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나에게 비난을 쏟아낼 때

by 임하나

박재연 <말이 통해야 일이 통한다>

'상대가 우리에게 비난을 쏟아내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우리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그렇게 효과적인 연결을 갖고 오지 못할 확률이 큽니다. 왜냐하면 상대에게는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이런 경우 우리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앞서 상대의 마음에 공감해 주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상대의 마음에 우선 공감해 주면 그가 비로소 우리의 말을 들어 볼 마음의 여유를 회복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p.259)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상대의 마음에 공감해 줬던 그때를 후회한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상대의 마음에’만’ 공감해 줬던 그때, 상대에게 집중하느라 나를 놓쳤다. 누군가의 말에 맞고 있을 때 지켜보기만 해서 나 자신에게 미안했고, 상대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두고두고 억울했다.


쌓인 감정이 해소되지 않았던 나는 ‘적대적 필터’로 그의 말과 행동을 보정했다. 그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온전한 상태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관계는 단절됐다.


누군가 나에게 비난을 할 때, 쏟아내는 말은 상대의 입장만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당시 나는 상대의 비난을 봉합하는데 급급했다. 공감하면서 열심히 들어주면 갈등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으나, 경청만으로는 치우침을 극복할 수 없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상대의 이야기를 듣겠지만, 그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헤아리면서 들을 것이다. 그의 언행에는 공감하지 않아도, 의도나 동기는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내 생각, 느낌을 확실히 덧붙인다. 주저하지 않고, 에두르지 않고, 포장하지 않는다. 갈등의 당사자라면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입장을 확인하고 전달하는 식의 대화를 이어나간다는 건 번거롭고 불편하다. 그럼에도 균형을 찾는 유일한 방법이다. 균형을 찾아야 나를 지키고 관계가 단절될 확률도 낮출 수 있다.


이런 수고로움을 들였지만 멀어진 사이가 있다면? 뒤돌아볼 필요도 없다. 그런 관계는 지속하지 않는 게 건강에 이롭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맛집 핫플에서 챙기는 포카예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