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굶는 그대에게

by 노준성

주방 시계가 삼킨

5분의 공백 속에서

그대와 냉장고 사이

생존의 흐름을

손가락으로 읽는다


식탁 위에 놓인

차가운 그릇이

굶주린 새들의

접힌 날개 같아

숟가락은 제자리에서

눈을 감는다


싱크대에 마른 물자국

흐르던 시간의 증표

엎드린 컵이 외면하는

아침의 입맞춤


의자가 기억하는

등뼈의 곡선

엘리베이터가 삼킨

출근의 무게


주머니 깊이

빵 조각만큼의 공허

그 빈자리에

꿈을 접어 넣어두니


시간이 미련없이

뜨거운 아침을 먹여 주네

아직 펼쳐보지 못한

달력의 첫 장 같은

배부른 하루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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