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창가에 앉아
천천히 숨을 고를 때
나는 네가 두고 간 침묵을 접어
하루의 끝에 추억의 향을 피운다
당연했던 이해들이
실은 얼마나 고된 연습의 산물이었는지
우리는 끝내 배우지 못한 채
서로의 진심을 가만히 미루어 두기만 했다
부르면 금방이라도 뒤돌아볼 것 같아
입술 끝에 이름을 매달아만 두었고
그 망설임의 틈새로
계절은 몇 번이나 등을 돌려 떠났다
사랑은 붙잡는 일이 아니라
곁에 두는 연습이라는 걸
빈자리가 깊어지고서야 겨우 배웠다
함께 나눈 말들보다
끝내 삼켰던 기억들이
오래 나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밤이 깊으면 너는
미련의 경계를 넘어 소리 없이 걸어와
내 마음 한쪽에 가만히 앉는다
불을 끄지 못한 채
나는 네가 머문 자리가 식지 않도록
혼자서 슬픈 계절을 덮었다
혹 이 애절함이
부치지 못한 한 장의 쪽지라면
너의 어느 고요한 오후에
바람 한 점으로 스쳐
아, 그런 사람이 있었지 하고
잠시 숨 고를 여백이 되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