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by 노준성

티 없이 붉은 꽃잎 위로

겨울바람이 스쳐 가면

눈보라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단아한 자태 하나

고고함이 먼저 피어난다

차가운 달빛 아래

짙은 녹음의 그늘 속에서

붉은 입술을 조심스레 열어

너는 말 대신

고독의 미소를 피워 보낸다

서리를 밟고 걸어오는

너의 발걸음 소리

땅끝까지 고집스레

생의 고난을 끌어안고

흰 눈을 깨우는 작은 불꽃이 되버린

네 안에 잠든 영혼은

기다림 없이 이미

봄으로 와 있었다

한 송이 한 송이 피고 지는 사이

우주는 잠시 숨을 고르고

백설의 아름다움이

사라져 버려도

끝내 돌아서지 않는다

월, 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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