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by 노준성

공장 안은 전장이다

철판들이 서로를 스치며 금속빛 불꽃을 토해

높이와 각도로 달리는 함성소리를 앞지른다

그 속에서 작은 막대 하나가 맴돌며

숨겨진 전설의 깃발을 세웠다


연기 사이로 튀는 불꽃은

시간과 기억의 파편을 붙잡아
나의 투구와 부딪히며 뜨거운 용기를 뿜어낼 때
한 번의 움직임이 또 다른 움직임을 깨우고
그렇게 충돌의 열정으로 철판들은 희생했다

투구를 벗고서 그 전장을 지켜본다
승자와 패자, 불꽃과 나의 자리에서 서로를 기록할 때
창의 움직임을 멈추고 금속들은 낮게 숨을 내린다
이것을 느껴야만 사소한 존재도 시간과 이어지고
날마다 세상은 새롭게 용접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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