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란, 저 아득한 별들의 회전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은하의 궤도처럼, 우리가 서로에게 건넨 침묵의 서명이며, 시간의 강물이 아무리 거세게 흐른다 해도 절대로 잠기지 않을 영혼의 섬과 같아서, 태초의 빛이 사라지고 모든 형상이 먼지로 돌아간 후에도 끝내 서로를 찾아 헤맬 두 그림자의 귀환 좌표이고, 희미한 촛불 아래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던 미래의 설계도가, 지키지 못한 수많은 맹세들 위로 덧칠해져 가장 견고한 믿음의 건축물로 다시 세워지는 경이로운 순간이며, 불안정한 인간의 마음이 영원을 향해 던져 올린 가장 순수한 형태의 닻줄이며, 깨지기 쉬운 유리 조각 같은 오늘을 꿰어 만드는 영속성의 투명한 실타래이고, 홀로 걷던 삶의 길이 끝없이 펼쳐진 사막처럼 막막할 때, 저 멀리 수평선 위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오아시스의 잔상이며, 슬픔의 골짜기를 지날 때마다 서로의 심장에 새겨지는 비밀스러운 암호이며, 잊혀진 과거와 불확실한 미래 사이에서 현재를 가장 가치 있게 붙들어 매는 사랑의 족쇄이자, 달콤한 속삭임 뒤에 숨겨진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기로 합의하는 성숙한 고백이며, 처음 만난 순간부터 예고 없이 찾아올 이별의 순간까지, 우리의 모든 감정과 기억을 봉인하는 신성한 상자이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위에서 단 하나의 불빛으로 깜빡이는 등대이며, 결코 시들지 않는 희망의 꽃잎을 간직한 채, 계절의 변화를 초월하여 영원히 푸르를 운명의 정원이며, 눈을 감으면 손끝에 잡힐 듯 선명한, 너의 온기와 나의 기도가 섞여 만들어진 가장 아름답고 깨지기 쉬운 환상이고, 이 모든 세상의 소란 속에서도 오직 너에게만 들려주고 싶은, 가장 사적이고 진실하며, 우리의 삶을 짓는 가장 오래된 언어의 표시가 약속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