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둥이

by 노준성

겹겹이 주름진 껍질
밀려오는 파도과 마주하며
양념밭 작은 야채숲에 몸을 맡기고
둥글게 부풀었다 움츠러드는 몸짓으로
바닷속 시선들의 장난을 받아내지만
속살은 부드럽게 웅크린 채
고난 속 하루의 무게를 품으며
작은 왕국의 경계를 은밀히 지킨다

울렁이며 춤추는 몸짓 속에
뜨거운 열기가 스며들고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 연회에
빛과 맛은 잔잔히 뒤엉키며
자신의 흔적을 지워야만
왕국은 은밀히 완성되고
바닷속 맛과 향은 비로소 숨을 쉰다

잘난 그들이 빨간 안개속으로

사라져 버려야 끝날 연희

바닥에 엎드려 시간을 기다리다

비로소 썰물이 되었을 때
숨결이 바다의 리듬과 엮이며
그 삶도 운명 따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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