <먹의 흔들림 2025 하빌리스:대원씨아이 (영혼을 담은 붓글씨로 마음을 전달하는 필경사
Miura Shion <Sumino yurameki 墨のゆらめき 2023 Shinchosha Piblishing Co., Ltd.
일본문학상을 다수 받은 작가의 최근작이라 해서 구해본 소설인데 재미있음과 재미없음의 중간. 이해 못 하는 일본 문화, 현대인 것 같은데 이해가 안 되는 송별식, 대필, 필경사, 우편, 야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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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 천쓰홍, 김태성 <67번째 천산갑 2024 민음사
진사굉 76생 <Pangolin no.67 : 第六十七隻 穿山甲
독일 사는 대만 유명 작가 <귀신들의 땅 읽어보고 갸웃해서 찾아본 다른 책. 역시 내겐 갸웃이다. 다른 나라의 문학을 접하면서 서양문학은 그리 오래 많이 읽고 문화가 달라도 대강 넘어가는데 오히려 동양의 책에서 다른 문화를 보면 왜 더 낯설고 불편할까. 동성애, 소아성애, 엉덩이, 구급차, 침대광고, 완자탕, 영화제, 배우, 대만의 산, 프랑스 낭트와 칸, 투르, 파리...공원, 그와 그녀,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특히 그녀의 아들이 주인공. 이 책 정말 많이 불편하다. 보통은 멈추는데 왜 다 읽었을까 잘 써서인 것 같긴 하다.
특이한 문체다. 시점과 대상이 확확 변한다. 문장마다 바뀌는 느낌이다. 천산갑, 사람, 시간과 공간과 사물이 서로 주체와 객체가 되어 홱홱.
“비는 엄마와 닮았다. 감정이 다양하게 변했고 부드러우면서 촉촉했다. 격렬한 기세로 해를 가하기도 하도 비단처럼 부드러우며 아름답기도 했다. ~ 피부에 닿는 촉감은 수천수백 가지였다. ~ 가장 중요한 건 마음 놓고 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잠이 안 오면 양이 아니라 천산갑을 센다. 양을 세면 메에에 에 너무 시끄럽다. 천산갑은 내 몸에 올라와 구멍을 뚫고 들어와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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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베르트 슐라이허르트, 최훈 <꼴통들과 뚜껑 안 열리고 토론하는 법 2003 뿌리와이파리
Hubert Schleichert 원서 제목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의 대화>란다. 여대 가장 재밌는 번역이다. 반전은 또 하나 더 있었다. 자기계발서 비슷한 심리책인 줄 알았더니 완전 철학이론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