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글을 씁니다
물론 아침 햇살이 가득한 오전 11시, 낮의 활기찬 바이브를 좋아한다.
오죽하면 주말의 시작인 토요일 아침부터 죽어라 필라테스 수업을 예약까지 하며 하루를 시작할까.(사실 이건 좀 비교 불가능하긴 한 예시이다. 영양제 챙겨 먹으며 시작하는 직장인의 평일 아침? 상상도 하기 싫다.)
다만 오후 11시, 밤 11시가 되면 가장 기분이 차분해진다.
하루를 마감하기 전 되돌아보기 좋은, 혹은 하루를 너무 열심히 산 나머지 나만의 시간이 부족하다며 스마트폰을 들어 그간 못다 이룬 소셜 네트워크의 삶을 시작하는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안 좋은 습관이긴 하지만 대부분 나의 11시는 후자에 속한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더더욱 심해진 루틴인 것 같다.
그래서 시작했다.
조금 더 삶을 풍성하게, 조금 더 하루를 보람차게, 자기 전 1시간 만은 '생각'이란 걸 할 수 있는 약간은 상위 버전의 취미 1시간을 보내볼까 한다. 3년 전인 2019년, 100일 동안 매일 글 쓰는 챌린지도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챌린지를 시작한 것 같아 설렘이 약간, 아니 가득한 것 같다. 이전에는 챌린지를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소정의 보증금(약 5만 원 정도)을 걸고 시작한 작업이라 최소한의 찔림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제한은 없다. 나도,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약간은 가볍게 읽어주길 바란다.(주 3회 일지 1회 일지 모르지만 확실한 건 일주일에 글 한 편은 반드시 올라갈 예정이니 가끔 들러 관심을 주면... 미리 감사할게요?)
한국의 어디선가 살고 있는 한 사람이 밤 11시에 드는 생각은 어떤지, 취향? 감성? 혹은 말도 안 되는 글을 쓸 수도 있다. 약간은 오글거릴 수도, 대범할 수도, 신기할 수도, 재미있을 수도, 작가도 감당 안 되는 글을 남길 수도 있지만 일단 시작해보려 한다.
저는 11시가 좋아요.
그래서 글을 씁니다.
곧 만나요!
아참, 표지는 제가 좋아하는 이태호 작가님의 『물-결』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