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사이클과 스릴러

아가야 5분만 더…

by 이루다엄마

하루 중 심장이 가장 쫄깃해 지는 순간을 꼽으라 한다면 단연코 아가들 낮잠시간이다. 사람마다 수면 사이클이 있는데 보통 아가들은 30분 정도라고 한다. 이 시간동안 깊은 수면에서 얕은 수면으로 이동하며 또다시 잠에 들던지 깨던지 한다. 우리 쌍둥이는 3-40분 정도 인 것 같다. 일단 잠이 들면 기본 3-40분은 깊이 잠든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깊은 잠에서 얕은 잠으로 올라와 갑자기 눈을 뜬다. 허공을 응시하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한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온 힘을 다해 숨까지 멈추고 아가의 눈과 움직임에 집중한다. 허공을 향하던 눈빛이 풀리며 눈꺼풀이 내려 앉으면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러나…. 갑자기 아가가 옹알이를 하며 물고자던 공갈 젖꼭지(일명 쪽쪽이)를 손으로 빼버리는 순간 나는 속으로 외친다. ‘악!!!!!!!!!!!!!!!!!!!!’


이 찰나의 순간 내 하루의 휴식 시간이 정해진다. 어떤 날은 두시간까지도 너끈히 잠들지만 어떤 날은 삼십분이다. 이렇게 짧게 자고 일어나는 날에는 집밖에서 우는 까치마저도 박멸시키고 싶다. 나의 휴식 시간이 짧아지는 건 물론이거니와, 푹 잠들지 못한 자신의 불만과 짜증을 온몸으로 엄마인 나에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쌍둥이가 지금보다 더 어릴적에는 유투브나 육아책에 나오는 것처럼 잠 사이클 사이를 연결하기위해 토닥여 주기도 하고 업기도 안기도 했다. 그러나 아가는 자신의 수면시간은 자신이 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나의 노력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오늘은 오전 낮잠을 충분히 자긴 했지만, 오후 낮잠도 적어도 한 시간은 자줄 것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쌍둥이를 재웠다. 새로 장만한 e북 리더기까지 들고 기쁜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첫째가 정확히 30분만에 눈을 뜨자 나는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숨을 참았다. 조심히 아가의 엉덩이를 토닥여 주었다. 그러자 우리 첫째는 엄마의 의도는 알지만 자신은 동의 할 수 없다는 듯이 조그마한 조막손으로 내 콧구멍을 쑤시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입을 양옆으로 찢고 눈까지 찌르며… 웃었다. 그 작은 웃음소리에 예민한 둘째까지 일어나 앉았다.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어떻게든 더 재워보려고 둘을 안고 누이고 한 30분을 그렇게 씨름했지만 결국 아가들은 자신들의 의지대로 기상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낮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까닭에 목욕하며 머리 안감는다고 울고, 이유식 먹으며 졸리다고 울고,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으로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해내셨다. 나는 소리쳤다. “그러니까 엄마가 더 자라고 했잖아”

이 말 어디서 많이 들었었는데…. “그러니까 엄마가 000하라 했잖아. 왜 말을 안들어” 나도 엄마한테 많이 듣던 이야기이다. 푸훗!!


우리 아가들은 오늘로 태어난지 402일째다 4000일도 4년도 아닌 400일을 조금 넘긴 우리 쌍둥이. 이 어린 아가들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순간 자신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선택을 하게 될까? 지금은 단순히(엄마에겐 단순하진 않습니다만 ㅠㅠ) 낮잠의 연장 여부이지만,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감정, 욕망, 기대, 능력 등 여러가지 요인들을 통해 자신의 결정을 내릴 것이다. 나는 그 순간마다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줄 수 있을까? 그때마다 나는 어떤 엄마의 모습으로 아가들에게 남을까?


지금 마음같아선 좋은 협력자, 조언자, 그리고 든든한 지지대로 곁에 서 있어주고 싶다. 설사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순간일지라도 아가의 뒤에서 안타까워 하면서도 자신의 선택에서 넘어지며 일어나고 그 걸음들이 쌓여서 인생을 배우고 지혜를 길러가도록 격려하며 힘주는 엄마이자 친구이고 싶다. 그렇게 될수 있길 바란다. 정말로…. 그래서 난 오늘 조그마한 조막손으로 내 콧구멍을 쑤셔대며 킥킥거리던 우리 첫째를 기억하련다. 녀석…. 푸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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