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는 말이다

by 노준성

별빛이 창가에 앉아

천천히 숨을 고를 때

나는 네가 두고 간 침묵을 접어

하루의 끝에 추억의 향을 피운다


당연했던 이해들이

실은 얼마나 고된 연습의 산물이었는지

우리는 끝내 배우지 못한 채

서로의 진심을 가만히 미루어 두기만 했다


부르면 금방이라도 뒤돌아볼 것 같아

입술 끝에 이름을 매달아만 두었고

그 망설임의 틈새로

계절은 몇 번이나 등을 돌려 떠났다


사랑은 붙잡는 일이 아니라

곁에 두는 연습이라는 걸

빈자리가 깊어지고서야 겨우 배웠다


함께 나눈 말들보다

끝내 삼켰던 기억들이

오래 나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밤이 깊으면 너는

미련의 경계를 넘어 소리 없이 걸어와

내 마음 한쪽에 가만히 앉는다


불을 끄지 못한 채

나는 네가 머문 자리가 식지 않도록

혼자서 슬픈 계절을 덮었다


혹 이 애절함이

부치지 못한 한 장의 쪽지라면

너의 어느 고요한 오후에

바람 한 점으로 스쳐

아, 그런 사람이 있었지 하고

잠시 숨 고를 여백이 되어주기를

월, 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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