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의 길

by 노준성

작은 화살을 쏘던 젊은 날
패자의 곁에 남아 지혜를 빚던 세월
끝내 그는 권세의 그늘이 아닌
백성의 밥그릇을 지키는 자리에 섰다

높은 성벽보다 든든한 것은
창고에 곡식이 가득한 나라라
날카로운 창보다 필요한 것은
백성이 웃는 얼굴이라 일렀다

관중의 눈은 멀리 있었으되
발걸음은 낮은 곳을 향해 있었고
마음은 제후의 영광보다
백성의 따뜻한 저녁밥을 귀히 여겼다

제나라의 들판에는
풍년의 바람이 불었고
장터에는 웃음소리가 번져갔으며
군주는 패업을 이뤘으되
백성은 편안히 잠들 수 있었다

관중이여
그대의 이름은 정치의 칼끝이 아니라
민심의 봄바람 속에 살아 있다
세월이 흘러도
곧은 지혜와 넓은 뜻은

인의(仁義)의 길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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