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개념을 익혔다면 이제는 문제를 풀어 확인하는 실전 편이다. 먼저 성적 상승을 위해선 스스로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는 부분을 백날 공부해봐야 아무런 학업적 진전이 없고, 역시 모르는 부분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백날 공부해봐야 학업적 진전이 없다. 모르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 성적 상승의 지름길 이자 정도이다. 그리고 이를 파악하는 방법이 바로 문제를 푸는 것이다. 필자가 정의하는 문제를 푸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개념을 찾거나, 아직 이해하지 못한 활용법을 찾기 위해서'
문제를 맞혔을 경우 그 부분의 개념과 활용법을 알고 있다고 전제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를 틀렸을 경우 우리가 그 부분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활용법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 틀린 문제들을 찾아내기 위해 문제를 푼다. 간혹 목적성 없이 무작정 많은 문제를 풀기만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문제를 푸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푸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문제를 풀어 모르는 개념과 이해하지 못한 활용법을 찾았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역시 너무 간단하다. 그 부분을 따로 정리해두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면 된다. 그리고 이게 바로 오답노트다. 즉 우리는 오답노트를 하기 위해 문제를 푸는 것이다.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오답노트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이해했을 거라 믿는다. 필자 역시 8개월 만에 급격한 성적 상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가 이 오답노트에 있으며, 필자가 많은 학생들의 성적을 상승시킬 수 있었던 요인도 오답노트를 매우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이해를 위해 필자의 사촌동생의 오답노트를 예시로 들어보려 한다.
먼저 오답노트의 구성은 문제, 문제 출처(ex:쎈 530번, 21년 1학년 10월 모의 10번 등), 푼 횟수, 틀린 이유, (구석에 안 보이게) 답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직접 써도 좋지만 필자는 시간 관계상(+ 단순 작업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책이나 문제지를 잘라서 붙이라고 권장한다. 문제 출처는 혹시 재확인이 필요할 경우를 위해 작성하며, 푼 횟수는 못 풀 때마다 별표 하나씩 한번 풀 때마다 바를 정 자를 한 줄씩 채워가는 방식으로 작성한다. 틀린 이유가 가장 중요한데, 문제를 다시 풀어냈을 때 개념이 부족했다면 어떤 개념이 부족했는지, 계산 실수를 했다면 어떤 계산을 실수했는지, 단순 실수를 했다면 어떤 실수를 했는지 정확히 구체적으로 적으라고 강조한다. 이때 절대 풀이를 다 작성하라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개념의 경우 위의 예시 사진처럼 어떤 부분을 몰랐고 그 부분을 짧게 정의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계산 실수의 경우 1+2=2라고 계산했다면 '1+2=2 라 계산함'이라 적고, 보기가 1번 : 2, 2번:3, 3번:4와 같은 경우에 답이 2라 2번을 체크한 경우에도 '보기 1번에 2 2번에 3인데 그냥 2번 체크함'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이를 통해 실수가 많은 친구들도 한 번에 실수를 없앨 수 있다. 답의 경우 구석이나 다음 페이지 등 문제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곳에 적어야 한다. 그리고 이 오답노트를 매일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한다. 정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만 매번 식을 적어가며 꼼꼼히 푸는 게 아니라 문제를 보는 순간 풀이부터 몰랐던 개념, 실수했던 내용 등이 다 떠오르면 그냥 눈으로만 보고 생각한 후 넘어가도 좋다(필자는 보통 5~10회를 권장). 하다 보면 두께가 얼마나 두껍던 30분에서 한 시간 내로 모든 오답을 체크하는 본인을 확인할 수 있을 거다.
여기까지가 필자가 8개월 만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수많은 과외 요청 속에 비싼 돈을 받아가며 과외를 했던 비법이다. 남들이 모르는 획기적인 기적의 공부법을 찾아온 거라면 꿈 깨라. 그런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었고, 강남 8 학군의 학생들이 초고액 과외 혹은 초고액 멘토링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 내용도 당신이 아는 그 방법이다.
물론 공부에 정도(위의 방법)가 있다면 사도도 존재한다. 당장 필자는 영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고등학교 졸업까지 해외를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던 필자는 영어의 문법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암기에 너무 약해 백날 공부해도 안돼서 포기했다. 결국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스티브 잡스 자서전 원서를 날마다 10p씩 영어 공부 대신 읽기 시작했고, 9월부터는 영문법을 틀리지 않았다. 필자가 원서를 읽는 동안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친구들이 겉멋만 들어 공부하는 척한다며 필자를 욕했지만, 실제 성적 상승으로 이어지자 그 누구도 욕하지 못했다. 이렇듯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공부법이 자신에게 안 맞을 수 있고, 남들이 다 욕하는 방법이 자신에게는 완벽한 방법일 수 있다. 남들과 다른 사도로 길을 걸어가도 좋다. 다만 필자의 경우도 필자가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파악하고(영어 문법) 이를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말 피나는 노력(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매일 영어 선생님들과 토론을 하며 이 방법 저 방법을 시도, 원서 독해를 선택한 후 4달을 모두에게 욕먹어도 스스로를 믿고 진행)을 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