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

by 노준성

화면 속 눈물은 유리 속 빛처럼 반짝이고
나는 오래된 우물 속 심장, 이미 가득 찬 물을
조용히 지켜본다 슬픔은 내 안에서 이미 굽이치고
흘러나올 틈조차 찾지 못한다

팝콘 부스러기 사이로 내려앉는 그림자들
현실의 무게는 영화보다 더 깊고 차갑다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스쳐 지나가도
하루의 침묵 속 파도에 눌린다

검은 우주에서 날아온 빛
그 안에서 나는 내 현실을 읽는다
타인의 슬픔은 잠시 들여다본 풍경
마음 속 파도는 이미 허리 깊이까지 차오른 바다다


눈은 마른 호수
누군가의 눈물은 잔잔한 물결에 지나지 않지만
내 현실의 파도는 바람과 맞서 부서지고
한 줄기 물살도 눈으로 따라잡지 못한다

영화 속 감정의 바늘은 느리게 돌아가고
나는 빈 관객석에서 하루의 무게와 숨을 맞춘다
어두운 눈이 모든 것을 읽지만
미궁만 붙들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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