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포 영화는 아직도 죽었다.

영화 '장산범' 리뷰

매년 여름을 책임지던 한국 공포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 공포영화가 1년에 평균 4편 정도 개봉했을 정도니.

그럼에도 해마다 한 편씩 인상적인 영화는 꾸준히 등장하였다.


2003년 6월 <장화홍련>, 2004년 8월 <알포인트>, 2005년 6월 <분홍신>, 2006년 6월 <아랑>,

2007년 6월 <극락도 살인사건>, 2008년 8월 <고사>, 2009년 8월 <불신지옥>

(매우 주관적입니다)


movie_image.jpg 이 중에서 최고라 생각하는 <알포인트>


2010년부터 그까이것 대충~ 영화를 허술하게 만들더니 점점 관객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였다.

2013년 6월에 개봉한 <더 웹툰 : 예고살인>을 제외하고는 2010년대에 눈에 띄는 한국 공포 영화는 없다.


일부 기사에서 '공포 영화는 돈이 되지 않아서', '국내외 블록버스터 영화의 등장 때문에'라고 하지만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적으로 공포 영화에 대한 감독, 제작사, 배급사의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컨저링>, <겟 아웃>, <맨 인 더 다크>의 흥행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공포영화에 대한 관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공급이 없기에 더욱 외국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걸로 보인다.



이제 본론으로.


올 여름에 개봉한 한국 공포 영화 <장산범>은 <숨바꼭질>의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개봉을 앞두고 한국 공포영화의 한 줄기 빛, 꺼진 불씨를 되살리는 영화 등 각종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111.PNG 장화홍련을 막 갖다 붙이지 말아줘..


나는 언론과 배급사가 던지는 밑밥을 물어버렸고, SCREEN X로 관람하였다.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두 가지. '한국 영화 마케팅 엄청나구나', '한국 공포 영화는 여전히 죽었다'.


최근 한국 공포 영화는 개연성을 무시한 채 무서운 귀신 분장과 장면 설정에만 집중한다.

오히려 더 촘촘하게 스토리를 구성하여 비현실적인 설정을 납득하게 만들면서 관객을 몰입시켜야 하는데.


나는 기사에서 보통 영화 작업의 5배가 넘는 시간을 사운드에 투자하였다는 글을 보았다.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탄탄하여야, 아니 스토리가 엉성하더라도 적당히 짜여 있으면 이러한 사운드가

큰 힘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자신이 만든 캐릭터와 설정을 책임지지 않으며 그저 순간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그 순간도 숨바꼭질처럼 놀랍지도, 무섭지도 않다. 논리가 없으니 오히려 웃길 뿐.

이 작품의 후반 작업은 그냥 밑 빠진 영화에 시간 붓기였다.


movie_image6RW2FXD3.jpg 전작 <숨바꼭질>은 엉성하지만 각종 효과들로 봐줄만은 했다


공포 영화에는 귀신보다 그럴듯한 논리가 먼저 필요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서프라이즈>가 훨씬 무서운 이유는 공포감에 대한 근거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실(설정)에 대한 뒷 이야기와 증거들을 모으면서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에 시청자들은 방송에 눈을 떼지 못하며 시청률도 잘 나온다.


sggssg.PNG 이 특집이 훨씬 흥미로울 것이다.


영화 티켓도 비싸지는 마당에 (이런 영화를 SCREEN X에 걸고 팔다니) 계속해서 엉성한 작품들을

만들어 낸다면 관객들은 이제 한국 공포 영화는 믿고 거르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제작사(배급사)와 감독의 탓이다.



마무리하며.


언제쯤 촘촘한 한국 공포 영화가 다시 등장할지는 모르겠다.

한국 공포영화는 죽었다 생각하지만, 여전히 가슴 깊은 곳에서는 <장화홍련> 같은 작품이 나올 거라 믿고 있다.


나는 누구보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며 영화 발전을 위해 영화관에 내 나름 미친 듯이 돈을 쓰고 있다.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을 제발 배신하지 않아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KakaoTalk_20170819_143616605.jpg CGV 호갱님 인증


작가의 이전글헤드윅의 반쪽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