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은 시간 속에서 삭는다
시간에 오래 머문 기억은 누렇게 바래고
말의 찌꺼기는 침묵 속에서 제 냄새를 낸다
그 냄새는 부패와 숙성의 경계를 맴돌며
존재의 진실을 은밀히 드러낸다
성급한 시간은 향을 잃고
지나친 기다림은 고통으로 남는다
홍어가 제 고난을 견뎌내며
스스로의 맛을 완성하듯
나 역시 忍苦의 시간을 견뎌내
내면의 깊이로 익어간다
누군가는 그 냄새를 불결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그것을 삶의 깊이라 부른다
그러나 본질은 하나다
모든 생은 썩음과 숙성의 문턱에서야
비로소 제 의미를 완성한다
산다는 건 결국
견딜 만한 냄새로 세상에 남기 위한
고독한 발효의 여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