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 리뷰
이 영화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 영화의 전개 방식을 따른다. 그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쾌하게 이끌어가다 점점 갈등을 쌓고, 마지막에 감동을 때리는 방식.
영화의 장벽이 낮아지고, 많은 작품을 접하면서 관객들은 이러한 연출에 지루함을 느끼고, 때론 과도한 신파에 눈살을 찌푸린다.
이 작품도 기존의 영화와 전개 방식이 크게 다를 게 없다. 송강호와 유해진이 초반에 극의 분위기를 한층 띄우다 사건이 심각해지면서 감정도 함께 깊어진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작품은 왜 뛰어난 걸까?
단순히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영화로 풀기 좋은 이야기여서? 송강호가 나왔으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답은 '욕심'과 '침착함'에 있다.
감독의 연출 욕심이 과하지도, 그렇다고 전혀 부족하지도 않다.
보통 캐릭터에 사연을 부여하면서 감동을 만들어내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캐릭터의 배경은 거들 뿐.
또한, 음향과 카메라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톤&매너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긴장감을 고조하는 음악들은 튀지 않으며 카메라는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잔혹한 현장을 더욱 잘 전달한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과장되지 않으며 감정선의 변화도 작위적이지 않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결말'이다. 특히 누구나 아는 역사적 사실일수록 감독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역사적 사실이 가진 아픔을 더욱 배가시키기 위해 결말에 많은 힘을 실을 수도 있었지만, 이 작품은 잘 참아냈다.
끝까지 흥분하지 않으며 기존의 방식대로 영화를 풀어가면서 관객의 눈물샘을 서서히 자극한다. 그리고 마지막 실존 인물의 담담한 인터뷰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마무리하며. (약 스포주의)
실존 인물인 '김사복'씨가 자신의 업적을 나서서 알리기보다 조용히 지내기를 택했듯이 감독도 차분하게 영화를 써내려갔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겪지 않은 이들이 훨씬 많으므로 외부인의 눈을 통해 광주의 모습을 전하였다.
이러한 전반적인 설정과 디테일들이 감독의 의도를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감독이 전작 '고지전'과 '의형제'에서 남긴 아쉬운 점들을 스스로 잘 극복하였다는 점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