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공의 고행

by 노준성

강물은 느릿이 숨을 고르고
강태공은 고요의 끝자락에 앉았다
낚싯줄은 세월의 실타래처럼
한없이 풀려 나가며
보이지 않는 그늘을 낚아올린다

그림자들이 수면을 스치며 속삭인다
저 미끼는 무슨 꿈을 약속하는가
살결에 닿는 떨림은 유혹인가 예감인가
우린 늘 빠져나가려 애쓰지만
결국 스스로 그물을 묶는 존재다

그는 말 없이
세상의 번민을 미끼 삼아 내리고
우리들은 그 끝을 꿈결처럼 따른다
문득 물결이 흐느낀다
낚싯대 끝이 허공을 내리칠 때
세월의 그늘을 걷어 올리고
타인들이 되묻는다
누가 누구를 낚는 것인지 아느냐고

날이 저물면
강물은 달빛을 품는다
남은 것은 시간의 잔물결과
묵묵히 고행하는 한 생명의 고요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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